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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금품로비, 검찰보다 국세청 · 재경부에 더 집중"



법조

    "삼성 금품로비, 검찰보다 국세청 · 재경부에 더 집중"

    김용철 "현직 최고위급 검사들도 돈 받아"…삼성 정면대응

     

    삼성의 금품로비가 검찰 외에 국세청과 재경부에도 집중됐고, 현직 최고위급 검찰 간부 여러 명도 삼성으로부터 거액의 금품을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 김 변호사 "삼성 로비, 검찰보단 재경부·국세청에 집중"

    [BestNocut_L]"검찰은 삼성이 관리하는 작은 조직이었다. 이해관계가 맞물린 재경부, 국세청은 훨씬 규모가 크다."

    삼성그룹 법무팀장을 지낸 김용철 변호사가 오늘(5일) 기자회견에서 주장한 내용이다.

    김 변호사는 이날 오후 서울 제기동 성당에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과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삼성의 로비는 오히려 재경부 등에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이어 자신은 법조계 로비를 담당했다면서 "삼성 구조조정본부에서 검사 수십 여명을 관리하고 나머지 분야는 60여개 계열사가 나눠 맡았다"고 말했다.

    김용철 변호사는 특히 "현직 최고위급 검사 가운데 여러 명도 삼성으로부터 금품 로비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나 관심이 모아진 삼성의 로비 대상 검사, 이른바 ''떡값 검사'' 명단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 김 변호사 "차명계좌 소유 임원 명단 있다"

    김용철 변호사는, 삼성이 수십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뒤 임직원 명의의 차명계좌로 관리해 왔다고 말했다. 각 계열사 별로 로비자금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비자금 조성은 회사의 규모를 가리지 않았다"고 김 변호사는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차명 비자금을 가진 임원 명단도 갖고 있으며, 이는 금융실명제법을 위반한 명백한 범죄"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에 대해 "삼성 안에서는 차명계좌를 가진 것은 인정을 받았다는 증표로, 일종의 훈장으로 간주된다"고 김용철 변호사는 덧붙였다.

    김 변호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건희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의 재산 불법 형성 과정과 관련한 문건도 공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기자회견에 참석한 기자 이외의 사람들로 인해 문건이 분실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공개를 미뤘다.


    [김용철 변호사 2차 기자회견 모습]


    ▲ 김용철 변호사, 삼성에 칼날 세운 이유

    김용철 변호사는 이날 기자회견 가운데 자신의 성장과정과 삼성에 발을 딛게 된 경위를 자세히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김 변호사는 "가난하고 못 배운 부모 밑에서 자라 검사가 된 뒤 음주운전한 친동생을 구속시킬 정도로 열심히 일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쌍용그룹 김석원 회장의 비자금 사건 등을 수사하던 중 ''수사를 중단하라''는 청와대의 지시가 내려와 검찰을 떠나게 됐고,변호사를 개업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아 삼성을 택했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그러나 "삼성에 들어간 것이 인생의 실수였다"고 잘라 말했다. 삼성은 좋은 대우를 보장해 줬지만그 대신 범죄를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삼성이 퇴직한 자신을 압박해오며 재직 중인 법무법인에까지 사퇴 압력을 가하자 삼성 비리 폭로를 결심하게 됐다는 것이다.

    ▲ 삼성 정면대응…주요 의혹에 반박

    삼성은 이날 ''김용철 변호사 주장에 대한 삼성의 입장''이란 제목의 25페이지 짜리 자료를 내고 김용철 변호사가 제기한 주요 의혹들에 대해 반박했다.

    삼성그룹 전략기획실 윤순봉 부사장은 "김용철 변호사의 첫 의혹제기 이후 2주간 갖가지 억측과 오해가 확산되고 있어 이제 삼성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개진해야 겠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우선 김 변호사 명의로 차명계좌에 든 50억원에 대해 "김 변호사가 구조본 재무팀에 근무할 당시 친하게 지내던 동료가 사전 양해를 얻어 개설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계열사 분식결산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회계 비전문가인 김 변호사가 결산기에 회계처리 방법들을 비교, 검토하거나 세무조정 등을 거치는 업무를 분식회계로 오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해서는 "김 변호사가 법조계 인사를 만나 술을 마시거나 식사를 했다면, 이는 사적관계에서 한 일일 뿐, 로비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삼성은 그러나 김용철 변호사에 대한 법적대응은 "향후 사태의 추이를 지켜본 뒤 결정하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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