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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려고 서울대 교수됐나"…눈물의 시국선언



사건/사고

    "이럴려고 서울대 교수됐나"…눈물의 시국선언

    가습기 살균제, 故 백남기 사망진단서…그 뒤에 '서울대'가 있었다

    - 서울대 교수 728명 오늘 시국선언
    - 목숨 바쳐 민주화 이뤘는데…현실은 '참담'
    - "직업윤리·사회적 책임 의식 부족했다"
    - 자성하는 마음 담아 시국선언문 발표
    - "피의자 대통령, 국정에서 손 떼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18:55)
    ■ 방송일 : 2016년 11월 7일 (월) 오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윤순진 교수 (서울대)

    ◇ 정관용> 서울대학교 교수들도 오늘 시국선언문을 내놨습니다. 다른 대학에 비해서 조금 늦었습니다만 '피의자 박 대통령 국정에서 당장 손 떼라' 이런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모두 728명의 교수가 서명을 해서 지난 10여 년간 있었던 시국선언 가운데 역대 최대의 인원이라고 하는데. 오늘 기자회견 현장에 눈물을 보인 교수들도 있었습니다. 그중 한 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윤순진 교수 연결해 봅니다. 윤 교수님 나와계시죠?

    ◆ 윤순진>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교수님 눈물 흘리는 모습이 사진으로 많이 나오더라고요. 왜 우셨어요?

    ◆ 윤순진> 그러게요. 제가 너무 울컥했습니다. 왜냐하면 저희들이 선언문을 낭독해서 4.19탑까지 이동을 했는데요. 그 4·19탑에서 민주주의를 위해서 우리 사회 민주화를 위해서 스스로 목숨을 바쳤던 분들, 또 희생 당하신 분들 이야기가 나오면서 그분들이 지켜온 그 역사를 저희들이 제대로 지켜내지 못한다는 사실이 너무 죄송했고요.

    학교에 다닐 때, 저는 6·10항쟁 세대입니다. 65년에 학교를 입학했기 때문에 주변에 너무나 많은 분들이 자살을 하거나 군대에 끌려가서 죽거나 또 희생을 당한, 고문에 의해서 사망하거나 하는 일들이 너무나 많이 일어났고 그런 분들의 희생을 딛고 오늘의 우리가 있는데 이런 것들이 굉장히 울컥했고 참담한 마음과 함께 굉장히 가슴이 메어왔습니다.

    ◇ 정관용> 80년대, 30년 전 희생이 떠올랐다. 30년 지났는데 또 그때 모습처럼 내지는 그때보다 더 악화됐다는 느낌이 드세요?

    ◆ 윤순진> 그때도 굉장히 참담했죠. 하지만 지금 더 참담하게 느껴지는 건 우리가 민주화를 어느 정도 일궈냈다고 생각했는데 그런데 지금에 와서 다시 정말 너무 퇴행적인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에 사실은 너무나 참담했습니다.

    ◇ 정관용> 728명 참여, 서울대 전체 교수 약 3분의 1, 역대 최대 맞습니까? 어떻게 이 서명을 받으셨어요?

    ◆ 윤순진> 역대 최대라고 알고 있습니다. 일단 지난주 월요일에 이런 문제로 성명서를 작성을 해야겠다고 생각하신 분들이 모여서 초안을 작성했고 수요일, 목요일 정도에 교수협의회를 통해서 전체 교수님들한테 메일을 보냈고요. 그래서 주말까지 서명 참여여부에 대해서 확인을 받은 다음에 오늘 발표하게 되었습니다.

    ◇ 정관용> 전체 교수의 3분의 1은 사실 그렇게 많다고 볼 수 없는 거 아닌가요?

    ◆ 윤순진> 글쎄요. 오늘은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서 오늘 오전 10시까지 서명 참여 여부를 받은 거고요. 아마 이후에도 서명에 참여하실 분들은 더 늘어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정관용> 다른 대학보다 조금 시점이 늦었다, 왜 이렇게 오래 걸렸냐 이런 질문에는 뭐라고 답하시겠어요?

    ◆ 윤순진> 최근에 우리 사회에 굉장히 불미스럽고 또 도저히 이해하거나 용납하지 못하는 여러 사건들이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게 가습기 살균제의 안전성에 대해서 시험을 의뢰받았던 그런 교수의 부정 연구 사건이 있었죠. 그것도 서울대 교수님이 연루돼 있었고요. 또 고 백남기 선생님의 사망진단서 사건.

