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울산학생교육원의 일부 파견교사들이 방학을 맞아 향토문화 탐방에 나선 여고생들에게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비교육적 언사를 거침 없이 구사하는가 하면 샤워실의 문을 열거나 손찌검까지 한 사실이 드러나 학부모와 학생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울산학생교육원(울주군 상북면 이천리/일명 ''배내골'')과 관련 학부모·학생들에 따르면, 울산지역 40여 개 고등학교 2학년생 110명(여학생 52명, 남학생 58명)은 지난 18일 오전부터 20일 오전까지 이 마련한 2박3일 일정의 ''향토문화 탐방''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 과정에서 교육원에 파견 나온 울산 모 중학교 P교사(50)는 한 여학생이 상스러운 은어를 사용했다고 해서 "너네 X 있냐?"며 상스러운 말로 되받았고, 경주박물관 소장 성덕대왕신종(일명 ''에밀레종'')의 제작년대 구분방법을 가르치면서 여성의 특정 신체부위를 지칭하는 ''J꼭지''라는 표현을 구사해 성적 수치심마저 느끼게 했다는 것.
또한, 여학생 대여섯 명이 샤워가 늦어지면서 점호시간을 맞추지 못하자 샤워실을 찾아가 갑자기 문을 여는가 하면, 자신이 담당한 분임조의 한 여학생에게는 샤워실에서 늦게 나왔다는 이유로 주먹으로 얼굴을 때렸다가 ''앗!'' 소리를 질렀다는 이유로 두 번째로 손찌검을 하기도 했다는 것.
이 같은 사실은 흥분한 몇몇 여학생들이 주고받은 말을 들은 한 여학생이 19일 밤 늦게 학부모에게 전화로 알려 옴으로써 드러났다. 이 여학생은 주위의 여학생들이 당하고 느낀 바를 메모장에 글로써 적어 울산CBS 취재진에게 제시했다.
울산
이 여학생은 메모장에다 다른 한 여학생의 말을 인용,
"…선생님은 전혀 이해하지 못하시고 저에게 수치심을 느낄 만한 욕을 했습니다. 그리고 입이 걸레라며, 임에 걸레를 물었냐며 비웃으며 말했습니다."라고 적었다.
샤워실에서 일어난 일은 또 다른 여학생의 말은 이렇게 적었다.
"샤워실에서 샤워하고 있었는데 쌤(=선생님)이 문 열었다는 소리를 들었다. 샤워하려고 옷 다 벗고 있었는데 볼까봐 조마조마했다."기록은 이렇게 이어지고 있다.
"그N 저N은 그냥 일상의 말이고, 아침에 짧은 바지를 입고 산책을 나갔는데 "쟤가 바지 안 입고 나온 N이제?" 이랬다. 그리고 아무개가 맞는 소릴 들었다. 여기 있기 싫다." "누드브라 끈을 하고 있었는데 어깨에 끈을 꾹꾹! 누르면서 "벌레가 앉겠네" 하며 비꼬듯 말했다." "무덤(=왕릉) 안을 들여다보고 나오는데, 입구(=출구)가 낮고 좁아서 앞의 사람과 부딪힐까봐 땅을 보며 앞쪽을 잘 살피며 나오는데 바로 코앞에서 쪼그려앉아 가슴골이 다 보이는 걸 알면서도 빤히 들여다보고 있었다. 급히 수습했으나 보는 제3자로서도 수치심을 느낄 정도였다. 문화 탐방이 아닌 것 같았다.""어떤 친구 두 명이 가는데, 그 아이들을 보면서 우리한테 ''엉덩이 투실투실하고 오리궁둥인 것들이 흔들지나 말지. 뒤뚱뒤뚱 엉덩이 흔들면서 간다고 낯 뜨거운 말을 하고…"이에 대해 당사자인 P교사는 인터뷰에서, 여학생들의 주장이 상당부분 사실임을 시인했다. 그러나 ''두번째 손찌검''에 대해서는 "처음 손으로 뺨을 때렸다가 다시 가볍게 머리에 꿀밤을 먹인 정도"라고 말했다.[BestNocut_R]
''성덕대왕신종''과 관련한 표현에 대해서는 학생들이 기억하기 쉽도록 하기 위한 기술적 표현이었다고 해명했다.
일부 학생들은, 여성을 비하하는 ''N''이란 표현은 P교사뿐만 아니라 다른 선생님들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딸을 이번''향토문화 탐방 과정''에 보냈던 학부모 H씨는, "설레는 마음으로 탐방에 참여한 감수성 예민한 청소년들에게 보람을 안겨주기보다 오히려 불쾌감과 두려움을 더 갖게 만드는 것은 지극히 비교육적 처사"라고 분개하면서, 개선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말을 덧붙였다.
현재 울산학생교육원에는 상근 연구지도사 6명과 각급 학교의 파견교사 12명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고, 파견을 희망하는 교사들이 ''줄을 설 정도로'' 많은 대신 자질이나 부적격 여부를 가리는 심사 과정은 매우 미흡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또한, 여성 근무자는 연구사 1명과 간호사 1명뿐이어서 여학생 지도와 보호에 허점이 적지 않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배내골의 울산학생교육원은 울산시교육청이 울산상공회의소 연수원을 사들여 증축, 지난해 9월 준공하고 문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