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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난데없는 일부다처제 논쟁 벌어져

  • 2004-04-07 18:44

몇번씩 이혼한 슈뢰더, 피셔보단 중혼이 낫다

일부일처제를 유지하는 서양 기독교문명권인 독일에서 난데없는 일부다처제에 대한 논쟁이 한창이다.


7일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에 따르면 이 논쟁을 처음 불러온 사람은 독일 바이에른주 지역정당인 기독교사회민주당(CSU) 사무총장인 죄더다.

죄더는 지난달 12일 라인팔트팔츠주의 행정법원이 이슬람권 이민자의 두 번째 아내에게 거주권을 준 사실을 지적하며 ''''망명이나 이민을 해 영주권을 얻으면 당연히 독일사회의 가치관을 따르겠다는 맹세를 하는데 이번 판결은 이런 관행을 뒤집은 것''''이라고 비난했다.

문제의 당사자는 지난 1996년 이라크에서 망명해 루트빅스하펜이란 작은 도시에 정착한 이라크인 가족이다.

남편은 지난 1977년 이라크에서 결혼한 첫부인과 1990년 결혼한 두 번째 부인을 모두 데리고 독일에 왔다. 첫부인의 경우 배우자로 인정돼 바로 영주권이 나왔지만 두 번째 부인은 배우자로서 간주되지 못해 거주권을 얻지 못했다.

결국, 이 여성은 자신도 부인이라고 주장하며 거주권신청을 했고 지난 2003년 9월에 열린 1심에서 주 법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지만 지난달 결국 행정법원이 이 여성의 손을 들어줬다.

문제는 그 뒤였다. 지역의 보수정당들이 이 사실을 알고 반발해 결국 이 사건은 칼스루에에 있는 연방헌법재판소로 가게 됐다.

이 문제에 대해 라인란트팔츠 주민 대부분이 믿는 카톨릭교회는 일단 인도적인 차원에서 여성의 거주는 허락하더라도 이것이 일부다처제를 인정하는 것으로 보이면 안된다는 입장이다.

개신교도 일부다처제는 절대 인정할 수 없다는 논평을 내보냈다.

그러나, 유태인집단은 별다른 논평이 없었다. 유태법에 따르면 100명의 랍비들이 모여 모두 찬성할 경우 중혼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제도는 스페인에서 15세기에 추방된 유태인들로 인해 생겨난 것이다.

일명 ''''사파르디''''로 불리는 스페인계 유태인들은 스페인에서 이슬람세력을 몰아낸 아라곤의 페르난도와 카스티야의 이사벨이 결혼한 뒤 세운 카톨릭왕국에서 카톨릭으로 개종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북아프리카, 터키, 팔레스타인등지로 이주한 사람들이다.

이들의 경우 유럽문명과는 너무 오랫동안 동떨어져 이슬람문명권에서 살다보니 부분적으로 이슬람의 중혼제도를 암묵적으로 인정해 왔고 1948년 이스라엘에 건국되면서 이스라엘에 온 이들 가운데 중혼부부들을 구제하기 위해 유태교측도 암묵적으로 중혼부부를 인정했다.

즉, 중혼을 공식적으로 찬성도 반대도 하지 않으며 그냥 묵인하는 식으로 넘어가는 것이다. 그러나, 이스라엘에서 자란 이들의 2세의 경우 중혼이 허락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런 상황에서 보수정당은 ''''중혼제는 일부일처를 중심으로 한 유럽적인 가치관을 흔드는 것은 물론 급기야 남성과 남성, 여성과 여성간의 결혼도 허락하게 될 것''''이라며 적극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 이슬람여성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4번씩이나 이혼하고 매번 다른 여성과 결혼한 외무장관 요쉬카 피셔나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총리보다는 2명의 여성을 공평하게 사랑해주며 함께 사는 이슬람남성들이 훨씬 낫다''''는 주장이 나와 중혼제를 두고 벌어지는 설전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CBS노컷뉴스 이서규기자 wangsoban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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