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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대회 10일만에 해산한 자민련, 영욕의 발자취



국회/정당

    전당대회 10일만에 해산한 자민련, 영욕의 발자취

    95년 JP ''충청도 핫바지''론 돌풍→97년 대선때 DJP 공동정부 구성→2002년 ''불임정당'' 몰락

    자민련^ 전당대회

     

    2006년 2월 10일 서울 신촌의 한 대형 음식점에서 열린 자유민주연합(자민련) 4차 전당대회.

    전당대회장에는 "5.31 지방선거 필승으로 자유민주정권 창출하자" "자유민주 구국세력, 한데 뭉쳐 되살리자"라는 현수막이 나부꼈다.

    이날 전당대회에서는 김학원 의원이 대표로 재선출됐다. 김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오늘은 자민련이 동지들과 함께 새롭게 출발하는 날"이라며 " 대한민국을 재건하라는 구국의 소명으로 알고 대표직을 엄숙히 수락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어 "자민련이 국민의 기대와 시대적 소명에 부응하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로부터 10일이 지난 2006년 2월 20일. 김학원 대표는 한나라당에 입당하고 자민련은 사실상 해산했다.

    자민련이 창당한 것은 지난 95년 5월 30일. 3당 합당으로 민자당 대표자리까지 올랐던 김종필씨를 향해 YS 최측근이었던 최형우 당시 내무장관이 " 민자당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당 대표를 새 인물로 바꿔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고 이에 JP가 민자당을 박차고 나가 자민련을 창당했다. 충청도의 맹주를 꿈꾸면서 말이다.

    JP의 이같은 생각은 ''충청도 핫바지''론이라는, 다분히 지역주의적 구호로 구체화됐고, 자민련은 이 바람을 타고 창당 한달도 안돼 실시된 6.27 지방선거에서 4개 광역단체장과 23개 기초단체장을 배출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이듬해 치러진 15대 총선에서도 자민련은 50명을 당선시키는 저력을 과시했다. 이같은 저력은 대선을 앞둔 김대중 당시 국민회의 총재의 발걸음을 움직였고 결국 97년 대선을 한달여 앞두고 DJ-JP 후보단일화 선언이 나왔다.

    JP를 국무총리로 내세우는 내각제 개헌을 한다는 조건으로 대선에서 DJ를 단일후보로 내세운다는 것.

    결국 정치9단 양 김씨의 ''전략적 제휴''는 보기좋게 맞아 떨어져 민자당 이회창 후보를 누르고 헌정사상 처음으로 민주적 정권교체가 이뤄졌다. 하지만 정치적 사상과 신념이 애초부터 다른 두 당의 ''동거생활''은 그리 길지 않았다.

    2000년 16대 총선에서 패배해 원내교섭단체 구성도 못한 자민련에게, 새천년 민주당은 의원들을 꿔주어가며 원내교섭단체를 만드는 등, 애면글면했지만 임동원 당시 통일부 장관 해임건의안에 자민련이 찬성표를 던지는 바람에 ''DJP공조''는 깨져버렸다.

    이후 자민련은 독자생존을 모색했지만, 경쟁력 있는 인물영입에 실패하면서 ''노인정당''으로서의 이미지를 끝내 벗지못했고 2002년 대선에서는 후보를 내지 못하는 ''불임정당''으로 전락했다.

    마지막 재기의 기회로 노렸던 2004년 17대 총선도 ''탄핵바람''이 불면서 충청도 안방까지 열린우리당에게 내주면서 자민련은 의원 4명의 초미니 정당으로 몰락했다. 총선 나흘 뒤 자민련의 ''정신적 지주''였던 JP마저 ''노병은 죽지 않고 사라져갈 뿐''이라는 말을 남기고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JP의 뒤를 이어 김학원 의원이 대표직을 물려받아 당 부활에 힘썼으나 당세는 기울대로 기운 상태였다. 여기에 올해 심대평 충남지사 등이 충청권을 기반으로 국민중심당을 창당하면서 의원 4명 가운데 3명이 이탈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김학원 대표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두가지 뿐. ''원조 보수''를 자처하면서 ''보수정당''인 한나라당과 주도권을 다툼을 이어갈 것인가, 아니면 다시한번 한나라당과 ''전략적 제휴''를 선택할 것인가였다.

    답은 애초부터 자명했다. 결국 자민련은 ''적에게 찰과상을 입히고 장렬히 전사하느니 투항해 생존을 모색하는'' 실리적인 답에 따라 전당대회 10일만에 당 해산과 한나라당 개별입당을 선언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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