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디도스 공격 사건을 주도한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의 수행비서와 범행 직전 함께 술을 마신 박희태 국회의장 비서가 경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고 있다.
또 국회의장의 비서뿐 아니라 의원직을 상실한 한나라당 공성진 전 의원의 비서도 술자리에 동참한 것으로 확인돼 술자리의 성격과 오고간 대화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7급 상당의 국회의장 의전비서인 김모(31) 씨는 6일 오후 3시쯤 서울 미근동 경찰청에 참고인 신분으로 자진 출석해 사건 당일 어떤 이야기를 주고받았는지 등에 대해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최 의원의 비서 공 모 씨가 디도스 공격을 지시한 지난 10월 25일 밤 공 씨와 함께 술을 마셨다.
이 자리에는 김 씨와 공 씨 뿐 아니라 공성진 전 한나라당 의원의 7급 비서였던 박 모 씨, 검찰 수사관 출신 김 모 씨 등 모두 4명이 있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김 씨를 제외한 나머지 3명에 대해 이미 소환 조사를 마쳤지만 "병원 설립에 관한 투자 이야기가 오갔을 뿐 디도스는 물론 선거에 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는 공통된 진술만 확보한 상황이다.
하지만 경찰은 이들의 일관된 진술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선거 전날 정치권에 적을 둔 3명이 모인 자리에서 선거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는 건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돼 말을 맞췄다는 걸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은 국회의장 비서 김 씨에게 사건 당일 어떤 이야기를 주고받았는지를 집중 추궁하는 한편, 이미 조사한 3명도 재소환할 방침이다.
하지만 경찰은 범행을 저지른 공 씨 등 4명의 금융계좌와 통화내역, 이메일 송수신 내역 등을 압수수색해 분석하고 있지만 오는 9일로 예정된 송치까지는 분석을 완료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BestNocut_R]
경찰청 관계자는 "수사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송치하더라도 검찰과 조율을 통해 수사에 협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신문 기법 전문인 특수수사과 4~5명을 투입해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 '윗선'에 대한 주범 공 씨의 진술을 확보하는 데도 역량을 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