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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지각한 교수, 참아야만 하는가?"...게시판은 설전 중



IT/과학

    "몰지각한 교수, 참아야만 하는가?"...게시판은 설전 중

    과기연합사이트, 교수의 사적 심부름에 대해 열띤 토론

    교수 강당

     


    A대학 전자공학과 3학년 김 씨는 어느 날 지도교수의 부름을 받고 교수실로 달려갔다.

    "자네 포토샵 좀 한다고 했지? 우리 딸이 이번에 재롱잔치를 했는데 동영상을 CD로 만들었거든. 이거 표지 좀 하나 만들어 봐."

    가뜩이나 실험실 잡일 때문에 정신이 없는데 지도교수 아이의 재롱잔치 CD 표지까지 해야한다니···. 김 씨는 전공 관련 분야도 아닌 교수의 사생활 심부름까지 해야되는 학교 실정에 기가 막혔다.

    매일 새로운 연구 성과로 국내 유수 논문을 발표하는 등 존경받는 스타급 교수들이 있는 한편, 자신의 도장을 파오라고 시키거나, 자택 관리비 대납을 요구하는 등의 사적 심부름까지 시켜대는 교수들이 있어 학생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이러한 교수들에 대해 ''더 이상 참아야 하는가''에 대해 16일 현재 한국과학기술연합의 게시판에서 뜨거운 설전이 오가고 있다.

    ''부당하다 말도 못하면서, 그냥 참고 견뎌라''

    과기연합 회원 아이디 ''공대생''은 "대학원생에게 자기 아이 유치원 재롱잔치 CD 표지까지 만들게 하는 이 현실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을 회원들에게 던졌다.

    이에 대해 아이디 ''돌아온 백수'' 회원은 "교수에게 떳떳하게 부당하다고 얘기 못하는 이유가 뭐냐?"고 반문하면서 "시키는 데로 하면 떨어지는 떡고물이 더 좋아서 그러고 있는 것이라고 밖에 설명이 안된다"고 주장했다.

    ''Julliard'' 회원 역시 "상황이 그렇다는 것을 어느 정도 알고 입학했을 것이다"며 "나갈 형편 안 되는데 여기서나마 공부 하려면 참아야한다"고 현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교수들에게 잘못된 부분을 항의하면 오히려 불이익이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는 회원들도 다수다.

    부당한 처우에 대해 교수에게 불만을 털어 놓았던 김선영 씨는 "생각보다 교수들은 서로 친목이 강해 보인다. 다른 교수들이 오히려 자신을 몹쓸 녀석에 예의도 모르는 학생으로 알고 있다"며 "한국사회에서 대든다는 것은 어지간한 강심장 아니면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아이디 ''아리시아'' 회원도 "교수에게 항의하면 속된 말로 더 굴욕당하기 쉽다"는 표현으로 현실 타협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당사자 입장에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일 수 있다''는 의견도 게시판에 게재돼 있다.

    ''참지 말고 폭발해야 한다''

    교수들의 문제에 대해 참고 있지만 말고 적극 대항해야 한다는 의견도 상당하다.

    아이디 ''Special Agent'' 회원은 "학생들이 집단적으로 실력행사를 하면서 현실을 바꾸려고 노력해야한다"고 전했다.

    ''어루'' 회원 역시 "''내가 참고 말지···.''라는 자포자기식은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 안된다"며 적극적인 대처를 권고했다.

    ''학생들이 몰지각한 교수를 만든다''는 의견도 있었다. 아이디 ''델리-양'' 회원은 "교수들의 학정(虐政)이 계속될 수 있는 것은 50% 이유가 그 밑에서 복종하는 학생들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박사학위 과정 중도에서 포기하고 학교를 뛰쳐나왔다는 ''mhkim'' 회원은 "자신이 노예이면서 노예가 아니라고 아무리 주장해도 소용없다"며 "자신을 희생하지 않고 눈치만 보다가 다른 이의 과실만을 얻으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자신에게 심각하게 물어보라"고 말했다.

    아이디 ''일상'' 회원은 언론 이용을 주장했다. 그는 "언론을 통한 사회적인 이슈가 되기 전에는 앞으로도 30년쯤 악순환이 계속 될 것"이라 주장했다.

    ''의식이 문제다, 그러나 하루 아침에 바뀌진 않는다''

    아이디 ''Simon'' 회원은 학무보들의 의식 구조에 화살을 돌렸다. 그는 "초·중·고교 선생들에게는 멱살까지 잡으면서 군림하려 드는데, 아직까지 외국서 박사 따고 왔다는 교수들에게는 함부로 하지 못한다"며 교수에 대한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한국의 문화적 문제라는 의견도 보였다. 아이디 ''네모'' 회원은 "이러한 문제는 비단 학교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회사, 군대 등 모든 사회가 다 비슷하다"며 "이 문제는 구조적인 문제이고, 문화적인 문제다"라는 글로 국민의 의식이 바뀌기 전에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20년 전 대학생활에서도 똑같은 일을 겪었다는 ''Gabby'' 회원은 "시간이 지나도 변한 없다"고 말하며 "아직도 이런 수치를 학생들이 당하고만 있다니 선배 입장에서 정말 미안하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14일 처음 시작된 이 토론은 현재까지도 과기연합 회원들의 뜨거운 토론장으로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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