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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랑콤, '넘사벽' 아모레퍼시픽 쿠션 따라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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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모레퍼시픽 "기술은 우리가 앞서지만 워낙 강적이라"

    아모레퍼시픽이 2008년 출신한 아이오페 에어쿠션

     

    파운데이션 제형의 혁명을 일으킨 아모레퍼시픽의 쿠션 화장품이 이번에는 강적을 만났다. 매출 기준 세계 1위 화장품 기업인 로레알이 명품 브랜드 랑콤을 내세워 유사 제품을 출시했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이 2008년 아이오페를 통해 에어쿠션을 출시한 이후 수많은 미투(me-too) 제품들이 나왔지만 원조의 아성을 뛰어넘지는 못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다르다. 상대가 세계적인 유통망과 자본력, '명품 브랜드' 꼬리표까지 달린 로레알, 그리고 랑콤이다.

    당장 4일 시내의 한 백화점에서 랑콤의 쿠션파운데이션 '블랑 엑스퍼트 쿠션 컴팩트'는 테스트용만 있었다. 랑콤 관계자는 "출시 소식을 듣고 찾아온 고객들이 많아서, 지금은 예약을 해야 한다"고 했다.

    랑콤의 해당 제품은 화장품 용기 안에 액체로 된 파운데이션이 적셔진 스펀지가 있고, 이 스펀지를 퍼프로 찍어 얼굴에 바르는 형태다. 한국에서는 이미 익숙한 제품이다. 기존의 쿠션 화장품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 뷰티 블로거들 사이에서는 '랑콤의 뒷북'이라고 불릴 정도다.

    랑콤의 쿠션파운데이션 '블랑 엑스퍼트 쿠션 컴팩트'

     

    자외선 차단 지수나 기능성 등 스펙 면에서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쿠션 화장품에 떨어진다. 아모레퍼시픽은 물론이고 후발 미투상품들까지 국내 제품들의 자외선 차단 지수는 대부분 SPF50(PA++)이다. 랑콤 제품은 SPF23(PA++)이다.

    국내제품들은 또 자외선차단 뿐 아니라 미백과 주름개선까지 기능을 진화시킨 상태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2008년 출시 이후 쿠션 제품은 계속 업그레이드됐다"면서 "랑콤 제품은 우리 기준에서 한 단계 정도 낮은 상태"라고 말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랑콤이 세계시장에서 판매되는 제품임에도 용기에 'Made In Korea'라고 써있다는 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한국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제조사는 한국의 중소화장품 업체인 코스맥스지만 제품에는 명시되지 않았다. 랑콤이라는 브랜드는 가져가되 쿠션 화장품의 기술은 한국산으로 남겨뒀다는 의미다.

    아모레퍼시픽이 그동안 미투 제품들을 상대로 소송전을 벌여왔다는 것을 감안하면, 랑콤이 이런 식으로 직접적인 분쟁을 피해가려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쿠션 기술과 관련해 유럽을 비롯해 114건의 특허를 출원한 상태"라면서 "랑콤 입장에서 한국산을 표시하는 것은 자존심을 굽힌 일이기도 하지만, 분쟁을 피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에어 쿠션의 기술력 면에서는 국내 기업이 앞서 있는 게 확실하지만, 세계 시장 기준에서 봤을 때 로레알과 아모레퍼시픽은 아직 비교가 안 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글로벌 소비자 입장에서는 파운데이션 패러다임 변화를 랑콤을 통해 경험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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