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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질 권리…진정한 의미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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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잊혀질 권리…진정한 의미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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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잊혀질 권리 기획 ①] 논의 주체별로 개념에 대한 이해 달라 논의 '공회전'

    CBS노컷뉴스는 한국 인터넷 개통 30주년을 맞아 한 사람이 사망한 뒤 남게 되는 인터넷 흔적인 '디지털 유산'에 대한 집중적인 논의를 아래와 같이 진행했다.

    ① 11월 5일 "내가 죽은 뒤 내 인터넷 흔적 어찌될까?"
    ② 11월 6일 "하늘 나라 간 우리 아빠 미니홈피, 이어 받을 수 있을까?"
    ③ 11월 7일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죽음…"이젠 디지털 유산 고민할 시점"

    하지만 죽은 자들뿐 아니라 산 자들도 문제다. 자신도 모르는 개인 정보가 무차별적으로 복제돼 퍼져나가면서 마치 '주홍글씨'처럼 낙인이 찍혀 피해를 보는 상황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급기야 유럽연합(EU)에서는 2014년 발효를 목표로 온라인상에서의 ‘잊혀질 권리(right to be forgotten)’를 보장하는 개인정보지침 개정을 추진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CBS노컷뉴스는 대한민국에서도 본격적으로 다뤄지고 있는 이 '잊혀질 권리'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사례 1. 회사원 김 모(31)씨는 최근 핑크빛 연애 전선에 먹구름이 꼈다. 여자친구가 전 여자친구와 다정한 모습으로 찍었던 사진을 발견하면서 이별 위기에 처한 것.

    김 씨는 자신의 미니홈피에서는 증거 인멸에 성공했지만 친구가 과거에 퍼갔던 사진을 여자친구가 발견하면서 곤혹을 치렀다. 김 씨는 "내 개인정보를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닥치니 무력감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사례 2. 지난 4월 한 여성은 출판사 취직에 성공했다. 이 여성은 해당 출판사의 이름과 함께 합격의 기쁨을 트위터에 올렸다. 하지만 다음날 고용주로부터 '합격을 취소한다'는 메일을 받았다.

    고용주는 "출판사 이름을 밝힌 것도 문제가 되고, 트위터에 올린 다른 글들을 읽은 결과 우리 회사와는 맞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취소 사유를 밝혔다.

    #사례 3. 지난 8일에는 산부인과에서 일하는 한 간호조무사가 신생아에게 손가락 욕설을 하는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 사진은 삽시간에 인터넷 커뮤니티로 퍼지며 간호조무사 신상털기가 시작됐다.

    네티즌들은 곳곳에 퍼져있는 조각 정보들을 모았고 결국에는 이름과 나이, 전화번호는 물론 집주소까지 온라인에 공개됐다. 급기야는 해당 산부인과 홈페이지마저 항의글로 뒤덮였다. 결국 병원 측은 이 간호조무사를 퇴사조치시키고 병원 이미지 훼손 등을 이유로 법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 수면위로 부상하고 있는 '잊혀질 권리'

    위의 사례들처럼 SNS가 확산되면서 과거에 인터넷에 올린 글들로 피해를 보는 경우도 덩달아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른바 '잊혀질 권리'가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지난 1월 유럽연합(EU)이 인터넷에서의 개인정보 보호 강화를 위해 잊혀질 권리를 담은 개인정보 보호지침 개정안을 마련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우리 사회의 논의도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언론을 중심으로 논의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형성되면서 어느새 잊혀질 권리라는 용어는 우리와 친숙한 단어가 됐다.

    ◈ 잊혀질 권리…진정한 의미를 아십니까?

    하지만 정작 이렇게 익숙해진 잊혀질 권리에 대한 개념을 바라보는 시각이 각각 달라 논의가 공회전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본격적인 잊혀질 권리 논의에 앞서 각각 이해관계에 따라 달리 받아들이고 있는 개념을 일치시키는 게 급선무라는 것이다.

    일단 잊혀질 권리는 거칠게 '개인 정보 삭제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라고 정의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내부를 들여다보면 그렇게 간단하게 쓰일 수 있는 용어는 아니다.

    잊혀질 권리의 범주는 크게 5가지로 ▲디지털 유산 ▲개인정보자기결정권 ▲기사삭제 요구권 ▲게시글 삭제 요구권 ▲공공기록물 삭제 요구권으로 나눌 수 있다.

    이런 다양한 범주 안에서 삭제를 요구할 수 있는 개인 정보의 범위도 제각각 다르고 보호 영역에 대한 논란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잊혀질 권리를 논의하는 주체마다 자신의 시각에서만 바라보면서 이해하고 있는 개념에 차이가 있어 논의 자체가 공회전을 할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BestNocut_R]

    가천대 법학과 최경진 교수는 "우리 사회에서 잊혀질 권리를 논의할 때 자신이 속한 집단에 따라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다"면서 "깊이 있는 연구가 없는 상황에서 EU 결정 이후 언론에서 센세이셔널하게 다루다보니 잊혀질 권리가 오도되는 경향이 있다"고 꼬집었다.

    최 교수는 "일단 각 영역별로 논의에 대한 시각을 평준화하는 게 논의의 첫걸음"이라면서 "각 영역별로 시각이 공유되면 권리에 대한 보호 영역이 본격적으로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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