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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돌이 얼마나 외로울까, 엄마는 밥 한술 못 떴어요"



IT/과학

    "세돌이 얼마나 외로울까, 엄마는 밥 한술 못 떴어요"

    • 2016-03-14 08:08
    - 78번째 수는 신의 한수
    - 1,2,3국 패인은 부담감
    - 이 정도 관심일줄 예상 못해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세나(월간바둑 편집장, 이세돌 9단 누나)

    다시 들어도 참 벅차네요. 마침내 인간 이세돌이 인공지능을 꺾었습니다. 어제 열린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제4대국에서 180수 만에 이 9단이 불계승을 거둔 건데요. 이 9단이 78번째로 놓은 회심의 한 수에 알파고는 마치 컴퓨터 에러에 걸린 것처럼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연발했고요. 끝내는 포기를 선언했습니다. 온 국민이 함께 기뻐했는데 누구보다도 기뻐했을 사람들은 그동안 마음을 졸였던 바로 이세돌 9단의 가족들이겠죠. 이세돌 9단의 누나이자 역시 바둑 전문가입니다. 월간 바둑의 이세나 편집장 연결을 해 보죠. 이세나 편집장님 안녕하세요.

    ◆ 이세나> 안녕하세요.

    ◇ 김현정> 축하드립니다. (웃음)

    ◆ 이세나> 감사합니다. (웃음)

    ◇ 김현정> 현장에서 지켜보신 거죠. 이세돌 9단이 중반부터 승기를 잡기 시작은 했습니다마는 워낙 알파고가 강한 상대이기 때문에 승리를 장담하기는 어렵지 않았습니까?

    ◆ 이세나> 네, 유리한 상황이라고 했지만 동생도 마지막 1분 초읽기를 마지막 1초가 다 될 때까지 생각하면서 뒀었고요.

    ◇ 김현정> 아주 신중하게, 그러다가 180수에서 알파고가 돌을 던졌을 때, 그때는 누나는 어떤 심정이셨어요?

    ◆ 이세나> (웃음) 그 순간에 당연히 기쁘기도 했고요. 그보다는 이제 동생이 그동안 마음의 짐이 아주 많았기 때문에 그걸 조금이나마 내려놓았겠구나 하는 생각에 안도감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안도감이. 마음의 짐이 컸다, 지금 말씀하셨는데. 진짜 내리 3패 할 때. 1, 2, 3국 다 질 때 그 옆에서 지켜볼 때 이세돌 9단이 어땠습니까?

    ◆ 이세나> 사실은 본인이 대국 전에 많이 자신감을 보였었는데 흘러가는 게 알파고의 실력이 예상 외로 강했고. 사람들의 관심이 이 정도로 클 거라고 예상을 또 못했을 것 같아요. (웃음)

    ◇ 김현정> 이 정도일 줄은. (웃음)

    ◆ 이세나> 네. 생각보다 엄청난 관심과 기대를 보여줬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도 부담감이 더 훨씬 커지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 김현정> 그렇게 가볍게 수락했고 큰 부담 안 가졌는데 막상 너무나도 많은 관심이 쏟아지고. 알파고는 예상 외로 너무 강하고 이랬던 거예요.

    ◆ 이세나> 네, 그렇죠. 그리고 또 그 두는 상황 자체가 아주 또 생소하기 때문에 바로 앞에 상대를 두고 두는 게 아니라 어떤 대리인을 통한 기계와의 대결이라는 그 생소한 환경 자체도 본인이 이제 생각했던 것보다 적응이 쉽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이제 적응을 한 것입니까?

    ◆ 이세나> 네. 이제 어느 정도 적응이 된 것 같습니다. 3국까지 치르면서 승부가 결정났기 때문에 마음의 부담도 많이 내려놓은 상태에서 조금 더 편안하게 두지 않았나 싶습니다.

    ◇ 김현정> 그럼 얘기 나온 김에 5국은 이길 수 있다고 보세요?

    ◆ 이세나> 네, 일단 알파고도 나름 허점이 있다는 걸 파악했고 이제 앞으로 예를 들어 3국이 끝난 시점에서 앞으로 정말 새롭게 게임을 5번 기를 시작한다면 본인은 충분히 해볼 만한 자신이 있다라는 말을 하더라고요.

