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요세미티 국립공워의 엘 카피탄 (사진=플리커)
두 남자가 맨손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엘 카피탄'(El Capitan) 암벽 등반에 성공했다. 등반을 시작한 지 19일 만이다.
영국 가디언 등 외신은 토미 콜드웰(36)과 케빈 조르게슨(30)이 지난달 27일부터 엘 카피탄의 '새벽 직벽'(Dawn Wall)이라는 암벽 코스에 올라 14일(현지시간) 오후 3시 30분쯤 꼭대기에 도달했다고 보도했다.
엘 카피탄은 거대한 화강암으로 된 산으로 높이가 900여m에 달한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인공 구조물인 부르즈 칼리파(828m)보다 100m 가까이 높다.
맨손으로 새벽 직벽을 등반하고 있는 콜드웰과 조르게슨 (사진=유튜브영상 캡처)
엘 카피탄은 암벽 등반가들이 가장 선호하는 바위산 중 하나로 꼽히지만 동시에 가장 오르기 어려운 산이기도 하다. 특히, 새벽 직벽 코스는 엘 카피탄의 100여 개 루트 중 최고난도 코스로 유명하다.
콜드웰과 조르게슨은 추락에 대비해 허리에 로프를 매달기는 했지만, 이외에 다른 장비는 일절 사용하지 않았다.
이들은 7년 동안 치밀한 준비와 거듭된 훈련을 거쳐 최초로 맨손으로 엘 카피탄 암벽 등반에 성공한 인물이 됐다.
암벽에 설치된 텐트 (사지=유튜브영상 캡처)
콜드웰과 조르게슨은 낮에는 휴식을 취하면서 밤 사이에 암벽을 등반했다. 손과 발에 땀이나 미끄러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또 잠을 자고 식사를 하거나 휴식을 취할 때는 절벽에 설치할 수 있는 텐트를 이용했다.
조르게슨은 해발 610m 지점에서 "이번 도전은 (산을) 정복하기 위한 노력이 아니라 꿈을 실현하는 것"이라는 트윗을 올리기도 했다.
AP에 따르면, 이들이 새벽 직벽에 도전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이들은 2010년에 첫 번째 도전을 시도했지만, 중간에 폭풍우가 몰려와 중단해야 했다. 두 번째 도전 때는 조르게슨이 등반 도중 추락해 발목이 부러지는 사고가 나기도 했다.
암벽을 등반하고 있는 조르게슨 (사진=유튜브영상 캡처)
정상에 도달하기 직전의 콜드웰과 조르게슨 모습 (사진=유튜브영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