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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살 여자 감독이 연출한 ''동거, 동락''은 꽤나 발칙한 분위기를 풍긴다.
여주인공 유진(조윤희)은 호스트바에서 아르바이트하는 남자친구 병석(김동욱)에게 "엄마가 이혼해 성(性)적 실직 상태"라며 "엄마가 어디 가서 풀었음 좋겠다"고 말한다.
게다가 아버지의 커밍아웃으로 이혼한 뒤 혼자 지내는 엄마(김청)에게 생일선물로 딜도를 선물한다.
그간 생머리를 고수하며 무난한 역할만 해왔던 조윤희가 시나리오를 읽고 화들짝 놀란 것은 당연지사. "대본에서 ''딜도''라는 단어를 보고 오타인줄 알았다니까요(웃음)." 때문에 출연을 한 차례 거절했다.[BestNocut_R]
그러다 용기를 내기로 마음을 바꿨다. "그동안 시나리오에서 선뜻 못할 신이 있으면 거절하곤 했죠. 근데 그게 배우 하는데 안 좋더라고요. 또 너무 무난한 이미지로만 보였던 것 같아 바꿔보고 싶었죠. 이번 영화 덕분에 많이 성숙해진 것 같아요. 틀도 깨고 자신감도 늘었죠".
조윤희는 이번 영화에서 난생 처음 베드신을 찍었다. 또한 파머를 해 ''푸들 머리''를 연출했다. "격정적 정사신은 아니고요.(웃음) 그냥 침대신이랄까, 20대 커플에 맞는 귀여운 느낌 정도예요."
하지만 난생 처음 해본 퍼머 머리는 조금 그립단다. "당시 내가 아닌 것 같기도 했지만 주위에서 푸들 같다며 귀여워해줬거든요. 또 왠지 자유로워지는 느낌도 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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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배우와의 호흡을 어땠을까? 비록 극중이나 베드신을 찍어야 하는 상대니 꽤나 궁금했을 터. "맞아요. 솔직히 누가 캐스팅될지 궁금했죠. 당시만 해도 동욱씨가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을 하기 전이라 얼굴도 몰랐어요. 인터넷에 검색해봤더니 ''JK 김동욱''만 뜨더라고요."
다행히 이후 ''자뻑하림''으로 부상한 김동욱은 붙임성이 좋았다. "처음에는 목소리도 저음이고 말수가 적어서 좀 걱정됐죠. 근데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 ''자뻑하림''처럼 활달하더라고요. 덕분에 편하게 작업할 수 있었죠."
조윤희는 현재 MBC TV 드라마 ''스포트라이트''를 촬영 중이다. 방송국 기자들의 세계를 그리는 이 드라마에서 그는 똑 부러지는 여기자 역을 맡아 주인공 서우진(손예진)과 경쟁하게 된다.
"자꾸 아나운서 이미지만 떠올랐죠. 뉴스 만드는 현장을 탐방한 게 많이 도움 됐죠. 앞으로 멜로도 해 보고 싶고 여전사 캐릭터도 연기해 보고 싶고요. 아직 못 해 본 역할이 많아서 갈 길이 멀답니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