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 폭탄테러 후 폐허(AP=연합)
지난 2002년 8월 인도네시아 휴양지인 발리섬의 나이트클럽에서 호주인을 포함한 서방 관광객 202명의 목숨을 앗아간 발리 폭탄테러에 대해 미 연방수사국(FBI)가 사전정보를 가지고 있으면서 호주측에 이런 테러에 대해 경고조차 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 파장이 일고 있다.
13일 AFP통신은 호주 ABC방송을 인용, 이와 같은 사실을 보도했다.
FBI측은 사건이 일어나기 직전인 2002년 8월 발리 폭탄테러를 지도한 알 카에다조직원 함발리와 잘 알고 지내는 알 카에다 용의자인 모하메드 만수르 자바라를 심문하는 과정에서 함발리가 ''''동남아시아에 있는 서방인들이 즐겨찾는 나이트클럽처럼 쉬운 공격대상을 골라 테러를 가하겠다''''고 말한 사실을 알아냈다.
하지만 FBI측은 ''''호주가 대형참사를 겪을 위험에 노출됐다는 증거가 없어 정보를 제공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호주정보국(ASIO) 국장인 데니스 리처드슨은 상원청문회에 나와 ''''설사 정보를 입수했다 해도 참사를 막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국립대 테러리즘전문교수인 클라이브 윌리엄스는 ''''만일 호주정부가 이런 정보를 사전에 얻었어도 최악의 사태는 피했을 것''''이라며 정보당국에 대해 비난했다.
야당인 노동당 외교정책위원회 대변인인 케빈 러드는 ''''미국측이 그처럼 중요한 정보를 왜 호주에 알리지 않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일단 우방으로 함께 테러와의 전쟁을 벌이는 양국 정보당국간에 정보공유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사실은 심각한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호주의 존 하워드총리는 정보부에 대한 특별감사위원회를 편성해 대대적인 업무관련 감사를 하고 있다.
노컷뉴스 이서규기자 wangsobang@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