    '진리는 나의 빛'이란 뜻이 담긴 서울대학교 정장

     

    ◇ 정관용> 그것도 서울대 교수입니다.

    ◆ 윤순진> 서울대였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가습기 살균제 연구 부정 사건이 있고 나서 이 문제를 우리가 어떻게 성찰하고 또 대처할 것인가.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서울대 교수들의 반성과 성찰 이런 부분을 어떻게 담아내고 이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어떻게 조치를 취하고 향후 어떻게 나가야 되는가, 이 문제에 대해서 논의를 하고 있던 와중에 고 백남기 농민의 이야기가 전개됐고 그것을 또 고민하는 와중에 이 시국이 이런 식으로 전개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래서 그 시점들을 좀 놓친 감이 있어서 오히려 저희가 자성하는 그런 마음을 담아서 늦게 이렇게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게 되었습니다.

    ◇ 정관용> 성명서 내용에 가습기 살균제 연루된 것과 고 백남기 씨 사망진단서 둘러싼 논란 이런 표현이 직접 들어 있더라고요. 자체 반성부터 하시는 겁니까, 그러니까?

    ◆ 윤순진> 그렇죠. 물론 오늘 시국선언에 참여하신 분들이 그런 행위를 하신 분들은 아니지만 저희도 똑같은 교수, 전문가로서 전문가의 직업윤리라든지 사회적 책임 이런 부분들이 있고요. 그것을 스스로가 제대로 정제하거나 제대로 견제하지 못한 그런 측면들도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성찰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거죠.

    ◇ 정관용> 요구사항은 어떤 겁니까? 대통령 하야? 탄핵 이런 겁니까? 어떤 겁니까?

    ◆ 윤순진> 사실은 당장 하야를 외치고 싶은 분들도 계시고 탄핵을 외치고 싶은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시국선언이라는 것은 사실은 다수가 참여하기 때문에 최대 공약수를 뽑아내는 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저희 같은 경우에는 국정에서 일체 손을 떼는 것을 일단 가장 기본 선으로 요구를 했고요. 그리고 대통령을 비롯해서 청와대에 근무했던 장차관들 또 지금 현재 집권당인 새누리당, 그 책임 있는 모든 분들이 현직에서 물러나서 수사를 철저하게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요구를 했습니다.

    ◇ 정관용> 4·19탑까지 행진할 때 보니까 학생들도 같이 했더라고요. 학생들은 지금 뭐라고 그럽니까, 지금 사태에 대해서. 아주 그냥 허탈해하죠?

    ◆ 윤순진> 그렇죠. 특히 이번 사건 같은 경우에는 이대 사건과 맞물려서 비리문제라든지 또 성적관리 비리 이런 문제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사실은 당사자인 거죠. 굉장히 정당한 경쟁을 통해서 대학에 들어가고 또 대학에 들어가서 성적을 받는다고 기대를 하고 있었고 당연히 그럴 것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그러한 기대가 무참히 무너지는 거죠.

    ◇ 정관용> 알겠어요.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요? 시국선언의 마지막에 "우리는 성난 국민 앞에 서서 대통령 퇴진운동을 포함하여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다할 것이다"라고 하셨는데.

    서울대 교수진이 7일 오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4.19 추모비 앞까지 행진하며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진상규명과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을 요구하는 시국선언을 하고 있다.

     

    ◆ 윤순진> 지금 우리나라의 정국, 시국이라는 게 너무나 빠르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민심도 굉장히 빠르게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사실은 그런 민심을 어떻게 담아 안고 또 지식인이라는 위치에 있는 저희 같은 사람이 어떻게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아마 오늘부터 계속해서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을까 합니다. 이건 누구 하나가 앞장서서 이렇게 하자 저렇게 하자 할 문제가 아니고 사실은 사회적으로 합의할 민주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될 문제입니다. 그러니까 지향하는 게 민주주의고 또 그 과정도 민주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저희도 지켜보도록 할게요. 오늘 고맙습니다.

    ◆ 윤순진> 감사합니다.

    ◇ 정관용>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윤순진 교수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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