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억원대 교비 횡령에서 불거진 서해대 비리사건이 교육부 고위 공무원에 대한 뇌물과 유령학생을 통한 국가장학금 편취까지 총체적 비리로 확인됐다.
뇌물 전달 과정에서는 꿀단지와 미화, 엔화가 등장하는가 하면 브로커가 로비 명목 자금 대부분으로 아파 구입에 쓰는 등 일종의 배달사고도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주지검 형사3부는 14일 횡령과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이중학(41) 서해대 이사장, 뇌물수수 혐의로 김재금(48) 교육부 전 대변인,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서해대 전 겸임교수인 브로커 이모(48) 씨 등 모두 3명을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또 허위 학사관리 자료로 국가장학금을 빼돌린 혐의로 서해대 이용승(59) 전 총장과 황진택(53) 현 총장을 비롯해 교수 등 7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서해대 비리 사건은 학교 인수 과정에서부터 불거지기 시작했다.
브로커 이 씨는 2012년 7월부터 9월까지 이 이사장 등 서해대 인수를 희망하는 이들로부터 모두 6억7천만 원의 로비자금을 챙겨 2014년 4월까지 김 전 대변인에게 4800만원 상당의 뇌물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뇌물은 3만 달러와 백만 엔 등 4차례에 걸쳐 전달됐으며, 책에 돈봉투를 끼워 넣거나 꿀단지와 함께 건네는 수법이었다고 검찰은 밝혔다.
이 씨가 로비자금의 10%에도 못 미치는 4800만원만 건넨 것으로 나타나면서 일각에서는 정치권 등으로의 추가 로비 가능성도 제기했지만 일종의 '배달사고'인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 조사결과 이 씨는 로비자금 상당 부분을 타인 등의 명의를 빌려 아파트 8채를 구입하거나 계약하는데 쓴 것으로 조사됐다.
뇌물을 받은 김 전 대변인은 서해대 인수 관련 교육부 주무부서 공무원을 이 이사장 측에 소개시켜 주고 사학분쟁조정위원회에도 이 이사장측이 인수자로 선정될 수 있게 도와달라는 부탁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이사장은 대학 인수 뒤 지난해 5월부터 10월 사이 학교자금 146억 원을 횡령했으며 이를 감추기 위해 금융기관 입금 내역과 예금잔고 증명서를 위변조하고 사용한 혐의가 적용됐다.
대학 인수 뒤 이 이사장은 대학 총장 등과 공모해 학생 충원율을 높이려고 장애인 등 18명의 '유령 학생'을 모집하고 허위 학사관리자료 등을 토대로 국가장학금 6천800만원을 챙기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관계자는 "주요 의사결정 권한이 학교법인 이사장에게 집중돼 있어 비리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지방 사립대의 구조적 문제점을 확인했다"며 "학교법인 재산에 대한 관리감독 및 학교법인 인수 시 견제시스템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