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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취업계'의 불편한 진실...위장취업계 부작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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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대학가 '취업계'의 불편한 진실...위장취업계 부작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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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쭉날쭉 취업계로 학생들 혼란...명확한 규정없어 대학들 '모르쇠'

    # 사례1
    S여대 4학년 Y씨는 4학년 2학기를 앞두고 취업을 했다. 남은 학점을 취업계를 통해 이수하려던 Y씨는 복수전공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복수 전공하는 학과에서 타과생의 취업계는 받아줄 수 없다는 입장을 취했기 때문이다. Y씨는 복수전공 학과의 졸업 작품 전시회까지 마쳤지만 복수전공 필수 학점을 이수하지 못해 복수전공을 부전공으로 내렸다.


    # 사례2
    D대 4학년 L씨는 4학년 1학기부터 취업계를 사용했다. 전공이 자신의 적성에 맞지 않다고 판단하고 전공과 관계없는 진로로 취업을 했다. 이후 4학년 2학기까지 취업계를 쓰고 있다. 수업을 수강하지 않고도 15학점을 이수했다.

    # 사례3
    취업이 급한 C씨는 '위장 취업계'를 이용해 학교에 출석하지 않고 취업준비를 하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 C씨는 유명 취업 카페에 글을 올려 어떤 방법으로 취업계를 쓸 수 있는지 문의하고, 지인의 회사에서 가짜 재직증명서를 발급받을 계획이다.

    ※취업계 : 대학 마지막 학기 재학 중에 취업한 학생이 재직증명서 등을 제출하면 강의에 출석하지 않아도 학점을 인정해주는 제도

    (자료사진/노컷뉴스)

    ◇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되는' 고무줄 취업계

    졸업을 앞둔 대학가의 풍경이다. 사상 최악의 취업난 속에서도 졸업 전에 취업을 하는 학생들은 ‘취업계’를 통해 남은 학점을 인정받으려 한다.

    그러나 L씨처럼 쉽게 취업계를 쓰는 대학생도 있는 반면, Y양처럼 취업계를 쓰는 데 어려움을 겪는 대학생도 있다. 취업을 하지 못한 학생들 중 일부는 C씨처럼 ‘위장취업계’를 활용해 대학에 출석하지 않고, 취업공부에만 ‘올인’하려 하기도 한다.

    이렇듯 학생마다 취업계를 쓰는 과정이 다 다른 이유는 취업계에 대해 명확히 규정된 바가 없기 때문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고등교육법 시행령 4조에 따라 각 대학은 학사 및 성적을 학칙에 반양해서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때문에 교육부에서는 취업계에 대한 별도의 지침을 내리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4년제 대학은 취업계를 공식적인 제도로 인정하지 않는다.

    S여대 관계자는 “취업계를 학교 규정으로 두거나, 공식적인 경로를 통해 쓸 수 있게 하면 학생들이 학업이 아닌 취업에만 열중할 염려가 있다. 그래서 학교에서 공식적으로 취업계를 받아주지는 않고, 전부 담당 과목 교수의 재량에 맡긴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거의 모든 4년제 대학이 취업계를 담당 과목 교수의 재량에만 맡기는 실정이다.

    이렇다보니 교수마다 학생들에게 요구하는 서류가 다르다. 어떤 교수는 재직 증명서만으로 취업계를 인정해주는 반면, 또 다른 교수는 재직증명서에 더해 4대 보험 증명서, 근로 계약서 등을 요구하기도 한다.

    허술한 취업 진위여부 확인은 ‘위장 취업계’라는 불법 행위로까지 이어진다.

    ◇ 취업계는 유령제도?

    하지만 현실적으로 취업계를 금지하기도, 공식화하기도 어렵다.

    한국외대 김봉철 교수는 “어렵게 직장을 잡은 학생들에게 원칙만 내세워 ‘취업계 허락하지 않겠다’라고 딱 잘라 말하기는어렵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취업계를 공식화 화면 4년제 대학이 점차 실업계 고등학교나 전문대 등과 비슷한 사회적 의미를 가지게 될 것이다. 대학생들도 자신이 지불한 등록금에서 상당부분 공부할 권리를 빼앗기게 된다.”고 말했다.

    대학구조조정 등으로 대학이 ‘취업양성소’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듣는 와중에 이를 공식화 한다면, 교육기관으로서 대학의 위상이 현저하게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취업계 자체가 교육법 시행령과 어긋난다. 고등교육법 시행령 제11조는 수업일수를 ‘매학년 30주 이상’으로, 제 14조에서는 ‘교과의 이수에 있어 학점당 이수시간은 매학기 15시간 이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취업계를 제출하면, 실제 수업에는 출석하지 않고 리포트나 시험으로 출석을 대신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규정에 위배된다고 할 수 있다.

    ‘취업계’는 실체적인 제도로는 존재하지 않으면서, 공공연하게 사용되는 ‘유령 제도’인 것이다.

    ◇ 뜨거운 감자 '취업계'

    이러다보니 취업계를 둘러싼 의견도 크게 엇갈리고 있다.

    한국외대 김봉철 교수는 “대학생들이 정규 교육을 모두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미리 취업해, 정상적인 대학교육을 받지 못하는 상황을 허용하는 것이 사회전체에 이익이 되지 않는다”며 “이를 사회적으로 막는 정책적인 약속, 즉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성신여대 심상민 교수는 “학교와 기업이 상호 존중과 협업 마인드를 갖고 상시적이고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수행하는 것이 핵심이다. 졸업 전 학생들에게는 대학과 사회를 연결하는 브릿지 프로그램을 활성화해 주는 것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보다 근본적인 시각으로 취업계 문제를 바라보는 입장도 있다.

    대학교육연구소 김삼호 연구원은 “취업계는 대학교 취업률과 대학 평가가 맞물리면서 발생한 문제점”이라며 “대학 평가 구조에서 취업률을 빼서 대학의 자기 정체성을 찾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존재’하지만 ‘공식화’될 수 없는 취업계에 대한 시선은 이처험 다양하다. 명확한 기준이 마련되지 않는 이상, 대학가에서 취업계에 대한 논란은 앞으로도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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