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풀 꽃가루를 현미경으로 찍은 사진, 뾰족한 돌기가 인체 점막에 붙어 알레르기를 일으킨다. (사진=국립생물자원관 제공/노컷뉴스)
봄에는 주로 자작나무의 꽃가루가 알레르기를 일으키고, 가을에는 돼지풀 등의 꽃가루가 알레르기를 많이 유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가 많아지면서 꽃가루 알레르기 위험예보를 발령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보시는 것처럼 송곳모양의 가시 같은 것이 꽃가루 전체에 붙어 있습니다. 이런 꽃가루가 눈에 들어갔을 때는 바로 염증을 일으키기 때문에…"
국립생물자원관 이병윤 과장이 돼지풀 꽃가루를 전자현미경으로 찍은 사진을 가리켰다. 우툴두툴한 가시가 촘촘히 박힌 공처럼 생긴 돼지풀의 꽃가루는 가을에 꽃가루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주범이다.
돼지풀처럼 꽃가루의 모양이 목구멍이나 코, 눈 등의 점막에 붙기 쉬운 형태로 돼 있을 경우, 알레르기를 일으키기가 쉽다. 점막에 붙은 꽃가루를 우리 몸이 이물질로 판단하고 면역체계를 가동하고, 이 면역체계에 의한 항원-항체반응으로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난다.
다양한 형태의 알레르기 유발 꽃가루들 (사진=국립생물자원관 제공/노컷뉴스)
돼지풀이 가을의 대표적인 꽃가루 알레르기 유발 식물이라면, 표면에 촘촘한 돌기가 나 있는 자작나무의 꽃가루는 주로 봄에 알레르기를 유발한다. 물푸레나무 꽃가루는 반대로 미세한 구멍이 많은데, 여기에 질소화합물 등 여러 오염물질이 흡착된 채로 인체에 유입돼 알레르기를 일으키기도 한다.
이 밖에도, 소나무와 참나무, 삼나무, 향나무, 버드나무 등은 물론이고, 쑥과 명아주 같은 초본류의 꽃가루도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립생물자원관이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식물 100종의 정보를 담은 '한반도 꽃가루 알레르기 유발 식물 가이드북'을 25일 내놨다. 가이드북에는 꽃가루를 전자현미경으로 찍은 사진을 비롯해, 꽃가루가 날리는 시기, 식물의 특성, 알레르기 유발 정도 등의 정보가 실려있다.
생물자원관 측은 이번 가이드북을 통해 정확한 식물정보와 꽃가루 모양, 크기, 꽃피는 시기 등을 판별할 수 있게돼 보건의학계에서 꽃가루 알레르기 진단이 보다 신속해지고, 판별시약개발, 치료제 개발 등 연구의 기초자료로 가이드북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아울러 알레르기 유발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시기에는 미세먼지와 같이 '꽃가루 알레르기 위험 예보'를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생물자원관 측은 "미국과 유럽, 일본 등에서는 지역별 꽃가루 지도와 달력, 위험도 예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조만간 예보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재 우리나라 국민의 약 20%가 꽃가루 알레르기 피해를 겪고 있으며, 지난해 건강보험공단 자료에따르면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환자는 5년 전보다 1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