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병원 설치를 놓고 갈등이 불거졌던 세종시와 충남대병원이 각각 의원급 의료기관을 세우면서 관계가 진정국면에 접어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선 갈등의 '해소'가 아닌 '연장'이라는 점에서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세종시에 들어서는 '두 병원' 충남대병원은 18일 세종시 옛 행복도시건설청 청사에 세종의원을 개원하고 본격적인 진료를 개시한다.
세종시 역시 지난 4일 서울대병원과 시립의료기관 위·수탁 운영에 관한 협약을 맺었다. 오는 6월쯤 조치원에 있는 도서관을 리모델링해 시설을 마련하게 된다.
세종시와 충남대병원의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는 '병원 설치'를 둘러싸고 빚어졌던 양측의 갈등 때문.
세종시 진출에 나선 충남대병원과 서울대병원 유치를 추진해온 세종시 간 보이지 않는 갈등은 지난해 말 수면 위로 드러났다. 서울대 응급치료센터 설치를 위한 국비 통과가 무산되자 세종시가 충남대병원의 국회 로비 의혹을 제기하면서 책임 공방이 오간 것.
"세종시에 두 병원은 안 된다"며 접점을 찾지 못하던 두 기관이 각자 의료기관을 세우는 해법(?)을 찾은 셈이다.
일단은 긍정적인 목소리가 크다. 시급한 문제로 지적됐던 지역 의료공백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게 됐을 뿐더러 양측의 관계도 이를 계기로 진정국면을 맞지 않겠느냐는 전망이다.
실제 양 기관의 언쟁은 최근 들어 주춤해진 상태다. 충남대병원은 "세종시와 지속적으로 협의해나갈 것"이라는 반응을, 세종시 역시 세종의원에 대해 "지역에 새로운 의료기관이 들어서는 것은 축하할 일"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 뚜렷한 입장차, '불씨'는 여전 하지만 문제가 해소된 것은 아니다. 세종시와 충남대병원 간 '시각 차이'라는 근본적인 원인은 여전히 그대로기 때문.
병원 설치에 대해 두 기관은 확연히 다른 관점을 보여 왔다. 세종시는 '명품도시'라는 이미지와 수도권에서 이주한 주민들에게 익숙한 이른바 '빅5 급 병원'이 유치돼야 한다는 입장.
반면 충남대병원은 충청권 거점병원으로서의 진출 당위성과 본원과의 접근성을 강조한다. 유명병원이 반드시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확연히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는 두 기관은 지금껏 이 같은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상태다. 갈등의 '불씨'는 살아있는 것.
실제 세종시의 인구가 늘어나고 종합병원에 대한 지역 요구가 높아지게 되면 갈등은 재현될 수 있다.
"세종시에 의료기관이 들어섰지만, 진정한 대화와 설득은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말들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향후 논의계획에 대해서는 두 기관 모두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진 못하고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