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배모(32) 씨는 연체된 카드대금 결재를 위해 전당포를 찾았다.
최근 친 서민 신용소액대출 상품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시중 금융권 대출은 신청자격도 까다로운데다 실제로 대출금을 수령받기까지는 길게 한 달 이상 소요되기 때문이다.
배 씨는 평소 아끼던 고급시계를 맡기고 150만 원을 빌릴 수 있었다. 배 씨는 "소액이 필요할 때 한 달 정도 짧게 쓰기에는 큰 무리가 없어 이곳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경기침체 영향으로 소액의 급전을 필요로 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전당포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시대가 변하면서 대부분 카메라나 금, 보석과 같은 결혼예물을 맡기고 돈을 빌렸던 과거와 달리 요즘은 노트북과 명품가방, 명품 구두 등 전당포를 찾는 연령대와 품목도 다양해지고 있다.
2일 청주시에 따르면 청주시내 전당포 점포수는 7곳. 이들 전당포들이 받고 있는 물건들은 각종 귀금속과 가전제품, 명품시계, 가방, 구두, 값비싼 예술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30년째 운영 중인 청주 서문동 S 전당포는 최근 돈을 빌리러 오는 사람들의 발길이 부쩍 늘었다.
하루 평균 5명도 채 되지 않았던 방문자들은 지난 2월부터 꾸준히 증가해 현재는 하루 평균 10건 이상의 고객들을 응대하고 있다. 전당포의 이율은 각 점포별로 조금씩 차이를 보이지만 한 달이용 시 3.66%~5%, 두 달부터는 7~8%대로 책정돼 있다.
실례로 금목걸이를 맡기고 10만 원을 빌렸다고 했을 때 한 달 안에 물건을 다시 찾아가는 데는 10만 5000원 가량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단기간 내 소액의 급전이 필요한 경우 시중 은행의 대출이자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저렴한 곳도 있다는 장점과 물건을 맡긴 당일 돈을 수령할 수 있다는 게 사람들이 이곳을 즐겨 찾는 이유라고 업계관계자는 분석했다.
이 가운데 전당포에서 가장 인기 있는 매물은 단연 금이다.실제 청주 상당구 남문로 K 전당포에서 맡고 있는 물품 중 40%는 금 관련 품목으로 나타났다.
K 전당포 업주는 "예전에는 소액의 돈을 빌릴 때는 주변의 지인들에게 부탁하는 경향이 높았지만 요즘은 다 같이 어렵다보니 아무래도 전당포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며 "지난해보다 특히 올해 30%이상 이용자가 증가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충청투데이 이정현기자/노컷뉴스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