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체첸 카디로프 대통령, 폭탄테러 사망…준 전시

  • 2004-05-09 21:01

일부 정부관리 ''''대통령 안죽었다'''' 주장, 체첸반군 소행으로 분석

체첸의 디나모 스타디움에서 열린 2차대전 승전기념일 행사중에 발생한 폭탄테러로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체첸 군인들이 부상자를 옮기고 있다.

 


아흐마드 카디로프 체첸 대통령이 수도 그로즈니에서 9일 오전 폭탄테러로 사망했다. 카디로프 대통령 외에도 주요 인사 등 10명여 명이 숨지고 100여 명이 부상했다고 러시아 언론이 보도했다.


인테르팍스 통신 등 러시아 언론들은 앞다퉈 이를 보도하면서 이날 2차대전 승전기념일 행사가 진행 중이던 그로즈니 시내 디나모 스타디움의 귀빈석에서 의자 밑에 장치된 지뢰형태의 폭탄이 터져 카디로프 대통령과 북부 카프카스 주둔 러시아군 사령관 발레리 바라노프 대장 등이 사망했다고 전하면서 근처에서 폭발하지 않은 폭탄 1발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한편 상당수 체첸 고위관리들도 숨지거나 부상했으며 로이터 통신기자 1명도 사망했다.

체첸 내무부 관리는 "카디로프 대통령은 폭발 30분 뒤 병원에서 치료 중 사망했으며 바라노프 장군은 즉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관리들은 카디로프 대통령이 중상을 입고 치료 중이라고 말해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9일 NTV 텔레비전 화면을 잡은 것으로 체첸의 수도 그로즈니의 디나모 스타디움에서 행사 도중 귀빈석 밑에 설치된 것으로 보이는 지뢰 폭탄 폭발로 사망한 아흐마드 카디로프 대통령을 군인들이 둘러싸고 있는 장면.

테러 배후는 즉각 밝혀지지 않았으나 러시아로부터 독립을 요구하며 테러공격이 빈번했던 체첸 반군들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사건 직후 "테러범들에 대한 보복은 불가피하다"며 응징을 다짐했다.

숨진 카디로프 대통령은 크렘린측이 2000년 대통령 직에 앉힌 인물로 지난해 10월 선거를 통해 대통령에 정식 선출됐다. 그는 지금까지 러시아와체첸 반군간 투쟁에서 러시아 입장을 지지, 반군의 테러 표적이 돼왔다.

러시아 정부가 관여한 이 선거는 국제 사회로부터 부정선거라는 거센 비난을 받았고 마스하도프를 비롯한 반군 지도자들은 이 선거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지속적인 무장투쟁을 다짐해 왔다.

중앙아시아에 위치한 체첸은 구 소련 해체 과정에서 독립을 선언했다. 그러나 94년 보리스 옐친 당시 러시아 대통령이 체첸을 침공, 영토 수복을 기도하면서 지금까지 러시아와 전쟁을 벌여왔다. 체첸은 97년 아슬란 마스하도프를 초대 대통령으로 선출하며 독립국으로서 첫 발을 딛었으나 99년 다시 러시아로부터 침공을 받았고 현재도 러시아 군이 체첸에 주둔하고 있다.

CBS노컷뉴스 김민수기자/외신종합


카디로프 체첸 대통령은 누구인가

체첸 독립투사에서 친 크렘린계로 돌아선 인물

9일 폭탄 테러로 숨진 아흐마드 카디로프(52) 체첸 대통령은 체첸의 독립을 위해 싸우던 `독립 투사''에서 친 크렘린계 인사로 변신한 인물이다.

이슬람 성직자 출신으로, 1994-96년 1차 체첸 전쟁 당시 아슬란 마스하도프 현 체첸 무장 저항 세력 지도자와 함께 러시아 연방군에 맞서 싸워 국민적 추앙을받았다.

1차 전쟁 이후 체첸이 사실상 독립을 확보하고 1977년 1월 마스하도프가 초대민선 대통령에 선출된 이후 체첸 독립을 위한 `와하비'' 운동을 둘러싼 이견으로 마스하도프와 멀어졌다.

