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범2
충남 보령에서 발생한 일가족 피살사건과 여중생 납치사건의 용의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20일 저녁 충남 보령시 남포면 김 모(53)씨 부부 등 일가족 3명을 살해한 용의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검거된 용의자는 일가족이 숨진 집에서 30m 정도 떨어진 곳에 살던 이웃 주민으로 밝혀졌다.
관련 기사
충남 보령경찰서는 21일 오후 2시 55분쯤 보령시 청라면 외할머니 집에 숨어 있던 용의자 이 모(32)씨를 붙잡아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에 붙잡힌 이 씨는 전날 저녁 이웃 일가족 3명을 살해하고 나서 경찰의 검문검색을 피해 외할머니 집에 숨어 들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조사결과 이 씨는 일가족 살해에 앞서 지난달 30일 같은 마을에 살던 여중생 A(15)양을 납치하기까지 했다.
이 씨는 김 양을 협박해 자신의 집으로 납치한 뒤 22일 동안 방안에 감금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 씨를 수사본부인 남포치안센터로 압송해 범행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으며, 22일 오전 이번 사건과 관련 브리핑을 할 계획이다.
경찰 초기 수사 미흡…일가족 피살 불러왔나?여중생 납치사건에 이어 일가족 살인사건이 잇따른데는 경찰의 미흡한 초동수사가 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경찰에 붙잡힌 용의자 이 씨는 자신이 살해한 일가족 3명의 바로 옆집에 살고 있었다.
그런데 경찰은 전날 살인사건이 발생한 뒤 탐문수사를 허술히 해 바로 옆에서 용의자를 놓쳤다.
사건 발생 한 시간 뒤 제보를 받고 용의자의 집을 덮쳤지만 이미 자리를 비운 것.
더욱이 이 지역에는 여중생 실종과 일가족 살인사건으로 경찰의 검문검색이 강화됐지만 용의자 이 씨는 경찰의 포위망을 유유히 빠져나갔다.
더 큰 문제는 초동수사에 실패하면서 일가족 피살이라는 참극을 불러온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것이다.
경찰은 지난달 30일 보령에서 여중생 실종사건이 발생하자 최근까지 3천 6백여명의 병력을 풀어 수색작업에 나섰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특히 보령시 남포면 주민 6천여명 가운데 전과자를 대상으로 탐문수사를 벌인다고 했지만 존속살인미수 전과를 갖고 있던 이 씨는 아예 용의선상에 빠져 있었다.
동일범
이 때문에 납치된 여중생 A양은 이 씨 집 방안에 감금된 채 불안과 공포속에서 22일간을 보내야 했다.
뒤늦게 경찰이 압박에 나서면서 용의자 이 씨가 A양을 이날 새벽 풀어준 것이 그나마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수사기법상 납치전력이 있는 전과자를 먼저 탐문수사하다보니 용의자 이 씨가 용의선상에서 빠져 있었던 것 뿐"이라며 "모든 전과자들에 대해 탐문수사를 벌일 계획이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용의자 이 씨가 검문검색을 어떻게 빠져나갔는지, 또 수색작업이 소홀했는지 여부 등에 대해서는 22일 브리핑을 통해 밝히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