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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서울시·자치구 팀장들은 말년병장?'



사회 일반

    [단독] '서울시·자치구 팀장들은 말년병장?'

    서울시·자치구 팀장들, 한 달에 문서 0~2건 생산

    기안1번

     

    서울시의 팀장급 공무원들이 한 달 동안 생산한 문서가 1인당 평균 0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25개 자치구의 팀장들이 생산한 문서도 한 달 평균 1.3건에 불과했다.

    4일 위례시민연대가 서울시 핵심 부서인 감사과와 인사과, 주택정책과, 도시계획과, 복지정책과, 환경정책과 등 6개 과에서 근무하는 5급 팀장 33명을 대상으로 정보공개 청구한 결과를 보면, 이들이 최근 3개월 동안 실무를 위해 만든 문서는 단 2건이었다.

    녹색기업 창업펀드 조성계획과 방송사 프로그램 제작협조 등 해당 문서 2건을 제외하고는 모두 휴가 결재 신청이나 자기역량개발계획서 승인 요청 등 실무와 관계 없는 내용이었다.

    팀장 한 명이 한 달 동안 실무와 관련해 생산한 문서가 평균 0.02건, 다시 말해 서울시의 해당 팀장들은 아무런 문서를 작성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서울시의회와 서울시교육청에서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서울시의회 5급 팀장 23명이 최근 3개월 동안 기안한 문서는 단 한 건, 서울시교육청 4~5급 및 장학관인 팀장 82명이 2개월 동안 작성한 문서는 22건에 그쳤다. 둘 다 평균 1건을 넘지 못했다.

    기안2번

     

    강동구 팀장 1천588건 생산…중랑구 팀장은 64건으로 최소

    서울 25개 자치구 팀장들의 문서 기안 건수도 한 달 평균 1.3건에 불과했다. 자치구별로 편차도 심했다.

    최근 3개월 동안 각 자치구 팀장 4천378명(6급)이 기안한 문서 건수를 보면, 전체 1만7천97건으로 강동구가 1천588건으로 가장 많았고, 서초구 1천482건, 은평구 1천283건, 송파구 1천215건, 종로구 1천202건, 구로구 1천103건 등의 순이었다.

    반면, 중랑구는 64건으로 문서 생산 건수가 가장 적었고, 노원구 68건, 중구 69건, 도봉구 92건 등 전체 기안 건수가 100건이 채 안 되는 곳이 4곳이나 됐다.

    이를 팀장 1인당 한 달 평균 기안 실적으로 환산한 결과 강동구가 3.1건, 중랑구 0.1건 등으로 매우 저조했다.

    문서를 가장 많이 생산한 강동구에서조차 팀장 한 명이 한 달 동안 만든 문서가 고작 3건밖에 안 되는 것이다.

    ◈시민단체 "팀장들 일하는 분위기 조성해야"

    그렇다면 기초자치단체에서 팀장의 역할은 무엇일까. 또 자치구별로 기안 실적에는 왜 차이가 나는 것일까.

    서울 25개 구청은 각 자치구별로 '사무전결처리 규칙'을 두고 있다.

    해당 규칙에 따르면 대부분의 문서 기안은 7급 이하 공무원이 하게 돼 있지만, 6급 팀장이 직접 기안해야 하는 서류도 상당한 편이다.

    가령, 강동구 사무전결처리 규칙에서는 정책결정 건의를 비롯해 14건을, 노원구에서는 24건을 최소한 팀장이 직접 기안해야 한다.

    하지만 팀원이 기안하는 문서에 비해 턱 없이 적은데다 이마저도 잘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있어 시정이 요구된다.

    이득형 위례시민연대 운영위원장은 "실제로 구청이나 동사무소에 가보면 팀장들은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채 맨 뒤에 그냥 앉아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면서 "'말년 병장'이라는 생각으로 손을 놓고 있는 팀장들이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상대적으로 기안 실적이 높았던 강동구에서는 지난해 7월 구청장이 팀장과 부서장에게 적극적으로 업무를 추진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BestNocut_R]

    해당 지시사항을 보면 "팀장의 역할이 시대에 맞게 변화해야 할 시점"이라며 "팀장에게 지정된 업무는 팀장이 직접 기안하고, 팀장과 부서장이 담당직원의 업무량을 덜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득형 운영위원장은 "광역자치단체 차원에서 팀장 역할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면서 "팀장의 문서 기안 건수와 내용 등을 근무평정에 반영하면 팀장이 제대로 일하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조사했습니다.
    ①휴가신청서와 출장신청서, 개인연수계획서 등 분장업무와 관계 없는 문서는 기안 실적에서 제외했습니다. ②서울시 전체 팀장 951명 가운데 핵심부서 6개 과 33명을 임의로 지정해 조사했습니다. ③서울시교육청은 지난 1월 말 조직개편으로 인해 2~3월 기안 실적만 포함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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