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지역노동자건강권대책위원회는 노동부 창원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노동자 건강과 안전을 지원하는 대한산업보건협회의 안전보건대행기관들이 건강검진 결과를 조작하는 등 온갖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우리나라 산업재해 80%를 차지하는 중소영세 사업장의 대다수가 안전보건대행기관에 작업환경 측정과 건강검진을 대행하고 있어 저임금, 고노동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의 산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민노총경남지역본부와 마산창원거제산재추방운동연합 등으로 구성된 경남지역노동자건강권대책위원회는 1일 노동부 창원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실과 비리로 얼룩진 대한산업보건협회를 엄중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노동부가 지난 3월 21일부터 일주일 동안 대한산업보건협회 본부 및 산하 12개 지부 16개 센터를 대상으로 점검한 결과 이들 대행기관이 무자격 의사를 선임해 업무를 수행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건강 검진 결과를 허위로 작성하고 특수건강진단 업무를 제대로 하지 않는 등 '보건관리 대행' 지정 업무 등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보건진단 등의 대행 업무는 하지 않고 보건관리 업무와 관계없는 독감예방접종을 해 거액의 비용도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대책위는 "대행기관들은 무자격 의사 선임, 사업장 점검 결과 조작, 건강검진 결과 조작 등을 자행하면서 노동자의 건강권을 팔아 돈 장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 지난해 대한산업보건협회 창원센터와 통영센터 등은 ㈜포스텍 등 19개 사업장에서 실제 방문하지 않은 의사 성명을 기재하는 등 보건관리 상태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하다 적발됐다.
피에스피 등 3개 사업장은 보건관리자 순회점검 지도를 하지 않았고, 2개의 사업장에 대해서는 작업환경측정결과를 30일 이내에 보고하지 않았다.
오히려 보건관리 업무와 전혀 상관이 없는 독감예방접종을 2009년 45개, 2010년 119개 사업장에서 실시해 7천 백만원의 이익을 챙겼다.
김해와 양산지역 210개 사업장에서는 2천818명의 노동자가 의무화된 특수건강검진을 받지 못했다.
대책위는 "이번 점검 결과에서 노동자의 산재가 안전보건 대행기관의 부실 비리 뿐만 아니라 노동부의 수수방관에 의한 철저한 인재이자 살인행위였음을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문제는 이같은 부실과 비리가 매 년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대책위는 우선 지난 2008년 감사원 감사에서도 지적됐듯이 노동부가 대행기관의 비리에 대해 형식적인 점검 및 미온적인 처벌로 인해 대한산업보건협회가 반복적인 법 위반을 저지르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중소영세 사업장과 대행기관의 구조적인 문제도 지적했다.
현재 대다수 중소영세사업장은 안전 및 보건 관리자 자체 선임은 하지 않고, 대부분 대행기관에 위탁하고 있다. 실제 보건관리자의 경우 지난 1997년 자체선임이 38%에서 2008년 20%로 감소한 반면, 대행기관 위탁은 61.6%에서 80%로 증가했다.[BestNocut_R]
사업주와 대행기관이 갑을 관계의 종속적인 계약체결을 하다보니 사업주 입맛대로 사업장 점검과 작업환경 측정, 건강검진 결과가 작성되고 있다는게 대책위의 주장이다.
대책위는 "한해 2천여명이 죽고, 9만여명이 일터에서 산재로 다치는 산재사망 OECD 1위 국가인 우리나라 죽음 행진의 비밀이 드러났다"며 대한산업보건협회의 엄중한 처벌을 요구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 김정철 노동안전보건부장은 "노동부가 타임오프와 관련해서는 집중적으로 관리 감독을 하고 있지만, 실제 노동자의 건강권에 직결된 문제에 대해서는 수수방관하고 있다"며 대행기관에 대한 전면적인 점검을 요구했다.
그는 "지난 2006년 특수건강검진 비리와 관련해 다시는 재발하지 않겠다는 확약서까지 받았는데도 대한산업보건협회는 계속해서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며 "솜방망이 처벌이 아닌 지정취소 등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