     

    ◇ 김현정> 이제는 알파고 공략법을 어느 정도 이해를 한 것인지, 그래서 어제 78번째 수, 회심의 한 수가 그래서 나온 건지. 제가 이 부분이 궁금해서요.

    ◆ 이세나> 사실은 어제 나온 수는 인간하고 뒀어도 그 장면에서는 사실 그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그 국면을 풀어나갈 수 있는 어떤 유일한 한 수라고 할 만큼 딱 그 한 수인데.그 한 수가 사실 기존에 잘 나오지 않았던 아주 보기 드문 맥점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78번째 그 수가 신의 한 수였네요? (웃음)

    ◆ 이세나> (웃음) 뭐 그렇다고도 할 수 있죠.

    ◇ 김현정> 잘 했어요, 정말 잘했습니다. 이세돌 9단 정말 축하를 전하고 싶고. 우리 인간들이 같이 축하를 받고 싶고 이런 심정인데. 그런데 사실 바둑이라는 게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정신력 싸움 맞죠?

    ◆ 이세나> 네, 그렇죠.

    ◇ 김현정> 그래서 저는 이렇게 내리 3패를 했기 때문에 이세돌 9단이 이제 아무리 이세돌이어도 마인드 컨트롤이 상당히 어렵겠다. 그래서 4국, 5국은 더 어렵겠다는 생각을 솔직히 했습니다.

    ◆ 이세나> 네, 그렇죠. 만약에 3국까지 두면서 동생이 정말로 알파고가 뭔가 좀 나름의 허점이 있고 내가 해볼 만하겠다라는 자신감을 얻었던 것이 어떤 4국의 승리요인이 아닌가 싶습니다.

    ◇ 김현정> 오히려 자신감을 얻었다고요? 아니, 세번째 대국 끝나고 나서 이세돌 9단이 완벽한 알파고의 승리다라고 얘기했는데요?

    ◆ 이세나> 사실 그렇게 말을 했지만 그 완벽한 알파고의 승리라는 게 동생의 어떤 실력이 약해서라기보다는 심리적 부담으로 인한 위축 때문에 본인의 바둑을 펼치지 못한 데서 온 것이기 때문에 실력적으로 승복을 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렇다면 5국은 이제 더 마음의 부담도 내려놓고 환경도 적응이 됐고. 승리의 확률은 더 커졌다고 얘기를, 예측을 조심스럽게 해도 될까요?

    ◆ 이세나> 아마도 제가 보기에는 5국에서 동생이 본인이 조금 더 불리할 수 있는 흑을 가지고. 돌가리기를 하지 않고 그냥 흑을 가지고 두길 원한다고 그런 말을 했기 때문에 5국에서는 승패를 떠나서 알파고의 좀 더 정확한 실력을 드러낼 수 있는 어떤 그런 내용을 펼쳐 보이고 싶어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이제 승패를 떠나서. 그나저나 가족들도 그동안 마음고생 많이 하셨죠?

    ◆ 이세나> 네, 사실 그렇죠. 저도 그렇지만 사실 고향에서 지켜보신 어머니 마음고생이 아주 크셨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어머니가 어제 뭐라고 그러시던가요. 어제 우셨다면서요, 어머니?

    ◆ 이세나> (웃음) 정말 4국 이긴 게 천운이라고 하시면서 1국에서 3국까지 패하고 또 한 판, 한 판 동생이 너무 이렇게 힘겹고 외롭게 대국을 이어가는 걸 보시면서 어머니가 많이 이렇게 힘들어하시고 밥도 제대로 못 드시고 그러셨다고 그러더라고요.

    ◇ 김현정> 아이고, 밥도 제대로 못 드셨을 정도로. 아들이 너무 안쓰러워 보여서, 외로운 싸움 하는 것이. 하기는 국민들 다 그런 생각했거든요. 어머님은 오죽하셨겠습니까? 이세돌 9단의 아내, 캐나다에서 딸 데리고 일부러 왔는데. 아내의 마음고생도 심했을 것 같아요.

    ◆ 이세나> 네.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동생이 이제 숙소로 들어가서는 사실 그렇게 연속으로 패했지만 한번도 어떠한 내색을 하거나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다고 하더라고요. 그렇지만 본인은 알잖아요. 속으로는 얼마나 힘들어 할지를. 그래서 그런 점에서도 사실 힘들긴 했지만 또 동생이 한 번도 내색을 해 주지 않은 그런 부분에서는 고맙기도 하고 그랬나 보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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