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SBS <도전 1,000곡>이란 프로그램에 섭외를 받고 짧은 시간에 50곡 정도를 암기해야했다. ^^;;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벼락치기 공부하듯이 새벽까지 이어지는 연습이 지치고 부담이 됐지만, 그 중에 한눈에 들어오는 노래가사가 있었다.
''''다른 건 필요하지 않아 음악과 춤이 있다면~ 나 이대로 내가 하고픈 대로 날개를 펴는거야. 내 삶의 주인은 바로 내가 되어야해''''
꽤 오래된 노래지만, 혹시 누가 내 일기장을 훔쳐봤나 착각할 정도로 내 얘기를 써놓은 듯했다!!.
대중가수로 나선 지 두달 남짓.. 아직 모든게 서툴고 낯설지만, 음악에 맞는 이미지 컨셉을 찾는 것도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ㅡㅡ;
''''청순, 단아한 동양 여성 이미지로 비춰야 한다? 난 명랑하고 쾌활하고 싶은데…'''' 이러다 보니 본래의 ''''나''''가 차츰 잊혀져 가는 듯한 느낌을 받게된다.
대학교 모꼬지때, 상대방에 대해 서로 얘기해주는 시간이 있었는데, 나에 대한 평가는 대충이랬다.
<까불거리기도 하고, 활동적이며, 운동도 좋아하고 덜렁대기도 하는 명랑쾌활한 녀석>
한때는 이런 나의 이미지와 가수 이안으로 이미지에 대해 많이 혼돈스러웠다. 하지만, 대중가수로 정해진 이미지와 내 안에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이미지 사이에 충돌이 생기게 되면서 오히려 ''''진정한 나의 이미지''''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을 준 것 같다.
''''그래~ 가수 이안이 있고, 나! 이동희가 있는 것이다~!! 가수 이안이 이동희와 똑같은 사람이거나, 똑같을 필요는 없잖아?''''
가수 이안은 대중들에게 좋은 노래로 즐거움과 감동을 주는 공인으로써, 그러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이동희의 개인 취향과 스타일을 절제해야 할 때가 있다.
가수 이안이 만나야 하는 사람들은 가족이 아니며, 친구가 아니다. 가수 이안이 만나야 하는 사람들은 대중들이다. 그들에게 보여주어야 하는 모습은 이동희가 아니라 가수 이안의 모습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안과 이동희가 전혀 별개일수도 없는 것 같다. 이동희의 좋은 모습들은 더욱 좋게 발전시키고, 준비된 모습으로 가수 이안 속에 녹여야 하는 것. 또한 이동희의 본래 모습을 간직하되 이안은 그 어느 누구도 아닌 이동희의 가수로서의 분신(分身)이자 본신(本身)의 모습으로~^^
나는 혜택을 받았다. 역동적이고, 즐거운 삶을 살 수 있는 2개의 삶. 가수 이안으로, 그들의 친구이자 가족인 이동희로…
이안으로서의 삶도 성공을 거두고 싶다. 대중들에게 가수 이안을 좋은 이미지와 노래로 각인시키는 것과 이동희로서도 변치 않고 사는 것 말이다.
나는 가수 이안이며, 이동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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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가수 이 안은 2004년 상반기 최고의 인기드라마 <대장금>의 주제곡, 일명 ''오나라송''을 불렀고 올해 서울대학교 국악과를 갓 졸업한 풋풋한 사회 초년생으로 국악과 다른 분위기의 새로운 노래를 안고 우리 곁에 슬며시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