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걸이를 벗어던지며 항의하는 티모셴코
지난 6일 우크라이나 의회에서 제1 야당의 지도자인 티모셴코 전 총리가 자신을 비난하는 의원을 향해 목걸이를 벗어던지는 소동이 빚어졌다. 미녀 정치인인 티모셴코의 패션에 큰 관심을 보여왔던 우크라이나 언론도 이 사건을 크게 보도했다.
사건의 발단은 우크라이나 지역당 부총재인 쿠쉬나레프 의원이 의회 연설을 통해 티모셴코의 사치를 비난하면서 시작됐다. 쿠쉬나레프 의원은 "티모셴코의 진주목걸이 하나면 우크라이나 중산층 한 가족이 1년동안 먹고 살수 있다."면서 "티모셴코는 더이상 자신이 우크라이나 국민을 대변하는 것처럼 말할 자격이 없다."고 비난했다.
쿠쉬나레프 의원의 이같은 발언에 발끈한 티모셴코는 즉각 연단 앞으로 나가 쿠쉬나레프를 향해 자신의 진주목걸이를 벗어던졌다. 티모셴코는 "나는 부자도 아니고 이 목걸이도 플라스틱으로 만든 것"이라며 "이 목걸이를 언론사에 넘겨 감정을 받아보자"고 거세게 항의했다.티모셴코의 진주목걸이는 이탈리아산 모조품으로 약 20만원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티모셴코의 돌발적 행동에 쿠쉬나레프 의원은 잠시 당황했지만 "그 목걸이는 내가 아니라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줘야할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어 계속해서 "지난해 2월 티모셴코가 총리가 된 뒤 6개월동안 공공장소에서 그녀가 입은 옷만해도 최소한 2백벌이 넘는다. 그녀가 사치를 하고 있다는 것은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다 안다."고 비난을 이어갔다.
티모셴코는 쿠쉬나레프의 발언이 끝난 뒤 성명을 통해 자신의 치마와 구두를 쿠쉬나레프에게 보낼 것이라면서 "그가 그 옷과 구두를 신고 자신의 보스인 야누코비치 지역당 총재로부터 칭찬을 받길 원한다."고 조롱했다.
지난 3월 실시된 총선에서 티모셴코 블럭을 이끌고 129석의 제2당의 위치에 오른 티모셴코는 대연정에 합의하면서 총리에 복귀할 예정이었으나 연립정부가 출범하기 직전에 대연정파트너였던 사회당의 배신으로 야당 당수로 전락한 뒤 공공연히 권력을 되찾겠다며 강력한 대여투쟁을 이끌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앞으로 7,8개월 내에 합법적으로 야누코비치 총리를 끌어내리겠다"고 공언하고 정부 내각에 맞서 셰도우 내각의 구성 계획도 발표했다.
지난해 6개월정도 총리를 맡았던 그녀는 빼어난 미모와 최신의 프랑스 패션으로 큰 관심을 끌어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3위에 랭크되기도 했다. 그러나 총리직에서 물러나고 지난 3월 총선에서도 친 러시아 정당인 우크라이나 지역당에 권력을 뺏긴 뒤 올해는 세계의 영향력있는 여성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티모셴코의 이같은 의회에서의 돌발행동은 자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높이고 특히 자신이 사치스럽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에게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입증해 보이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