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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 반대하는 국정화에 '혈세' 쏟아부은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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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수 반대하는 국정화에 '혈세' 쏟아부은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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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식적' 행정예고 2일로 종료…'의견수렴' 기간에도 '일방통행식 홍보'만

    주말이던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중고생들이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고시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 윤성호기자)

     

    중고교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20일간의 의견 수렴이 2일로 끝난다.

    하지만 '수렴'이란 단어가 무색하게도, 정부는 반대 여론엔 귀를 틀어막은 채 국정화 홍보에만 막대한 국민 세금을 투입해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행정예고 기간 내내 국민들이 이용하기 불편한 우편과 팩스로만 '의견 수렴'을 받은 게 대표적이다. 관련 문의전화 역시 20일 내내 '불통'이란 비판이 잇따랐다.

    어렵사리 수렴된 의견들도 당사자들에게만 개별 통보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워 "모든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던 공언을 또한번 뒤집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어차피 구분고시를 해야 되는 행정적인 절차가 있기 때문에 그 절차상에 따라 결정을 해서 고시문서에 담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 의견은 '국정화 반대'로 더 많이 돌아선 상황. 하지만 5일 국정화 고시 확정을 '기정사실'로 여기는 정부의 행태에서 국민 의견은 안중에도 없다.

    실제로 교육부는 지난달 30일에도 국정화 홍보를 위한 특별 홈페이지에 '유관순 열사 2편'과 '천안함편' 광고를 새로 올렸다.

    "유관순은 친일파가 만든 영웅이다"란 문장으로 시작하는 '2편 동영상'은 "2014년 우리 고등학생 중 약 8만 5천명이 유관순을 배우지 못했다"는 문장으로 끝을 맺는다.

    논란이 됐던 지난 1편 동영상과 마찬가지로 "유관순은 2014년까지 8종 교과서 중 2종은 기술이 안돼있고 2종은 사진 없이 이름만 언급됐다"는 문구가 광고 하단에 적혔다.

    이미 교육계와 사학계를 통해 "8종 교과서 모두 유관순을 소개하고 있고, 초등학교 과정에서 인물 중심으로 상세하게 배우고 있다"는 사실관계가 드러난 상태지만, 엇비슷한 내용의 2탄 홍보물 제작 및 보급에 예산을 투입한 것.

    '천안함편' 역시 현행 교과서에 대한 비난 내용으로 구성됐다. "천안함 피격 사건은 8종의 교과서 중 5종에만 있다"는 문구가 광고 하단에 적시됐다. "근현대사 서술은 최대한 줄이겠다"는 정부 방침과도 모순되는 지적임은 물론이다.

    교육부가 제작한 국정교과서 홍보 웹툰

     

    교육부는 같은날 밤 페이스북 계정에 국정화 홍보 웹툰을 올렸다가 빈축을 사기도 했다. "현행 교과서로 배운 학생들이 부끄러운 역사를 가진 우리 나라를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일명 '헬조선'의 발원지로 지목한 내용이다.

    8종의 현행 교과서 모두 박근혜정부 들어 한 달간의 청와대 검토까지 거친 끝에 통과시킨 점을 감안하면, 가뜩이나 경제도 어려운 상황에서 '자가당착'에 국력을 집중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홍보물 제작과 논리 개발은 '청와대 비선 조직' 의혹을 사고 있는 '국정화TF'에서 도맡았다. 교육부는 이 팀에 대해 "기존 역사교육지원팀의 인력 보강 형태"라고 해명하고 있다.

    황우여 장관은 지난달 28일 국회 상임위 회의에 출석해 "일간지 1면 광고와 유관순 열사 관련 왜곡 TV광고를 국정화TF에서 집행한 것이냐"는 새정치민주연합 배재정 의원의 질문에 "그렇다, 홍보팀에서 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배 의원에 따르면, '의견수렴' 기간에 포함된 지난달 15~30일 사이 정부가 집행한 국정교과서 홍보비는 교육부 일년치 홍보 예산 전체의 2배 수준인 22억 746만원에 이른다. '예비비'로 몰래 편성했다 논란이 됐던 국정화 예산 44억원의 절반이 넘는 규모다.

    국민 절반 이상이 반대하는 국정화를 국민이 낸 세금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셈이어서, 논란의 소지가 다분하다. 특히 찬성 여론 조장을 위해 홍보와 TV 광고 등에 예산을 쏟아부은 점에서 이런 비판을 피하기 힘들게 됐다.

    {RELNEWS:right}서울 광진구에 거주하는 40대 직장인 조모씨는 "국민이 반대하는 일을 홍보하는 데 세금이 쓰이는 걸 당최 납득할 수가 없다"고 했다. 부산에서 자영업을 하는 50대 이모씨도 "목숨 바쳐 지킨 나라가 이렇게 된 줄 알았다면 유관순 열사가 소송이라도 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현 정부에서 이러한 국민 의견들은 심지어 '다수'여도 중요하지 않다. 정부는 5일 국정화를 확정고시한 뒤 이달 중순까지 35~36명 규모의 집필진을 구성, 이 가운데 대여섯 명만 '대표'로 공개할 계획이다.

    이어 이달말부터 본격 집필에 들어가 일년만인 내년 11월까지 마친 뒤, 2017년 3월부터 모든 학교에서 '단 하나의 역사'를 배우게 만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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