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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영암군 영암읍 영암초등학교 운동장. 웃음꽃을 피우며 축구경기 중인 아이들 뒤로 교정 한켠에서 이들을 우두커니 바라보는 소년이 눈에 띄었다.
같은 또래보다 덩치가 커 보이는 이원영(16)군은 선천성 골형성 부전증(골다공증의 일종)으로 2년동안 진학을 못하고 초등학교 6학년에 머물러 있다.
친구들은 올해 중학교 3년에 올라가지만 이 군은 이제서야 중학교에 입학할 예정이다.
이 군은 살짝만 부딪혀도 뼈가 부러지는 병 때문에 마음놓고 운동을 하지 못한다. 이날도 목발에 의지한 채 운동장 구석에서 친구 아닌 친구(?)들이 노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다.
이 군은 벌써 7차례 뼈가 부러져 수술을 받았다. 대퇴부가 부러질 경우 입원과 통원치료를 석달 넘게 해야 되기 때문에 학교를 쉴 수밖에 없었다.
나이가 어려 무통시술을 받지 못해 수술할때면 3~4일 동안은 밥도 먹지 못할 정도로 고통에 시달려야만 했다. 하지만 이 군은 만만치 않는 병원비 부담으로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하고 있다.
이 군의 아버지는 지난 2002년 오토바이 사고로 세상을 떠나 어머니 최미애(39)씨가 올해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큰 아들과 초등학교 4학년이 되는 딸 등 세아이를 키우고 있다.
덤프트럭을 운전하던 남편이 살아 있을 때는 큰 빚 없이 생활할 수 있었지만 병마에 시름하는 아이를 키우기에는 역부족이다.
최씨는 영암초에서 일용직으로 근무하며 한달에 73만원을 받는 것이 주 수입원이다. 부족한 아들 병원비와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야간에는 호프집에서 주방일을 보고 있다.
이 군은 한달에 한번꼴로 수원 아주대병원에서 진료를 받아야 하지만 지난해 8월 이후 병원 치료를 받지 못했다. 최씨는 아들의 완치를 위해 희귀병 모임과 제약사의 임상실험 등을 두드려 봤지만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또 선천성 골형성 부전증의 경우 성장이 다 된 뒤에야 장애등급 판정을 받을 수 있는 점도 최씨를 힘들게 했다. 최씨는 "기초수급생활대상자에 포함돼 병원 치료비 등 보조를 받고 있지만 혼자 벌기 때문에 힘에 부친다"고 토로했다.
최씨는 "학교 등 많은 곳에서 관심을 기울여 주고 있다"면서도 "정부와 지자체에서 보다 적극적인 경제적 지원을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체육과목에서 100점을 받는 것이 소원이다"는 이 군은 어머니가 생활 전선에 뛰어들다보니 나홀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 컴퓨터가 유일한 낙이다.
이 군은 "하루 빨리 병에서 벗어나 어머니의 부담을 덜어 주고 싶다"면서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꿈"이라고 말했다.
한편 영암군 재향군인회는 이군의 딱한 사정을 듣고 지속적으로 도움을 주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