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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 한올에 가슴 미어지는 ''훤한 20대''

공해, 스트레스 등 후천적 원인이 대세… 국민의 1/5이 탈모

또 빠졌다. 직장인 김모(33·의정부시)씨는 머리를 감거나 잠자리에서 일어나는 게 두렵다. 그 때마다 머리카락이 한 움큼씩 빠지기 때문이다. 집안에 대머리는 없는데 그만 예외다. 김씨는 얼마전 독하게 맘을 먹고 술·담배를 끊었다. 좋다는 발모제는 다 써보고, 검은콩을 볶아서 갖고 다니며 수시로 먹는다. "머리카락 한올 한올에 가슴이 미어진다"는 그는 "이혼남은 용서가 돼도 대머리는 안된다는 말이 여성들 사이에 유행이라는데 이러다 장가도 못가는 건 아닌지 걱정"이라고 했다.

대머리1

 

# 공공의 적 탈모= 탈모는 크게 선천성 탈모와 사춘기나 폐경 뒤 나타나는 유전성, 질병·상해·영양결핍에 의한 후천성으로 나뉘지만 최근엔 후천적인 요인에 의한 탈모가 대세다. 주범은 역시 스트레스. 여기에 공해와 불규칙한 생활도 머리카락을 괴롭힌다. 흔히 화가 날 때 ''뚜껑이 열린다''는 말을 쓰는데, 정말로 스트레스는 머리를 덮고 있는 머리카락을 쏙 빠지게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조사방법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업계에선 국내 탈모인구가 600만~700만명, 많게는 국민의 5분의 1이 넘는 1천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여성도 예외는 아니다. 탈모로 병원을 찾는 사람 10명 가운데 3명은 여성이다. 최근엔 여성탈모 전문클리닉이 급증하고 인터넷 여성탈모동호회도 속속 만들어지고 있다.

대머리2

 

# 팽창하는 탈모시장=업계는 탈모방지 및 발모제 시장규모가 1조원 가량이라고 말한다. 관련 분야도 약품·식품·화장품 등 먹고 바르는 종류와 모발이식, 모발관리센터까지 광범위하다. 2002년 2천억원 규모에서 5년새 무려 5배 가까이나 몸집이 불어난 셈이다.

가발시장도 쑥쑥 크고 있다. 과거엔 중소업체들 차지였지만 시장규모가 커지자 대형 제약회사들도 탈모관련 신제품을 출시하며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우후죽순 들어서는 탈모 전문클리닉의 진화는 눈부실 정도다. 미국·홍콩까지 진출한 국내 탈모전문 S사는 평택·안양·부천 등 도내에 6개의 관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여름 문을 연 수원센터의 최연희 원장은 "탈모는 병은 아니지만 건전한 정신세계를 갉아 먹기 때문에 그 영향은 치명적"이라며 "우리 센터 고객 가운데 70% 가량은 20~ 30대 초반의 젊은이들이다"고 말했다.

[BestNocut_L] # 대학에 학과도 개설=수원여자대학은 이번 학기에 국내 처음으로 ''트리콜로지(trichology)과''를 개설했다. 트리콜로지는 두피와 모발의 기능 및 구조, 관련 병 등을 연구하고 그 치유법을 찾는 학문이다. 영국에서 시작됐고, 역사가 100년 조금 넘었지만 대머리가 많은 미국 등에선 보편화됐다. 이 대학은 전공학과 뿐 아니라 평생교육원에서도 트리콜로지 단기과정을 개설, 내달부터 교육을 시작한다.

문영숙 주임교수는 "초보자가 배우기는 어려운 전공이라 올해 신입생들은 모두 미용에 경험이 있는 사람 중에서 모집했다"며 "탈모로 고민하는 사람이 늘고 시장도 커지는 만큼 다른 대학들도 개설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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