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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일하면 정규직 전환(?), 그 전에 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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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년 일하면 정규직 전환(?), 그 전에 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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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가 직접 체험한 비정규직 현장 르포⑤] 현실과 동떨어진 ''비정규직 보호'' 법안

    비정규직

     

    [CBS는 2월 20일부터 5회에 걸쳐 기자들이 직접 취업해 체험한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실을 보도했다.

    5회에서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실과 동떨어진 관련 법규와 비정규직 개정안이 풀어야 할 숙제에 대해 보도했다]


    현행법상 비정규직 계약은 1년을 넘지 못하고 계약 기간이 지나 재계약이 이뤄지지 않으면 비정규직 노동자는 속절없이 회사를 떠나야 한다.

    취업한 사업장에서는 이러한 현행법을 악용해 사소한 잘못을 빌미로 비정규직 노동자를 내모는 사례들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원청업체 여직원과 말다툼을 벌이다 ''예절교육''을 받았다는 50대 비정규직 노동자는 "(원청업체에) 소장이 가서 며칠을 빌었다고. 한번 실수하면 협력업체 못들어 오는 수가 있어. 현장마다 직원들을 다 빼야돼"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더구나 대부분 생산 공장에서 만난 노동자 상당수는 인력 파견업체를 통해 취업한 비정규직으로 인력 파견을 제한적으로만 인정하는 현행 파견법을 어기고 있었다.

    같은 직종에서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불법 혼용 역시 다반사다. 이 가운데 비정규직은 심한 차별에 시달리고도 있었다.

    경기도의 한 반도체 생산공장에서 비정규직들은 식당과 휴게실 모두 정규직 전용인 회사내 시설을 사용하지 못했다.

    하지만 현행 근로기준법에는 ''사용자는 근로자를 국적 신앙 사회적 신분에 따라 차별하면 안 된다''고만 되어 있을 뿐 근로형태에 따른 구체적인 차별 금지규정은 없다.

    또한 현행 근로기준법상 주당 최대 44시간 근무에 12시간 이하로 연장근로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잔업과 특근을 포함하면 법정 근로시간을 훌쩍 넘긴다. 물론 잔업,특근을 안하면 되지만 그렇게 되면 회사를 나가야 하는 상황에 내몰린다.

    생산현장에서 만난 작업 반장은 "근태가 가장 중요하고 그 다음이 일하는 능력"이라고 말했다.

    이런 비정규직의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고자 정부에서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3년간 회사에서 근무하면 의무적으로 정규직 채용을 하도록 하는 비정규직 관련법 개정안을 놓았다.

    하지만 이같은 개정안이 비정규직이 처한 현실에 대안이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현장에서 만난 한 비정규직 노동자는 "3년 되기 전에 잘린다"며 "비정규직의 가장 큰 문제가 고용안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연 3년간 한 직장에서 꾸준히 일할 수 있는 비정규직이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노동계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보다 정규직 노동자를 써야 할 자리에도 비정규직 노동자를 채용해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제도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한다.

    항상 인력이 필요한 자리에는 정규직을 채용하는 원칙을 세워 비정규직 노동자를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민주노동당 임봉섭 정책연구원은 "회사에 항상 있어야 하는 직책에는 무조건 정규직을 쓰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정부와 노동계간의 팽팽한 의견차로 인해 합의된 개정안의 국회통과는 아직도 요원한 가운데 당사자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한숨은 깊어만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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