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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로몬] 오픈 프라이머리에서 '문박 연대'까지



국회/정당

    [쓸로몬] 오픈 프라이머리에서 '문박 연대'까지

    쓸로몬은 쓸모있는 것만을 '즐겨찾기' 하는 사람들을 칭하는 '신조어' 입니다. 풍부한 맥락과 깊이있는 뉴스를 공유할게요. '쓸모 없는 뉴스'는 가라! [편집자 주]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2016년 4월 13일 실시되는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공천 개혁' 논의가 한창입니다. 특히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야당에 '오픈 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를 제안하면서 갑론을박이 한창입니다.

    ◇ 오픈 프라이머리는 대체 뭔가요?

    김무성 대표가 언급한 오픈 프라이머리는 미국의 개방형 예비선거제도를 말합니다. 미국의 경우 개방형 예비선거, 준폐쇄형 예비선거, 폐쇄형 예비선거 그리고 기타 다양한 형태의 예비선거가 있는데요.

    말 그대로 개방형 예비선거는 유권자가 자신의 정당 성향이나 소속 정당을 밝히지 않고 후보자에게 투표할 수 있는 선거를 말합니다.

    여기에 다른 정당 지지자의 참여는 제한하고 무당파 유권자까지 포함시키는 '준폐쇄형 예비선거'가 있고, 특정 정당의 지자자만 그 정당의 예비선거에 참여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폐쇄형 예비선거'입니다.

    개방형 예비선거제도, 참여민주주의 실현 측면에선 긍정적이지만 정당정치를 구현하느냐에는 물음표가 붙습니다. 미국에서 유래됐지만 현재 미국에서도 20개주에서만 채택하고 있습니다.

    ◇ 지금까지 우리는 공천을 어떻게 했나요?

    (자료사진)

     

    여야 각 당은 선거를 앞두고 공천심사위원회(이하 공심위)를 꾸립니다. 공심위에서 특정 후보자의 공천 여부가 결정되는 것이죠.

    공심위에는 당내외 인사들이 포함되는데요. 당 지도부가 공심위 구성을 하기 때문에 사실상 당 지도부의 입김이 공천에 상당부분 반영된다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특히 공심위에는 당 사무총장이 당연직으로 들어갑니다.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벌어지는 사무총장 인선에 당내 계파들이 신경전을 벌이는 이유가 바로 그것인데요. 공심위에서 사무총장의 파워는 상상 그 이상이기 때문입니다.

    공심위가 존재하긴 하지만 당 지도부 몫이라고 할 수 있는 전략공천이 존재합니다. 대략 20~30%는 당 지도부가 아예 '꼭 찍어서' 후보를 정할 수 있다는 겁니다.

    불분명한 사유와 기준에 따른 전략공천은 자연스레 본선 경쟁력 약화를 초래하겠죠. 여기에 '단수 공천'이라는 꼼수도 있습니다. 공심위가 아예 특정 지역구에 후보 한명을 추천하는 건데요. 지난 19대 총선 공천 때 야당이 좋은 여건속에서도 여당에 패배한 주된 이유중 하나가 무분별한 단수 공천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이밖에 공심위는 여론조사, 당내 경선, 국민참여 경선 결과를 활용해 후보자를 2~3배 압축한 뒤 후보자를 최종 결정합니다.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속마음은 뭘까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김무성 대표의 주장 요지는 "총선에 나설 여야 후보를 각 정당이 같은 날 일반 국민이 참여하는 경선을 통해 뽑자"는 것입니다.

    이렇게만 된다면 '공천 장사'는 없앨 수 있다는 겁니다. 김 대표는 이걸 명분으로 삼고 있는 것이죠. 그동안 정치권 음성 자금의 대부분이 공천이 빌미가 됐기 때문에 이같은 주장은 설득력도 있고 공감하는 사람도 적지 않은게 사실입니다.

    실제 김무성 대표 본인이 '공천제도의 희생양'이기도 했습니다. 2008년 총선 당시 당 주도권을 거머쥔 친이계가 '친박 학살'을 자행하면서 김 대표를 희생물로 삼았습니다.

    2012년 총선에서는 친박이 당의 주류였음에도 '다선 배제' 방침에 따라 공천을 받지 못했고, 결국 이듬해 재보궐선거를 통해 겨우 여의도로 입성했습니다.

    본인이 당 대표이면서 공천권을 행사하지 않고 오픈 프라이머리, 즉 '공천권을 당원들과 국민에게 돌려주겠다'는 주장은 자기 자신부터 기득권을 챙기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돼 신선한 측면도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비박계가 살아 남기 위한 최고의 선택이 오픈 프라이머리일 수도 있겠다고 판단을 한 것 같습니다. 오픈 프라이머리가 현직 의원에게 유리한 건 삼척동자도 다 아는 얘기고 여기다 청와대의 공천 개입을 원천봉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과는 사전 조율된 이야기일까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오픈 프라이머리는 김무성 대표 본인은 물론 박 대통령도 2016년 총선에 개입할 수 없다는 뜻이 내포돼 있습니다. 퇴임 후에도 TK에서 영향력을 유지하겠다는 대통령의 '복심'과는 사뭇 거리감이 느껴집니다.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어떤 입장일까요?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문재인 대표는 "오픈 프라이머리는 국민들의 정치 참여 확대와 함께 공천의 공정성 투명성을 높이는 중요한 정치개혁 방안"이라면서도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방안처럼 모든 정당과 모든 지역에 일률적으로 실시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정당의 자율성을 침해함으로 위헌"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마디로 "못 받겠다"는 뜻입니다. 좋은 제도인 것은 맞지만 자신의 '공천 구상'을 흐트러트리면서까지 수용할 입장은 아니라는 겁니다.

    김상곤 혁신위원장도 "기득권을 유지하고 신인의 진입을 어렵게 하는 현실적 한계가 있다"는 말로 문 대표를 지원사격하고 있는 형국이다보니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오픈 프라이머리'는 금기어가 되다시피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표가 20대 총선 공천에서 '호남 물갈이', '비노 배제'를 할 지도 모른다고 의심하는 계파들은 당 지도부에 대해 연일 각을 세우고 있는데요.

    사정이 이렇다보니 '문박 연대'라는 신조어까지 나돌고 있습니다. 오픈 프라이머리를 앞에 두고 벌어지고 있는 친노와 친박의 정치적 교감을 뜻하는 말이라고 하는데요.

    친박은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계의 공천권 확보가 자칫 '오픈 프라이머리'로 어려워질까봐 전전긍긍하고 있었는데 문재인 대표가 '오픈 프라이머리 반대'를 외치니 반색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여기다 야당에선 비례대표까지 2배 늘리자고 해주니, 친박으로선 오픈 프라이머리만 무산시키면 운신의 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셈법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 '공천 개혁', 대안은 없을까요?

    일단 전문가들은 여야 각당이 암암리에 해오던 30% 이내 전략공천과 단수공천을 엄격하게 제한해야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비례대표 공천도 여성, 청년, 노동당원 등 투표에 의한 선출로 전환해야 취지에 맞는거겠죠.

    늘상 '공정성 논란'을 야기하는 여론조사 경선도 없애야합니다. 대량 착신전환 등 작위적 여론조작의 개입 여지가 있기 때문이죠. 여론조사를 선거에 활용하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대만 뿐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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