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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안 강화 위해 도입한 IC카드, '무용지물'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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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C카드 결제 가능 단말기 설치한 가맹점 20~30% 불과
    가맹점 업주들, 자비 들여 단말기 설치할 이유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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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당국이 보안 강화를 위해 도입한 IC카드가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오는 3월부터 마그네틱 카드의 입출금, 계좌이체 등의 업무를 제한하기로 했다.

    일부 영업시간에 시범적으로 마그네틱 카드를 사용할 수 없도록 테스트를 한 후 9월부터는 전면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기존 마그네틱 카드만 사용했던 고객은 IC칩이 들어있는 카드로 재발급 받아야 한다. 감독 당국의 이같은 조치는 마그네틱 카드가 안고 있는 복제 위험 때문이다.

    마그네틱 카드는 마그네틱의 정보를 복사해 복제가 가능한 반면 IC카드는 저장돼 있는 고유번호를 이용해 데이터가 암호화 된 다음 전송되기 때문에 복제가 어렵다.

    또 IC카드는 비밀번호 입력 방식이어서 카드 분실 시 금융사고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하지만 문제는 현금 카드보다 월등하게 사용량이 많은 신용카드의 활용 문제다.

    신용카드도 IC카드로 전환을 하고 있지만 정작 신용 카드 이용자들이 사용해야 할 일반 가맹점에서는 기존의 마그네틱 카드만 결제가 가능한 경우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일반 카드 가맹점 중 IC카드 결제가 가능한 단말기를 설치한 곳은 20~30%에 불과한 형편이다.

    특히 대규모 사업장을 제외한 소형 가맹점들은 IC카드를 읽을 수 있는 결제 단말기 설치 자체를 꺼리고 있다.

    걸림돌은 20만원에 달하는 IC단말기 비용이다. 단말기를 교체할 경우 추가 비용이 들어 오히려 교체하는 게 손해라는 것이 가맹점 업주들의 입장이다.

    단말기 교체 비용을 금융당국이나 카드사에서 지원해주지 않는다면 굳이 자비를 들여 단말기를 설치할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서울 여의도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김 모 씨는 "결제가 안 되는 카드가 있는 것도 아니고 지금 불편함을 전혀 못 느끼고 있다"며 "굳이 내 돈 들여가면서 단말기를 교체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BestNocut_R]

    또 현재 모든 카드에 마그네틱과 IC칩이 함께 내장돼 있어 굳이 IC칩 단말기를 쓰지 않아도 되고,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하는 불편함도 해결해야 하는 고민 거리다.

    이에 대해 권한용 금감원 IT감독국 부국장은 "은행의 현금카드는 금감원이 주도해서 IC카드로 교체할 수 있지만 신용카드는 가맹점이 있어 곤란하다"며 "개별 가맹점에 단말기 보급을 강요할 수 없기 때문에 계속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재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0만개가 넘는 가맹점의 단말기 교체 비용을 누가 부담해야할 것 인지에 대한 문제가 불거진 지는 10년이 지났다"며 "IC칩을 내장한 카드를 발급하면서 들인 비용에 비하면 그 효과가 미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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