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14일(현지시간) 중동지역 평화 확립이 미국과 로마 교황청의 '공동 사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케리 장관은 이날 로마 바티칸을 방문, 교황청 국무장관인 피에트로 파롤린 대주교와 만난 뒤 "여러 공동 의제에 대해 (교황청과) 의견 일치를 이뤘으며 특히 교황과 파롤린 대주교가 중동 평화에 대해 계속 목소리를 내겠다고 해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파롤린 대주교와 시리아 내전 등 중동지역 문제를 중심으로 다양한 의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면서 "(중동 평화라는) 공동의 사업을 함께하게 된 점을 확인한 것도 좋은 일"이라고 평했다.
케리 장관은 또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5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요르단을 방문하게 된 사실을 언급하면서 "파롤린 대주교에게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의 중동평화협상에 대한 브리핑을 했으며 (이 문제와 관련해) 앞으로 계속 교황청과 접촉하며 보조를 맞추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남수단 분쟁 종식과 쿠바에 억류된 미국인 앨런 그로스 문제 등 도 화제에 올랐다고 전했다.
가톨릭 신자로 소년 시절 미사 시간에 신부를 보좌하는 복사를 맡기도 했던 케리 장관은 미국을 대표하는 국무장관이 돼 바티칸을 방문하게 된 소회도 밝혔다.
미국 국무장관이 가톨릭 신자로서 바티칸을 방문한 사례는 지미 카터 대통령 시절 1980년대 초 에드먼드 머스키 이후 30여년 만에 처음이다.
케리 장관은 "어릴 때 복사였던 내가 바티칸에 오게 된 것은 개인적인 차원에서 무척 설레는 일"이라며 "국무장관으로서 교황의 국무장관을 만나 바티칸 문턱을 넘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감격해했다.
교황청도 회동 이후 성명을 내고 케리 장관과 파롤린 대주교가 1시간40분에 걸쳐 회동했으며 중동 문제 등 광범위한 의제를 다뤘다고 밝혔다.
페데리코 롬바르디 바티칸 대변인은 "(회동에서) 평화에 대한 교황의 입장을 강조했다"며 "시리아와 곧 열릴 제네바-2 평화회담 등 중동지역 문제가 가장 먼저 논의됐다"고 말했다고 미국 가톨릭뉴스서비스(CNS)가 보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앞서 전날 바티칸 외교사절단을 상대로 한 신년 연설에서 "시리아 내전을 끝내겠다는 정치적 의지를 새롭게 다져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롬바르디 대변인은 또한 케리 장관과 파롤린 대주교가 미국 의료보험 개혁과 관련한 피임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교황청은 또한 13일부터 열린 시리아 문제 워크숍 이후에도 성명을 내고 오는 22일 스위스에서 열리는 시리아 내전 종식을 위한 '제네바-2' 회담에 이란이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