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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뉴스] 새정치는 왜 텃밭 관악을에서 퇴행하나?



정치 일반

    [Why뉴스] 새정치는 왜 텃밭 관악을에서 퇴행하나?

    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 [Why뉴스]는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 방송 : 권영철의 Why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구용회 기자

    왼쪽부터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 국민모임 정동영 후보,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후보 (자료사진)

     

    서울 관악을이 4.29재보선의 최대 관심지역이 되고 있다. 관악을은 명실상부한 새정치연합의 텃밭이다. 그런데 정동영 국민모임 후보가 나서면서 야권이 당선을 자신할 수 없는 지역이 됐다.

    특기할만한 것은 관악을이 새정치연합의 어제와 오늘·미래를 모두 담고 있다.

    동교동계가 정태호 후보를 지원하기로 함에 따라 일시 봉합됐다.

    하지만 관악을은 '친노와 비노 대립', '신구 당원간 갈등', '확고한 지도력 부재'같은 새정치연합의 근본적 문제점을 그대로 노정시키고 있다.

    지난 10년간 계파와 지분싸움을 지겹도록 벌였거만 여전히 밥그릇 싸움은 계속되고 심지어 역사속에서 사라졌던 동교동 가신들이 나타나 실력을 행사하고 지도부는 그들에게 매달리는 구태가 반복되고 있다.

    새정연은 언제까지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는가? 이에대한 궁금증을 풀어보고자 한다.

    ▶ 관악을이 야권의 텃밭이라는데 도대체 어느정도인가?

    = 서울시의회 새정치연합 소속 시의원들은 6~7명 만나봤는데 모두 한결같이 하는 말이 "관악을은 도저히 선거에서 패배할 수 없는 지역이다"라는 것이 공통된 지적이었다.

    서영진 시의원은 "2006년 5.31지방선거처럼 천지개벽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서울에서 새정연이 유일하게 살아남을 수 있는 지역은 단연코 관악을"이라고 단언했다.

    5.31 지방선거 당시 열린우리당은 서울지역 25개 구청장을 전멸시키며 참패했다.

    하지만 야권이 5.31지방선거를 빼놓고는 국회의원과 구청장 선거에서 단 한번도 새누리당에 패한 적이 없는 지역이다.

    ▶ 지금은 해산된 통진당도 손쉽게 의석을 차지할 정도였다는데?

    지금은 해산된 통합진보당에 소속됐던 이상규 전 의원 (사진=윤창원 기자)

     

    = 2012년 4.11총선에서 원래는 이정희 전 통진당 대표가 후보로 나왔다. 그러나 여론조작 문제가 불거져 대타로 같은 당의 이상규 전 의원이 당선됐는데…

    이상규 전 의원은 출마한지 불과 17일만에 '야권 단일후보'라는 이름으로 당선 됐으니까 이 지역의 표심이 어느정도인지 이해할거다.

    ▶ 그렇다면 관악을은 왜 야권 성향이 절대 우위인가?

    = 관악을 지역에 호남출신 인구가 상대적으로 많다. 하지만 이 지역 인구 구성을 보면 전국 어느 선거구보다 젊은 유권자가 압도적으로 많다.

    2014년 기준 통계청의 주민등록 인구 현황을 보면, 관악구의 유권자 수는 22만여명 정도이다. 이 가운데 19세~20대 유권자가 22.1% 30대가 22.9% 로 2~30대가 45%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50대 이상은 38%가 약간 안되니까 젊은 유권자가 다른 지역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이렇게 볼 수 있다. (40대 17.3% ,50대 16.0% , 60대이상 21.7%)

    20대 인구로는 강원도 화천군(군인이 많음) 다음이고, 30대는 경기도 오산시만 빼면 전국 최고 인구수다. 1인가구 비중도 제일 높다.

    ▶ 야당입장에서는 말 그대로 '막대기만 꽂아도 되는 곳'인데 분란때문에 당선을 장담할 수 없는 곳이 된건가?

    = 역설적으로 너무 좋은 땅이다 보니 이런 분란이 발생한다고 새정치연합 관계자들은 전한다. 새누리당과 붙어서 될까말까 하면 하나로 정리가 될텐데 내땅 이라고 생각하니까 내부 분열이 생긴다고 말한다.

    ▶ 정동영 국민모임 후보가 출마한 것은 단순히 관악을이 야권의 표밭이어서만은 아니지 않나?

    4.29 재보궐선거 서울 관악을에 출마하는 정동영 후보가 지난 3일 오전 신림동 삼성동 시장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가진 뒤 시장상인들과 만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 그렇게 보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새청치연합에서 정동영 후보의 출마를 다분히 계산되고 의도된 것으로 본다.

    이름을 밝히지말아달라는 새정치연합의 한 의원은 "새정연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그것을 근거로 해 '대권정치'를 해보겠다는 것이 정동영 후보의 전략"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정동영 후보가 이번 선거에서 패배하면 정치생명이 끝날 것으로 보느냐"라고 이렇게 물었더니 "절대 그러지 않을 것이다. 정 후보는 국민모임에서 이번에 단 한석이라도 얻으면 내년 총선때까지 당대당 통합을 요구하며 끈질기게 세정연을 물고 늘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관악을은 지난 10년간 계파·지분싸움을 벌여 온 새정연 어제·오늘이 응축돼 있다고 아까 얘기했는데 왜 그런가?

    김희철 전 의원 (사진=윤성호 기자/자료사진)

     

    = 야권 지지자들이 새정연에 가장 진저리를 치는 게 "친노 대 비노"같은 계파싸움이다.

