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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답하라 1988'이 불 지핀 때아닌 '곤로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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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tvN 캡처

     

    "88년도에 곤로가 웬 말이냐" vs "우리집 곤로 썼는데, 추억 돋네"

    때아닌 '곤로 논쟁'이 불 붙었다. 지난달 30일 방송된 tvN '응답하라 1988' 0화 시청지도서 편에서 동일이네 부엌에 곤로가 놓여있는 장면이 나온 후 누리꾼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88년에 서울에서 곤로 쓰는 집은 거의 없었다"는 의견과 "곤로에 밥 해먹던 추억이 새록새록하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석유를 적신 심지로 불을 붙일 때마다 석유냄새가 훅 올라왔던 곤로는, 가스레인지가 보편화되기 전까지 집집마다 어머니의 식사 준비를 도와주던 주방용품 중 하나다. 시청자 입장에서 곤로 같은 소품은 추억을 되새기게 해줘 반갑기 그지 없지만 제작진은 정반대 입장이다. 그때 그 시절 소품을 구하는 작업이 여간 까다롭지 않기 때문이다.

    '응답하라 1988'을 연출하는 신원호 PD는 "88년에 중학교 1학년이었기 때문에 당시 생활상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다. 88년을 재구성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을 인터뷰했는데, 저마다 갖고 있는 기억이 달라 난감했다. 곤로만 해도 그때 (곤로를) 썼다, 안 썼다며 의견이 분분했다"고 했다. 결국 신 PD는 "모든 사람의 기억을 맞출 수는 없다"고 판단해 스스로 취사선택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귀띰했다.

    시대를 거슬러 올라갈수록 고증하는데 어려움도 많다. 신 PD는 "오래된 소품은 구하기도 힘들 뿐더러 요즘 복고 콘텐츠가 유행하다 보니 소품 가격이 급등했다. 만화책 한 권에 20만원, 88년 인력(손으로 넘기는 달력) 하나에 7만원 씩 받더라. 옛것의 가치가 올라가는 건 바람직하지만, 드라마를 만드는 입장에서는 제작비가 늘기 때문에 좋지 않다"고 했다.

    정확한 고증을 위해 연배가 있는 배우들에게 조언을 듣기도 한다. 신 PD는 "20대 배우들은 새로운 소품이 등장할 때마다 신기해 한다. 저만 해도 연탄을 갈아본 적 없어서 촬영할 때면 성동일, 이일화 씨 같은 40대 중반 이후 배우들에게 도움을 많이 받는다"고 했다.

    삐삐도, 인터넷도, 스마트폰도 없었다. 하지만 우리집 전화번호와 훈훈한 정이 있었다. 정겨운 아날로그 풍경을 담아낸 복고드라마 '응답하라 1988' 1회는 6일 오후 7시5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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