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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담당교사 자살, 대법 "보상금 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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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

    학교폭력 담당교사 자살, 대법 "보상금 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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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괴감·모욕감에 극단적 선택…업무상 재해 폭넓게 인정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학교폭력 담당교사가 학생들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자괴감에 빠져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면 업무상 재해로 봐야한다고 대법원이 판결했다.

    대법원은 직장일로 모욕감에 빠져 자살한 경우도 하급심을 깨고 유족 급여를 받을 수 있다고 폭넓게 인정했다.

    대법원 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한 중학교 교사의 아내가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보상금 소송에서 원심을 깨고,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4일 밝혔다.

    21년 동안 교사로 근무했던 A씨는 2012년 9월 경기도의 한 중학교 화장실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해 초부터 학생생활인권부장을 맡던 중 벌어진 일이었다.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통해 몇 차례 학생들에 대한 출석정지·전학처분 등이 내려지자 그는 스승으로서 가해·피해학생들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시달렸다.

    학부모들의 항의를 받기도 하자 그는 넉 달 만에 학교장에게 보직을 그만 두겠다고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다 몇 달 만에 상습 폭행과 갈취 사건까지 불거졌다.

    2학년 학생들이 1학년 학생 10여명에게 벌인 이 일을 조사했던 A교사는 신고한 피해학생이 가해학생에게서 협박당하는 일로 학부모들로부터 또다시 항의를 받았다.

    A교사는 학폭위에서 "모두 전학은 안된다. 가해학생별로 조치를 다르게 하자"는 의견을 냈지만 6명 학생 전원에게 전학조치가 결정됐다.

    그는 동료교사에게 "힘들다. 너무 조직적 폭력사건으로 몰아갔다"며 "전원 강제전학 결정은 심했다"고 말하는 등 자괴감을 호소했다.

    1·2심은 "사회 평균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볼 때 업무 스트레스가 견딜 수 없을 정도는 아니었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학폭위 업무 스트레스가 누적된 것으로 보이고, 스승으로서 학생들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자괴감에 빠지게 됐다"며 "정신적 억제력이 크게 저하돼 합리적 판단을 할 수 없을 정도의 상황에서 자살에 이른 것"이라고 원심을 깼다.

    회사 팀장과 고객에게서 받은 모욕감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우 업무상 재해로 봐야 한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도 나왔다.

    한 콘도업체 과장이었던 B씨는 2009년 객실 관리를 담당하는 부서의 팀원으로 발령된 뒤 자신보다 직급이 낮은 팀장 밑에서 500여 객실의 청소 상태 점검과 수리 등의 업무를 맡았다.

    B씨는 객실 내 전화기에 붙은 스티커 제거, 에어컨 점검 등 혼자 감당하기엔 벅찬 업무 지시를 받으면서도 "지금 어디 있느냐. 왜 그렇게 오래 걸리느냐"는 질책을 듣기도 했다.{RELNEWS:right}

    이듬해 8월 그는 한 콘도 회원에게서 모퉁이 방을 배정받았다는 이유로 심한 욕설과 모욕적인 말까지 들었다가 이튿날 객실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2심은 B씨의 예민한 성격 등이 원인이라고 봤지만,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잡다한 업무를 처리하면서 자존심이 많이 상했고, 그런 중에 업무 마찰과 갈등으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근로복지공단이 유족급여를 지급하라는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업무 스트레스가 가한 중압감이나 불안감의 정도·지속시간 등을 보면, 자살 직전 극심한 정신적 고통으로 인해 자살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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