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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심성 건립 → 만성적자'…신공항도 악순환 예외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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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일반

    '선심성 건립 → 만성적자'…신공항도 악순환 예외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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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지방공항 '장밋빛 청사진'과 달리 적자에 허덕

    상단은 밀양공항 조감도, 하단은 가덕신공항 조감도 (사진=자료사진)

     

    전국 지방공항 건설이 정치적으로 이용되면서 '선심성 건립뒤 적자'의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영남권 신공항 건설도 정확한 수요 예측이나 사업성,경제성 등이 제대로 다뤄지지 않은채 유치 전쟁만 과열되고 있어 이러한 악순환을 되풀이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영남권 신공항은 지난 2006년 노무현 전 대통령 지시로 공식 검토가 시작됐고 이후 10년간 선거때마다 표심을 자극하며 선거에 이용돼 왔다.

    2007년 대선에서는 이명박 후보가 신공항 건설을 공약했다 백지화했고 2012년 대선에서는 박근혜 후보가 영남권 신공항 건설을 공약으로 다시 꺼냈다.

    지난 4.13 총선에서도 여야가 앞다투어 영남권 신공항 유치를 공언하는 등 초대형 국책사업인 공항유치는 대선은 물론 총선, 지방자치 선거 등 선거때마다 정치적 이슈로 표심공략에 이용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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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권과 지방자치단체들이 선거때마다 지역발전을 향한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하며 신공항 유치 경쟁에 사활을 거는 것은 막대한 경제효과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10년이 넘는 건설 기간 동안 지역 일자리 창출과 건설 산업 투자로 인한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이번 신공항 유치전에서도 대구경북연구원은 밀양 신공항이 건설될 경우 여객과 화물수요로 인한 3조원의 직접 이익과 12조~17조원의 생산유발 효과, 약 18만~26만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부산발전연구원도 가덕도 신공항 유치이 건설될 경우 15만 5,000명에 달하는 고용유발효과와 함께 11조원이 넘는 생산유발효과, 8조원대의 부가가치 유발효과가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장밋빛 기대'와는 달리 실제 지방공항의 현실은 ‘선심성 건립 뒤 적자’의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국제공항만 인천, 김포, 제주, 김해, 청주, 대구, 양양, 무안 등 모두 8개이고 국내공항도 군산, 여수, 포항, 울산, 원주, 사천, 광주 등 7개이다.

    앞으로 추가 건설될 예정이거나 건설이 검토되고 있는 제주 2공항, 동남권 신공항, 새만금 국제공항, 서산국제공항 등까지 합치면 국내 공항은 무려 19개에 이를 전망이다.

    하지만 전국 곳곳의 국제공항·국내공항 대부분이 적자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가 관리하는 전국 14개 공항 중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간 김포, 제주, 김해공항만 흑자였다.

    나머지 대구, 광주, 울산, 청주, 양양, 여수, 사천, 포항, 군산, 원주, 무안 등 9개 지방공항은 3년 동안 적자운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9개 공항의 연도별 적자규모도 2012년 596억 5,600만원, 2013년 619억 9,700만원, 2014년 593억 6,500만원으로 3년간 적자규모는 천 810억원에 달했다.

    기존 공항의 적자구조가 심각하고 해결기미도 보이지 않는 것을 뻔히 알지만 지금도 전국 곳곳에서 국회의원과 자치단체장 등의 '치적쌓기'에 신공항 건설이 이용되고 있다.

    김해공항은 2015∼2030년 항공수요가 연평균 4.7% 증가해 2030년에는 현재의 2배가량인 2천162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2023년에는 천 678만명으로 늘어 포화 상태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신공항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신공항 건설의 필요성을 제시한 수요 조사 자체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한국항공대 허희영 교수는 "신공항 유치전에 항공수요 예측과 사업성, 경제성이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다"며 "신공항 발표가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닌만큼 어느쪽으로 입지가 결정되든 수요 예측과 경제성 검토가 제대로 진행되야 한다"고 밝혔다.

    또 "새로운 공항을 지으면 여객 수요가 신공항으로 몰려간다는 수요 조사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며 "신공항을 지어놓고 막상 수요가 없으면 어떻게 운영할 생각인지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항공대 다른 교수와 전문가들도 "지금도 공항이 3개나 있는 영남권에 대규모 공항을 또 지어야 하는지 여전히 의문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부산은 가덕도 신공항을 ‘제2의 허브공항’으로 육성하고 김해, 대구, 울산공항을 지금처럼 그대로 운영하자는 입장이다.

    그러나 대구를 중심으로 울산, 경남북은 밀양에 영남권 신공항이 생기면 기존 공항, 적어도 대구공항과 김해공항은 폐쇄해야 영남권 공항이 제대로 운영될수 있다는 입장이다.

    지금은 신공항 후보지가 어느 곳으로 결정되느냐에 모든 관심이 쏠려 있지만,신공항 최종 후보지가 발표되면 기존 공항의 존속 문제와 신공항이 어떻게 살아남을 지에 대한 대책이 더욱 시급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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