카스피해 맞은편 카자흐스탄 태생으로 체첸 이슬람대학 교수를 지내기도 한 그는 1999년 체첸이 근처 다게스탄을 침공한 것을 계기로 마스하도프와 결별해 반대노선을 걸었다.

1999년 10월 러시아 연방군의 제2차 체첸 침공 이후에는 연방 정부에 적극 협력했으며, 이를 토대로 2000년 6월 크렘린궁에 의해 체첸 대통령에 지명돼 체첸을통치해 왔다.

대통령 취임 이후에는 전쟁으로 파괴된 경제 재건과 주민 납치 근절을 약속하며민심을 파고들었으나, 자신의 변절 행위로 멀어진 민심을 되돌리는 데는 실패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카디로프의 아들 람잔이 이끄는 친 크렘린계 무장 조직인 체첸 민병대는 체첸 전역을 돌며 부녀자 납치와 고문, 요인 암살 등 갖은 악행을 저질러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5일 치러진 대선에서 82.5%의 압도적 지지율로 당선돼 대통령에 공식 취임한 이후 무기를 버리고 자진 투항하는 무장 세력을 사면하고 전쟁으로 파괴된 주택 보수를 서두르는 등 유화 정책을 펴 왔다.

그러나 1994-96년 1차에 이은 1999년 이후 2차 체첸전 등 10년째 계속되고 있는 전쟁 와중에서 이미 멀어진 국민들의 마음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러시아 연방 정부도 지난 2000년 카디로프를 체첸 대통령으로 지명할 당시 고민을 많이 했으나 다른 대안이 없어 카디로프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체첸 관련 주요 사건 일지>

체첸 수도 그로즈니에서 9일 폭탄 테러가발생, 아흐마드 카디로프 대통령을 비롯한 체첸 고위 인사 14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부상했다.

다음은 체첸 관련 주요 사건 일지.

1999년 10월 1일= 러시아군, 1994~96년 1차 체첸전 이후 첫 체첸 진입. 제2차체첸전 시작.

2000년 2월 1일 = 러軍, 체첸 수도 그로즈니 점령.

▲7월 2~3일 = 체첸 동부 아르군 등 2곳에서 연쇄 폭탄 테러... 33명 사망, 84명 부상.

2001년 12월 30일~2002년 1월 1일 = 러시아군 그로즈니 동부서 체첸 반군과 교전... 200명 이상 사망.

2002년 8월 19일 = 체첸 무장 세력, 러시아군 Mi-26 수송헬기 격추... 121명사망.

▲10월24일 = 체첸 무장 세력, 모스크바 극장 침입 인질극, 관람객 129명과 인질범 41명 등 170명 사망.

▲12월 27일 = 그로즈니 시내 친(親)러 체첸 정부 청사에서 자살 폭탄 테러2건 발생... 83명 사망.

2003년 5월 12일 = 즈나멘스코예 친러 체첸 정부 청사 외곽서 차량 폭탄 테러... 60명 사망.

▲7월 5일 = 모스크바 록 콘서트장서 체첸 여성 2명 자살 폭탄 테러... 최소18명 사망.

▲8월 1일 = 러시아 서남부 북(北)오세티야 공화국 모즈도크 군병원서 폭탄테러... 50명 사망, 64명 부상.

▲9월 3일 = 러시아 서남부 스타브로폴주(州) 통근 열차 폭발 사고. 5명 사망, 30여명 부상.

▲9월 15일 = 체첸 인접 잉구셰티야 공화국 소재 연방보안국(FSB) 폭탄 테러. 5명 사망. 40여명 부상.

▲10월 5일 = 체첸 대통령 선거에서 카디로프 82.5% 득표율로 당선. 같은달19일 카디로프 대통령 공식 취임.

▲12월 5일 = 러시아 서남부 스타브로폴주(州) 에센투키 마을 근처서 열차폭탄 테러... 37명 사망, 177명 부상.

2004년 2월 6일 = 모스크바 지하철 폭탄 테러... 30명 사망, 100여명 부상.

▲5월 9일 = 체첸 수도 그로즈니서 폭탄 테러. 카디로프 대통령 사망, 100여명 부상.








0

0

전체 댓글 0

새로고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