    관악을이 뿌리깊은 새정연 계파역사의 가장 실증적 사례라 볼 수 있다.

    관악을의 새정치연합 후보는 정태호 후보다. 정 후보는 양정철 전 청와대홍보기획비서관과 함께 문재인 대표의 최측근이다.

    정 후보와 함게 경선에서 맞붙어 0.6%차이로 석패한 김희철 후보는 이 지역에서 국회의원 한번, 구청장을 두번 지냈고 노무현 정권 시절 열린우리당 창당에도 참여하지 않은 구민주계 인사이다.

    두 사람은 이번까지 포함하면 지난 17년간 구청장 후보로 2번, 국회의원 경선후보로 3번… 모두 5번 맞붙었다. 4번을 김희철 후보가 승리했다. 정 후보는 비로소 이번 경선에서 4전 5기를 했다.

    이런 이력때문에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두 사람의 경쟁을 구민주계와 친노간 대립'으로 몰고가 갈등으로 부각시키는 것은 잘못됐고 '치열한 경쟁'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파갈등이 있었지 않나?

    권노갑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의 故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사진=윤성호 기자)

     

    = 두 사람이 경쟁관계라 해도 국민들이 볼때는 당연히 '친노 대 비노', 이른바 '난닝구와 빽바지' 갈등의 재방송으로 볼 수 밖에 없다.

    또 사라졌던 동교동계가 느닷없이 나타나 DJ묘지를 참배하고는 "정태호 후보를 지원 못하겠다"고 했다가… 또1주일 뒤에는 "지원할테니… 지분을 달라" 고 요구하고 있다.

    권노갑 전 의원이 문 대표에게 정당정치관행상 '주류 60%, 비주류 40%정신'을 지켜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관악을에서 동교동계가 밥그릇이나 차지하겠다는건데 우리정치에 '묘지정치'까지 등장했다는 비아냥이 나온다.

    또 '묘지정치'를 하는 사람에게 매달리는 문재인 대표의 모습도 '딱하다'는 반응도 많다.

    추미애 최고위원은 "지분을 얘기할 사람이 따로있지… 그게 가신들이 할 얘기냐, DJ정신을 모독 한다"고 성토했다.

    ▶ 그래도 DY, 정동영은 막지못해도 당내 갈등은 봉합했지 않나?

    = 신경민 의원은 "동교동계의 지원은 그 자체로 폭발력은 없지만… 불안, 위험 요소 하나를 제거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그런데 정동영이라는 근본적 불안요소를 없애지는 못하는 한계가 있다"고 인정했다.

    신 의원은 "이번주까지 DY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지만 어렵지 않을까 판단된다"면서 "해결책이 있으면 문제가 아니죠"라고 말했다.

    ▶ 관악을을 통해 볼 수 있는 또다른 새정연의 고질적 병폐는 뭔가?

    = 지도력의 부재다. 최웅식 서울시 의원은 "새정치 연합은 아버지가 없는 당 같다"라고 말했다.

    여당은 지도자가 확정되면 그 사람을 중심으로 움직인다. 그런데 새정연은 계파이익때문인지 몰라도 대표나 원내 지도부의 리더십이 너무 취약하다. 개별의원도 자주 대표를 비난하는 등 좋게 말해 개성이 지나치다고 한다.

    요즘 야권에 고언을 아끼지 않는 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은 "이제 야당도 지도자가 구심점이 돼야 할 때"라고 말한다.

    야당 스스로 지도자를 아껴주고 그 주변에 뭉쳐야… 국민들도 그 지도자를 아끼고 존중하지 당내에서 '도찐개찐'처럼 하면 국민들이 어떻게 보겠냐는 얘기다.

    관악을에서 계파·지분갈등은 지도력 부족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받고 있다.

    ▶ 지도력이 그냥 덤으로 얻어지는 건 아니지 않나?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사진=윤성호 기자)

     

    = 지도자가 구심점이 되려면 그에 걸맞는 지도력을 먼저 발휘해야 한다. 존중을 받도록 스스로 행동해야 한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관악을 문제는 이미 예견됐던 일이다. 당내에서 문 대표에게 전략공천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문 대표가 절차의 정당성만 따져 상향식 공천을 해버렸다"고 말했다.

    무슨 얘기냐… 문 대표가 최측근인 정태호 후보를 불러 "미안하다. 나랑같이 정권교체하자"하면서 과감하게 새로운 인물로 전략공천하는 '결단'을 내렸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했으면 당내에 반대하는 세력도 문 대표를 다시 봤을 것이라는 얘기다. 문 대표가 존중과 카리스마를 가질 기회였는데 스스로 박탈했다고 볼 수 있다.

    ▶ 문 대표는 왜 전략공천을 하지 않았나?

    = 문 대표는 4.29재보선 시작때부터 재보선결과에 책임을 지지 않기위해 전략공천 대신 상향식경선을 택했다는 분석이 많았다.

    재선의 전직 의원은 "문 대표가 경선이라는 절차적 정당성을 중시하는 정치와 전략공천을 해놓고 최종적인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는 정치 가운데 전자인 절차적 정당성을 선택했다. 그런데 어느 쪽이 반드시 옳다고 주장하기 어렵지만 절차적 정당성만 중시한 정치는 책임지는 정치에 대한 진실을 닫아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따라서 문 대표가 절차적 정당성만 따져 전략공천을 하지 않은 점은 리더로서 반드시 각성해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당 관계자는 "관악을 선거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지만 관악을에서 참패하고 이런 존중받지 못하는 리더십이 계속된다면 내년 총선도 참담한 현실을 마주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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