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에서 사업을 하는 브루노 프라이어씨는 어느 날 신문에 난 스위스의 한 스키장 매각 광고를 보고 흥미를 가졌다.
그리고는 몇 달 후 그는 스위스 남부 알프스 자락에 있는 ''에르넨''이라는 스키 리조트의 주인이 됐다.
총 19㎞ 길이의 스키 슬로프와 4대의 리프트, 레스토랑을 갖춘 이 스키장 매입에 그가 쓴 돈은 불과 1 스위스프랑, 달러로는 90센트가 조금 넘는다. [BestNocut_R]
뉴욕타임스는 22일 알프스의 소규모 스키 리조트 수백 곳이 계속된 악재로 폐장위기에 직면했다면서 이 스키장의 헐값 매각 사례를 소개했다.
지구온난화로 눈은 내리지 않고, 하루가 멀다 하고 비싼 제설기를 돌리다 보니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데, 스키어들은 대형 리조트만 찾는 악순환을 견디지 못한 스키장 측이 이 골칫 덩어리를 사실상 무상에 팔아버렸다는 것이다.
스키장 측은 지난해에만 18만 달러의 손해를 입었는데, 지난 3월 당국으로부터 스키장 운영 허가증 갱신 비용 140만 달러가 청구되자 그만 손을 들고 말았다.
에르넨 스키 리프트 회사를 운영해온 하인츠 자일러씨는 "프라이어씨야말로 우리가 만난 행운"이라며, 그의 스키장 인수가 이 마을 주민 560명을 살리게 됐다고 좋아했다.
대다수 주민이 스키장 운영에 종사하는 이 마을은 최근 지구온난화로 스키장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젊은이들은 하나 둘씩 마을을 떠나고, 한 교실에 1-4학년이 모여 수업을 하는 작은 초등학교마저 폐교될 위기에 처해 있다.
자일러씨는 "우리처럼 규모가 작은 스키장들의 어려움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며 이곳은 지금 관광 만이 유일한 사업이며, 다른 것은 수익을 내지 못한다고 잘라 말했다.
1990년대 초 스키어들로 북적거렸던 때와 비교하면 이 리조트는 최근 수년 간 숙박 손님이 거의 절반으로 줄었다. 작년 시즌에는 손님이 9만 명에 불과했다.
대부분의 스키어들이 위도가 높아 자연설이 많고, 각종 위락시설도 풍부한 대형 리조트만을 선호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스키장 측의 매각 광고를 보고 세계 각국에서 인수 문의가 쇄도했지만, 자일러씨는 리조트를 다른 용도로 바꾸지 않고 스키장으로 부활시키려는 계획을 제시한 프라이어씨를 선택했다.
최근 자회사를 팔아 여윳돈이 생긴 그는 이 스키장에 올 시즌 운영비와 향후 개발 연구비에만 45만 달러를 투자한 뒤 내년부터 4천500만 달러를 들여 최신식 리프트와 호텔을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새 호텔과 리프트를 짓고 고도가 더 높은 곳에 슬로프를 개발한다면 많은 스키어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는 투자한 뒤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릴 여유가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재정적 어려움에 처한 스위스의 스키장은 한 둘이 아니다. 남부 티치노주(州)에있는 3개의 스키 리조트는 올해 주 당국의 긴급 자금 융통으로 가까스로 파산을 면했다.
영국의 찰스 왕세자 등 유명 인사들이 방문했던 클로스터스 지역의 스키 리조트도 최근 도산 위기에서 살아났으나 제설기 구입을 위한 270만 달러의 돈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