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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대 교수들이 총장에게 준 성적표는…'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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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수회 "신뢰 잃은 총장이 학내 혼란 자초", 대학 측 "일부의 의견"

    부산대교수회가 대학측의 총장 간선제 추진에 반발해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사진=부산대교수회)

     

    부산대가 학내 구성원들과의 합의 없이 총장 간선제 전환을 강행하면서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구성원들에게 신뢰를 잃어버린 김기섭 총장의 리더십이 도마 위에 올랐다.

    앞서 김 총장이 선거를 치를 당시 내걸었던 공약이 얼마나 지켜졌는지를 묻는 질문에 교수들은 낙제점을 준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2012년 김기섭 당시 부산대 총장 후보는 대학의 자율성을 위해 총장 직선제를 고수하겠다는 등의 공약을 내걸었고, 총장에 당선됐다.

    하지만, 총장 취임 후 간선제 전환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교수협의회는 물론 총학생회와의견대립을 하다가 지난 5일 끝내 총장 간선제를 직권으로 추진하겠다고 공식화했다.

    교수회는 총장을 규탄하며 단식 농성에 돌입했고, 총동문회는 간선제를 지지하는 성명을 내는 등 학내 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심각해졌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사태가 김 총장이 학내 구성원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서 의견을 하나로 모으지 못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기 전인 지난해 10월 부산대 교수회가 교수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현 총장의직무평가 설문결과를 보면 이 같은 상황이 고스란히 나타나 있다.

    재적 교원 1천 193명 중 36.5%인 436명의 교수가 참여한 설문은 김 총장이 선거 당시 내걸었던 공약의 이행 여부에 대해 '매우 잘했다', '대체로 잘했다', '보통이다', '대체로 못했다', '매우 못했다' 등으로 나눠 평가가 이뤄졌다.

    먼저, 김 총장이 총장직선제 폐지에 반대하는 대학 자율성을 수호하겠다는 공약에 대해 75%의 응답자가 잘못했다는 의견을 나타냈고 잘했다는 의견은 11%에 불과했다.

    매년 현금성 발전기금 200억 원 조성과 연구수당 신설 등 대학의 연구기반 확립에 대한공약과 관련해서는 83%가 못했다고 평가했다.

    책임시수 6시간제 등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공약을 잘 실천했다고 보는 교수는 7%에 그쳤으며, 반대 의견은 74%에 이르렀다.

    캠퍼스 간 균형발전과 노후건물 재정비 등 캠퍼스 내 환경개선에 대한 공약도 61%가 잘못했다, 보통 28%, 잘했다 10%로 부정적인 의견이 월등히 높았다.

    이 밖에 교직원 복지와 투명한 인사 시스템 확립, 소통 활성화, 대정부 활동 등 김 총장이 내걸었던 공약 대부분이 교수들로부터 낙제수준의 평가를 받았다.

    당시 교수회 측은 설문조사 결과를 대학본부 측에 전달하고 외부에는 알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교수회 측은 학내 구성원들과의 공식적인 약속을 지키지 않는 총장의 독선적인 리더십이 현재의 간선제 강행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부산대교수회 김재호 회장은 "현재의 총장 선출 간선제 추진은 그동안 현 총장이 보여준 약속 미이행의 연장선상에 있다"며 "말과 행동이 다른 리더를 누가 믿고 신뢰하겠는가?"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대학 측은 "설문에 응한 교수들의 숫자가 적어 의미있는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며 "현 총장 취임 이후 이뤄낸 성과들도 많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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