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침해를 이유로 무차별 고소를 통한 합의금 장사에 경찰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사안의 경중에 관계없이 형사 처벌이 당연하다는 관행적 인식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16일 청주흥덕경찰서 등에 따르면 인터넷 무협소설 작가인 A씨는 지난 2월 자신의 소설을 무단으로 다운받았다며 누리꾼 3명을 경찰에 고소했다.
이들은 저작권법 위반 혐의를 입건됐고, 결국 벌금 등의 형사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같은 내용의 고소가 계속되자 경찰이 뒤늦게 사실 확인에 나서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경찰은 A씨가 최근까지 전국 경찰서에 고소한 누리꾼만 무려 5,000여명에 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A씨가 합의를 종용하며 누리꾼에게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수백만 원의 합의금까지 요구하고 있다는 것도 파악했다.
게다가 경찰 수사 결과 고소를 당한 누리꾼의 행위에 고의성이 있다고 보기도 힘들었다.
A씨의 소설은 누구나 쉽게 다운받을 수 있는 인터넷상의 공유사이트에 올라와 있었고, 개별 소설도 아닌 소설모음집의 일부 파일 형태였다.
누리꾼들이 A씨의 소설 만을 고의적으로 다운 받았다고 볼 수 없었던 것이다.
심지어 고소인인 A씨조차도 고소를 위해 이 소설모음집을 불법으로 다운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이유로 청주흥덕경찰서는 최근 A씨 등 작가 5명이 접수한 23건의 고소장에 대해 각하처분했다.
그동안 관행적으로 저작권 침해에 대해 형사 처벌에 무게를 뒀던 경찰의 달라진 태도다.
국내 인터넷 자유 운동단체인 오픈넷의 한 관계자는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저작권 사냥은 사안의 경중을 따지지 않은 채 모든 저작권 침해를 형사 처벌하는 관행에도 큰 원인이 있다"며 "저작권법의 개정도 시급하지만 그동안 수사기관의 관행적 대처도 바뀔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늦었지만 경찰의 저작권법 수사에 대한 태도 변화가 이미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저작권 합의금 사냥에 제동을 걸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