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를 당한 끝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제자에 대해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은 혐의로 법정에 선 교사에게 2심 재판부가 1심 유죄 판결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항소1부(오연정 부장판사)는 직무유기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서울 양천구 S중학교 교사 안모(50)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학교에 다니던 A(당시 14세)양은 2011년 3월부터 동급생 7명에게 괴롭힘을 당하다가 같은 해 11월 양천구의 한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사건을 맡은 서울 양천경찰서는 A양의 담임교사인데도 A양을 보호하기 위한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혐의로 안씨를 입건, 기소 의견으로 2012년 2월 검찰에 송치했다.
위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안씨는 A양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7개월 전부터 A양의 부모가 딸이 집단 따돌림을 당한다며 보호해달라고 요구했지만, 가해 학생들을 따로 불러 훈계하거나 주의를 주지 않았다는 혐의였다.
애초 검찰은 교실에 자주 들러 A양의 상태를 확인하는 등 안씨가 후속 조치를 취했다며 의식적으로 직무를 방임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고 무혐의 처분했지만, A양 부모의 항고하면서 검찰은 2014년 6월 안씨를 직무유기 혐의로 기소했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7월 안씨에 대해 "부모까지 나서서 담임선생님인 피고인에게 여러 차례 학교폭력신고와 호소를 했다"며 "그런데도 별다른 조치를 한 바가 전혀 없어 의식적인 직무의 방임 또는 포기라고 인정할 수 있다"고 징역 4월에 선고유예 처분을 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안씨가 당시 상황을 과소평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른 통보도 하지 않아 A양에 대한 보호·감독의무를 소홀히 했음은 인정된다"면서도 "검찰이 제출한 증거로만으로는 구체적인 직무를 의식적으로 방임 내지 포기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또 "A양 부모가 학교폭력 사실이 공개돼 2차 피해가 가지 않도록 우회적인 방법으로 조사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하자 자체적으로 해결하려 안일하게 판단한 것"이라며 "직무에 관한 의식적인 포기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