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송전탑 설치에 항의해 음독한 후 사망한 고 유한숙 어르신의 유족인 아들 유동환 씨가 26일 오전 고인의 사망원인 왜곡에 대한 진상 규명과 명예 회복을 요구하며 대통령 면담신청을 위해 청와대로 향하던 중 막아선 경찰병력과 대치하고 있다.그 동안 유족들은 서울을 오가며 고인의 사인이 왜곡되었다는 호소를 해 왔지만 경찰과 한전은 ‘송전탑문제와 관련 없다’는 주장을 하며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황진환 기자)
26일 오전 9시 30분쯤 청와대 분수대 앞. 경찰 10여 명과 시민 유동환(46) 씨가 대치하고 있다. 유 씨의 손에는 고인이 된 아버지 유한숙 씨의 영정사진이 들려있었다.
유 씨는 아버지의 명예회복을 위해 밀양에서 올라왔다. 아버지는 지난해 12월 밀양 송전탑 공사에 반대해 음독자살했는데, 수사 당국이 자살 이유를 개인사로 치부하며 아버지의 죽음을 왜곡했다는 것이다.
유 씨는 "아버지가 경찰관한테 '송전탑 때문에 내가 약을 먹었다'라고 했는데 경찰이 사인을 왜곡했다"며 "이것은 돌아가신 아버지나 또 저희 유가족들을 욕되게 하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 때문에 유 씨는 아버지의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있다. 송전탑 공사에 반대해 죽음을 선택한 아버지를 이대로 장례를 치를 수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유 씨는 △아버지 사인 왜곡한 수사 당국 책임자 처벌 △ 송전탑 공사에 반대해 자살한 아버지의 명예회복 △ 합당한 이주보상 대책 촉구 △ 밀양 송전탑 공사 이전에 주민들과 충분한 대화 등에 관해 대통령에게 말하려고 했다.
하지만, 유 씨의 대통령과의 면담 시도는 40여 분만에 경찰에 의해 저지당했다. 경찰이 "사전 신청 없이는 면담할 수 없다"고 재차 말했고, 대치 끝에 이를 수용한 것이다.
유 씨는 이날부터 대통령 면담 신청을 서면과 전화로 이어나가면서 청와대 앞에서 대통령 면담 시도를 계속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유 씨는 "밀양 공무원들도 다 만나서 대화로 풀어나가려고 했지만 그들은 이 문제를 풀어나갈 의지가 없어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올라왔다"며 "장례를 치르지도 않았는데 한전은 공사만 강행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수사 당국의 발표로 훼손당한 아버지의 명예가 회복될 때까지 대통령과의 면담을 시도할 것이고, 아버지의 장례도 치르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