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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선투표…김무성의 '외통수' 혹은 '노림수'



국회/정당

    결선투표…김무성의 '외통수' 혹은 '노림수'

    '과반 vs 오차범위' 디테일 승부…컷오프‧전략공천 대결에도 영향

    새누리당 지도부가 6일 밤 서울 용산구의 한 음식점에서 공천룰 등을 논의하기 위한 만찬회동을 갖고 있다.(왼쪽부터 새누리당 이인제, 서청원 최고위원, 김무성 대표, 김태호 최고위원, 김정훈 정책위의장, 김을동 최고위원, 원유철 원내대표, 이정현 최고위원) (사진=원유철 원내대표 페이스북 화면 갈무리)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서청원 최고위원 등 친박계와 내년 4.13 총선 '공천룰'의 윤곽에 전격 합의함에 따라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천특별기구 위원장에 측근으로 분류되는 황진하 사무총장을 임명하기로 했지만, 핵심사안 중 하나인 결선투표제에 대해선 김 대표가 양보를 한 것이 패착 아니냐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 공천 특별기구의 손익계산

    김 대표는 '정치생명을 걸고 관철시키겠다'던 오픈프라이머리와 여야 대표 담판의 산물인 안심번호 국민공천제가 친박의 반발로 좌절된 데 이어, 또다시 친박의 요구를 들어줬다.

    특별기구 위원장을 자기 사람으로 앉혀 논의의 주도권을 쥘 수 있게 됐지만 의결권을 가진 최고위원회의는 친박계가 다수를 점하고 있다는 점에서 별다른 프리미엄이 될 수 없어 보인다.

    한 비박계 관계자는 "하나 얻고 하나 내줬다고 하는데, 김 대표가 사실상 다 내준 것"이라며 "특별기구에서 결론을 내도 최고위에서 뒤집으면 그만이다. 결국 최고위에서 공천룰을 틀어쥐고 가겠다는 뜻"이라고 평가했다.

    또다른 합의사항인 경선의 대의원 구성 비율 조정 문제도 전리품으로 내세우기는 미흡해보인다. 친박계가 당헌·당규 규정대로 '국민 대 당원' 비율을 50:50으로 고집하는 외견과는 달리 내부적으로는 60:40 정도를 수용 가능 선으로 잡아놓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 결선투표제…김무성의 '패착'?

    오히려 경선 1, 2위간에 1대1 대결 구도를 만들어주는 결선투표 도입에 동의해준 것은 친박에게 협상의 유리한 고지를 내준 패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별기구에서 1차 전선이 될 '결선투표'의 성립 조건을 놓고 김 대표 측은 '1, 2위 득표율 차이가 오차범위 내에 들어올 때', 친박은 '1위가 50%를 넘지 못할 경우'로 맞서고 있다.

    만약 친박 안이 채택될 경우 아무리 현역이라도 50% 득표를 넘기는 것은 쉽지 않은 만큼 '현역 대 신인 또는 진박(진실한 박근혜 사람)'의 결선투표가 상당수의 지역구에서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굳이 전략공천의 손을 빌리지 않더라도 TK‧강남 물갈이가 가능하다.

    한 중진의원은 "'비(非)과반 결선투표'가 도입되면 현역의 절반은 물갈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향식 공천의 틀 안에서 현역 의원들을 박근혜 대통령의 사람들로 교체할 수 있다는 얘기다.

    ◇ 더 큰 산 '현역 컷오프'·'전략공천'

    김 대표가 결선투표 승부에서 승리할 수도 있다. 친박이 장악한 최고위에 맞서 김 대표가 기댈 곳은 당내 현역 의원들의 여론인데, 이는 김 대표 쪽으로 기울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 측의 '오차범위 안' 정도면 현역들이 결선투표를 거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힘의 균형을 지켜보던 오픈프라이머리 공방 당시와는 달리 정치생명과 직결되는 일인 만큼 현역들의 지원 강도도 달라질 전망이다.

    결선투표의 직격탄을 맞게 될 대구지역의 한 비박계 의원은 "차라리 전략공천을 하자고 하라"면서 "결선투표제는 1등을 떨어뜨리기 위한 음모다. 의원총회로 넘어오면 통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 대표가 현역들의 지지에 힘입어 '오차범위 결선투표'를 쟁취한다 해도 그 뒤에는 진짜 승부가 기다리고 있다. 현역 의원들의 일정 비율을 공천 탈락시키는 '현역 컷오프(Cut-off)'와 '전략공천'이다.

    '비과반 결선투표'를 관철시키지 못할 경우 친박은 바로 컷오프와 전략공천을 강하게 요구할 것이다. 결선투표로 부적합한 현역 의원들을 물갈이할 수 없게 됐으니 컷오프와 전략공천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논리다.

    이미 김태호 최고위원은 "컷오프나 전략공천이 배제된 상태에서 공천룰이 논의되면 아마 그들만의 잔치로, 폐쇄정치로 비쳐질 수 있다"며 "기회의 문이 열려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그 필요성을 밝혔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 외통수 혹은 노림수…김무성 "전략공천, 날 죽이고 하라"

    '비과반 결선투표'를 내주자니 사실상의 전략공천이 될 수 있고, 막아내면 컷오프‧전략공천 공세가 기다리고 있고, 김 대표에게 결선투표는 '외통수'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김 대표는 벼랑 끝 승부에 몰릴 가능성이 있다. 비박계 3선 정두언 의원은 "전략공천을 내주는 순간 당 대표직을 내놓아야 한다"고 단언했다. 대권 주자로도 힘이 급속도로 빠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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