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중학교 3학년이 대학에 입학하게 될 2008학년도 대학입시부터 대입제도가 대폭 개편된다.
수능시험의 점수제가 폐지돼 등급제로 바뀌면서 사실상 자격고사화되고 학교생활기록부의 반영비중이 확대된다.
2008학년도 대학입시부터 수능성적은 표준점수나 백분위 점수 등 일체의 점수가 제공되지 않고 등급만 제공된다.
성적표에 등급만 표기하는 이유는 치열한 성적 경쟁을 막고 대학으로 하여금 학생부 위주의 대입 전형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200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부터는 여러 과목이나 단원의 소재를
한 문제에 녹이는 방식의 통합교과적 출제가 아니라 각 교과별 교육과정에서 출제한다.
교육부는 고교 2,3학년 선택중심 교육과정 범위, 즉 학교에서 가르치고 배우는 내용을 위주로 출제하고 고교 교사를 출제위원으로 50% 이상 참여시킴으로써 교실수업과 학교 교육과정과의 연계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출제방식도 외부와 차단된 채 한 곳에 모여 합숙을 하며 문제를 내던 ''폐쇄형 출제방식''은 ''개방형 문제은행식''으로 바뀐다.
그동안 수능에서는 한 번 낸 문제는 내지 않는다는게 금과옥조처럼
여겨졌지만 올해 수능부터 기출문제도 출제에 포함된다.
교육부는 문제은행식 출제 방식이 구축되면 2010학년도부터 연간 2회 시험을 치러 학생들이 좋은 성적을 택하도록 하고 하루에 치르던 시험도 이틀에 걸쳐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치열한 성적 경쟁 막고 학생부 위주 전형 유도하기 위한 것교육부의 대입제도 개편의 핵심은 학교교육 정상화와 사교육 경감에 있다.
따라서 수능 비중이 주는 대신 당연히 내신의 비중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성적 부풀리기로 신뢰도가 바닥에 떨어진 교과영역은 절대평가와 상대평가를 절충한 형태로 성적이 매겨지고 비교과영역은 독서,봉사,특기활동 등을 망라해 기록한 ''이력철'' 형태가 되는 것이다.
학생부의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그만큼 교사들의 역할과 책임도 커지게 됐다.
교육부는 교사의 평가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해 교사의 교수-학습계획과 평가계획,내용,기준을 사전에 공개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또 교사가 달라도 같은 과목이면 같은 시험을 치르는 ''교과별 평가''를 중,장기적으로 같은 과목이라도 가르치는 교사마다 따로따로 시험을 치르는 ''교사별 평가''로 전환하기로 했다.
학생부 비중 높이고 교사들의 역할과 책임도 커지게 특수목적고도 변화의 바람을 맞게 됐다. 교육부는 특목고 동일계 특별전형을 도입하기로 했다.
과학고는 이공계로, 외국어고는 어문계열로 진학할 경우 내신성적 때문에 손해를 보지 않도록 동일계 진학 특별전형을 도입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동일계가 아닌 계열을 지망할 경우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만큼 명문고 진학코스로 여겨지던 특목고 열풍이 어느 정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중학교 뿐 아니라 초등학교까지 번지고 있는 특목고 과외 열기는 어느 정도 식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렇지만 새로운 대입제도로 학생을 선발할 경우 변별력이 떨어져 대학들이 사실상 고교등급제를 시행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특목고 인기가 한꺼번에 식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특목고, 동일계가 아닌 계열을 지망할 경우 손해 감수해야이번 대입제도 개편의 핵심은 과열 경쟁을 지양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수능성적 390점과 391점의 차이는 그리 큰 차이가 아니지만 당락에 영향을 미치고 그것이 인생을 좌지우지 할 정도로 여겨지는 풍토는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렇게 하다보면 학생간 줄세우기가 불가능해지는 이점이 있지만 대학으로서는 학생선발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대학으로서는 심층면접이나 논술을 강화해 차별성을 가릴 수 밖에 없다.
결국 사실상의 본고사 부활과 같은 효과가 나타날 것이고 특히 고등학교간 서열을 매기는 등급제가 시행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고등학교간 서열 매기는 등급제 시행 가능성 높아일선학교에서는 긍정정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학교가 중심이 되고 교사의 역할이 증대되는 만큼 환영한다는 것이다.
학생들도 단 한번의 시험보다는 꾸준히 관리해 온 내신으로 결정하는게 바람직하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전교조는 교육부의 개편안이 대학서열화와 학벌주의 문제를 회피한 미봉책이라며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전교조는 사실상 대학본고사가 부활되고 대학서열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입시경쟁이 과열될 것이라며 시일을 늦추더라도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주장했다.
일부 교육전문가들은 학생부 강화로 선행학습이 더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사교육 시장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CBS사회부 권영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