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시(시장 조충훈)가 만화도서관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예정 부지 인근 학교장들이 반발하고 나서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순천의 시민단체인 사단법인 책과도서관문화(이사장 서희원)는 지난해 12월 지역의 도서관 문화 활성화를 목적으로 만화 특성화 도서관 설립을 제안했다. 이어 시가 직영하고 있는 ‘풍덕글마루 도서관’이 주민 접근성과 이용성 등에서 적합하다고 보고 용도전환을 통한 만화도서관 설립을 주장했다.
이후 순천시는 10개월 간의 검토 끝에 10월 1일 풍덕동 주민자치위원회와 함께 간담회를 갖고 풍덕글마루 도서관을 만화전용 도서관으로 용도전환하는 문제를 논의했다. 여기에 참석한 자치위원들은 대부분 만화도서관 유치에 환영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최근 풍덕글마루 인근에 위치한 순천 남산중과 남산초, 중앙초, 성남초 학교장들이 만화도서관 추진을 반대하는 내용의 건의문을 순천시에 제출했다.
해당 학교장들은 “인근에 학생수가 급증하고 있지만 이용할 수 있는 공공도서관은 소규모 도서관 2곳뿐”이라며 풍덕글마루 도서관의 용도전환에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특히 “요즘 아이들이 정독 보다는 책을 대충 읽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일반도서관을 없애고 만화도서관을 만드는 결정은 교육기관과 학부모들의 의견이 고려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남산초 지연호 교장은 “만화의 효용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아니며 만화도서관을 무조건 반대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다만 지역의 다양한 목소리를 공론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RELNEWS:right}
만화도서관을 제안한 책과도서관문화 이자영 사무국장은 “중앙 부처에 담당 부서가 생길 정도로 만화는 현대 사회의 중요한 문화 콘텐츠가 됐다”며 “아이들에게 독서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교육적 효과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용률이 저조한 풍덕글마루 도서관을 활성화시키고 지역 문화의 다양성을 높이는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만화도서관은 전국적으로 서울 애니메이션센터와 경기도 부천 한국만화박물관에 자리 잡고 있으며, 만화전용 도서관 추진은 순천이 처음이다. 순천시도 일단 만화도서관 추진에 긍정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도서관운영과 문용휴 과장은 “순천시의회가 지난 8월 추경에서 만화도서관 추진 예산 1,000만 원을 통과시켰다”며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도서관 위치의 적절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