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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복女라고 모두 아동음란물 아냐"..음란물 '이럴 땐' 형사입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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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교복女라고 모두 아동음란물 아냐"..음란물 '이럴 땐' 형사입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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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 아동청소년 음란물 단속기준 공개...9월 이전 다운로더는 가급적 선처방침

    ㅇㅇㅇ
    최근 경찰과 검찰 등 수사당국의 아동, 청소년 음란물 단속이 강화되고 있지만 단속기준이 모호해 큰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아동, 청소년 이용 음란물(이하 아동음란물)과 관련해 경찰에 형사입건되는 기준은 무엇일까.

    #1. 지난 9월 말 결혼을 앞둔 회사원 임모(30)씨는 경찰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음란물 배포 등에 대한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위반 내사사건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으러 오라는 내용이었다.

    경찰은 임 씨에게 "'토렌트'라는 파일공유 프로그램에서 음란 동영상을 배포한 것과 관련해 물어 볼 것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임씨는 "토렌트 시스템 자체에 대해 전혀 몰랐는데 이 프로그램 때문에 가지고 있는 파일이 자동으로 다른 사람에게 보내져 소지 혐의에 더해 배포 혐의까지 더해진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앞이 캄캄하다"고 말했다.

    그는 "결혼이 코앞인데 신부 얼굴을 어떻게 보냐"며 고개를 떨궜다.

    #2. 공시생(공무원 시험 준비생)인 김모(23.여)씨는 가끔 스트레스를 받으면 무작정 동영상을 내려받는다.

    무더기로 내려받았기 때문에 교복을 입은 여성이 나오는 음란물을 받았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김씨는 "제목이 고딩, 중딩, 혹은 영계 이런 식의 파일은 없었던 것 같지만 솔직히 자신이 없다"고 털어놨다. 그는 "최근 뉴스에서 아동청소년음란물 때문에 경찰 조사를 받았다는 사람들을 보고는 겁이 난다"며 "기준이 모호하다보니 나도 걸릴 수 있다고 생각하니 아찔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운받는 중에 아청물에 해당하는 파일이 있다하더라도 그것은 고의성이 없는 것인데 왜 성범죄라는 죄명하에 벌벌 떨어야 하냐"며 "여자라 어디가서 말도 못하고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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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복입은 女 등장하면 다 아동음란물?

    임씨와 김씨와 같은 사람들이 넘쳐난다. 하지만 물어볼 곳 없어 답답하기만 하다.

    한 카페에서는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말려'도 아동음란물로 처벌받는다던데 사실이냐, 성인 배우가 교복을 입고 출연하는 것도 아동음란물이냐는 질문이 이어졌다.

    특히 아동음란물의 기준 때문에 혼란스럽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에 대해 경찰은 '아동음란물'의 개념을 △아동, 청소년 또는 아동, 청소년으로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이 등장해 △음란행위를 하거나 그 밖의 성적행위를 하는 내용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필름, 비디오물, 게임물 또는 컴퓨터나 그밖의 통신매체를 통한 화상, 영상 등의 형태가 모두 포함된다.

    따라서 컴퓨터로 주고받은 동영상 파일이나 카카오톡 등으로 받은 사진 등도 아동음란물이며, 만화나 애니메션도 아동음란물 대상에 해당된다.

    하지만 '짱구는 못말려'처럼 단순히 등장하는 유치원생 캐릭터가 신체를 노출한다는 이유만으로 음란물로 보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 윤영준 경감은 "수사 담당관은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음란표현물에 대해 사회 평균인의 입장에서 사회 통념상 그 전체적인 내용을 관찰한 뒤 판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음란물의 등장인물이 교복을 입었다고 해서 모두 아동음란물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윤 경감은 "법에서 '아동, 청소년으로 인식될 수 있는'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전반적인 내용과 상황을 종합해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되기 어려운 경우는 아동음란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 단순히 '다운로드'만 했는데 처벌 받나요?

    경찰은 아동음란물 단순 '소지' 행위 단속 범위에 대해서 컴퓨터 데스크탑 또는 노트북 PC의 하드디스크, 이동식 하드디스크, USB 메모리, CD, DVD 등에 보관하는 경우도 해당한다고 밝혔다.

    또 인터넷에서 아동음란물을 내려받았다가 삭제한 경우에도 처벌받을 수 있다.

    '소지'에 관련된 지난 1999년 대법원 판례를 보면, 반국가단체의 활동을 찬양, 고무하는 내용의 문건을 컴퓨터 디스켓에 저장해 보관했다면 이적표현물소지죄는 성립하는 것이며 그 후 문건을 삭제한 것은 이적표현물소지죄의 성부에 아무런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는 결과가 나왔다.

    윤 경감은 이처럼 "도둑질을 하고 다시 돌려줬다고 해도 도둑질한 것이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파일을 삭제했다고 하더라도 '소지'의 경우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동음란물인지 모르고 내려받았다가 바로 삭제한 경우는 처벌을 받지 않는다.

    윤 경감은 "아동음란물 소지 고의가 없어 단속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메신저로 '재밌는 자료'라고 해 받은 파일이 아동음란물로 확인돼 바로 삭제했다거나, △이메일로 '좋은 자료'라고 해 첨부된 파일이 아동음란물로 확인돼 바로 삭제했을 때, △웹하드에서 일반 음란물인 줄 알고 내려받은 파일이 아동음란물에 해당해 바로 삭제하는 경우는 처벌 받지 않는다.

    웹사이트에서 게시된 아동음란물 사진이나 동영상을 실시간으로 본 경우엔 '소지'행위에 해당하지 않아 처벌받지 않는다.

    단, 게시하는 방식에 따라 해당 사진이나 동영상이 컴퓨터에 저장되면서 보여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 사실을 알면서 보는 경우엔 '소지'행위에 해당된다.

    ◈ 검경, 9월 이전 아동음란물 다운로더들은 기소유예 등 선처 방침

    경찰은 이처럼 일정한 기준을 갖고 단속한다고 하지만 현행 아동청소년법상 아동음란물에 관한 법 조항이 너무 모호한 점은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아동청소년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아동청소년이 아니더라도 아동청소년으로 '보여질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이 음란한 행위를 할 경우 처벌을 받는다.

    하지만 시민들은 '아동 청소년으로 보여질 수' 있다는 이 표현이 모호하고 자의적이라고 비판한다.

    또 일각에서는 아동음란물에 대해 국민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고 성급히 법만 집행한다는 비판과 함께 헌법소원을 제기할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한편, 경찰과 검찰은 아동청소년음란물 단속기준에 대해 홍보가 잘 되지 않아 혼란이 가중된 점을 감안해 9월 이전에 아동음란물을 내려받은 사람들에 대해선 기소유예 등 선처를 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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