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고려대, 이화여대가 2008학년도 정시 일반전형에서 학생부 교과 1∼4등급에 점수 차를 좁혀 ''사실상'' 동점을 주기로 해 ''내신 무력화''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16일 연세대가 발표한 정시 일반전형 요강에 따르면 학생부 교과 1∼5등급의 배점은 300점을 기본점수로 준 가운데 400점, 399.5점, 399점, 398.5점, 398점으로 매 등급간 차이는 모두 0.5점이고 1등급과 5등급의 점수 차는 2점에 불과하다.
대학수학능력시험과 논술 등 다른 전형요소를 포함한 전체 총점이 1천점임을 감안할 때 내신 1∼5등급은 거의 차별화되지 못할 것으로 분석된다.
수능의 등급간 점수는 언어영역, 수리영역, 외국어영역의 1∼5등급의 차이는 각각 16점, 21점, 17점으로 내신 등급과 큰 대조를 보였다. [BestNocut_R]
언어 영역 1∼5등급의 점수 차는 각각 3점, 4점, 4점, 5점, 수리 영역의 점수 차는 4점, 5점, 6점, 6점, 외국어 영역의 점수 차는 3점, 4점, 5점, 5점으로 등급간 실제 차이가 매우 커 특정 영역의 1등급 차가 당락을 가를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려대도 이날 발표한 정시 모집요강을 통해 인문ㆍ자연계 응시생들의 학생부 교과성적 1∼4등급의 점수 차가 2.4점이라고 밝혔다.
모집요강에 따르면 전체 1천점 가운데 학생부 교과성적 1등급은 450점, 2등급은 449.6점(-0.4점), 3등급은 448.8점(-0.8점), 4등급은 447.6점(-1.2점)이지만 5등급부터는 각각 443점, 438점, 433점, 428점, 423점으로 크게 차이난다.
반면 수능 성적의 영역별 1∼2등급간 점수 차는 언어영역 4점, 외국어영역 3점, 수리영역 ''가''형 8점, 수리영역 ''나''형 6점, 사회탐구영역 2점, 과학탐구영역 3점 등으로 학생부에 비해 점수 폭이 훨씬 크다.
이화여대 또한 정시모집 요강에서 내신 등급간 점수 차를 1∼2등급간 0.4점, 2∼3등급간 최소 1.2점, 3∼4등급간 최소 2.2점을 주기로 해 1∼4등급의 점수 차를 최소 3.8점으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마찬가지로 수능에서는 1∼2등급에 8점, 2∼3등급에 10점에 점수를 줘 내신의 영향력을 상대적으로 무력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학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적은 점수로 보일지라도 전문가의 입장에서 볼 때 적게 볼 것이 결코 아니다"며 "작년에는 내신 1∼4등급 차가 ''0점''이었는데 올해는 등급간 차이를 뒀고 수능에도 기본점수를 준 게 있는 만큼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분명히 커다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들 대학은 정시 일반전형 정원의 50%를 수능 성적만으로 미리 선발하고 나머지를 학생부 50%, 수능 40%, 논술 10%(명목 반영률) 등의 방식으로 뽑는다.
이에 따라 내신 등급간 점수에 거의 차등을 두지 않고 수능을 일방적으로 강화한 방침이 일반전형 전체에서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 학생들을 유인하기 위해 마련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연세대 입학처 관계자는 ''내신무시'' 논란이 불거져 교육부의 행ㆍ재정적 제재가 거론되던 때에도 특목고 입학설명회에서 "여러분은 교과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공표한 바 있다.
연세대는 정시모집에서 교과ㆍ비교과ㆍ출석을 모두 합한 학생부 총점 500점 가운데 464점을 기본점수로 주기로 해 내신 만점자와 교과 최하등급에 상습 결석자, 봉사활동 무경험자와의 차이도 전체 점수 1천점 중 36점에 불과하다.
교육부는 그러나 대학들의 이러한 방침에 대해 "이미 각 대학이 발표한 학생부 실질반영비율만 그대로 준수한다면 수능 등급 간 점수폭은 대학들이 알아서 결정할 사항"이라며 크게 문제될 것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교육부 김규태 대학학무과장은 "지난 9월 대학들이 발표한 학생부 실질반영비율을 그대로 지켜주고 각 대학 전형요강에도 전형요소별 실질반영비율이 얼마나 되는지 소개해 학생들이 알 수 있도록 해줄 것을 대학들에게 요청했다"며 "모든 전형일정이 끝나는 내년 2월에 실제 대학들의 학생부 영향력 등을 검토해 제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