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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짓 없는 사랑 없다" 발칙한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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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 욕망 생물학적 접근… 몸매 가꾸기 열풍 본질은 쾌락·오락주의에 뿌리


    독일의 철학자 프란츠 요제프 베츠가 쓴 '불륜예찬'이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책은 상대를 바꿔가며 성적 접촉을 하고 싶은 욕구가 인간들의 특징이라고 주장한다. 생물학적으로 해석되는 인간 욕구를 기본명제로 내세운 까닭이다.

    '오늘날 생식기를 포함해 아름다운 육체와 여가시간의 화려한 소비 행태를 뽐내며 사치를 부리는 인간의 허세는 극락조나 꿩, 쓸데없이 화려한 공작의 깃털에 비견된다. (25쪽)'


    이 책은 주변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드러나는 섹스와 같은 유희적 본능을 과감하게 파헤친다. 사랑에 대한 환상을 깨뜨리고, 인간에 대한 자부심을 외면하며, 인류가 만들어 온 제도, 관습, 문화를 최소한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안간힘 정도로 여기는 태도다.

    '은밀한 성적 욕망은 신뢰를 기반으로 한 파트너 관계의 밖에서 더 잘 이루어지게 마련이다. 어느 관계든지 시간이 가면서 성적 자극은 줄어들 수밖에 없고 때로 뜨거운 열정을 품은 사랑에 방해가 될 뿐이다. (중략) 우아한 사랑 앞에서 어둡고 쾌락적인 열정을 쉽게 불태울 수 있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95쪽)'

    이 책이 말하는 사랑은 일종의 화학적 정신질환이고, 금지된 이중관계는 가장 자극적이며, 인간은 지조를 지킬 수 있는 존재가 못 된다. 뿐만 아니라 거짓말 없는 사랑과 기만 없는 파트너십이란 없으며, 침묵하는 것이 더 사랑하는 것이라고 외친다.

    만물의 영장이라 불리는 인간을 이처럼 다른 동물과 같은 선상으로 끌어내리려는 지은이의 의도는 무엇일까? 무방비 상태에서 원인 모를 환상이 나타나거나 제어할 수 없는 충동이 엄습하지 않도록 그 정체를 미리 인지해두자는 것이 그의 속내다.

    '수없이 많은 사람이 성적인 시장 경쟁에서 돋보이기 위해 몸매 가꾸기에 열을 올리며 멋진 근육을 키우거나 날씬한 복부와 잘록한 허리, 팽팽한 엉덩이를 만들려고 아우성이다. (중략) 장식용 육체는 쾌락을 강조하는 소비사회와 오락사회의 본질을 지니고 있다. 이런 사회에서는 뛰어난 외모가 최고의 선이며 존재의 가치는 외형적인 미와 거의 일치한다. 결국 모든 욕구가 매력적인 껍데기에 고착된다고 할 수 있다. (169, 170쪽)'

    지은이는 20세기에 일어난 성의 해방도 무대 위의 사랑과 무대 뒤의 사랑 사이 틈을 메우는 데 실패했다고 말한다.

    '파스칼은 인간의 모든 불행이란 그저 편하게 방 안에 머무르지 못하게 하는 지극히 단순한 상황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어쩌면 인간의 모든 행복도 이와 같은 것에서 비롯될 수도 있다. 밤의 방랑자들이 거리를 가로지르며 누비고 다니는 까닭은 잠을 잘 수 없기 때문이다. 꼭 불면증 때문에 이들이 잠자리를 빠져나오는 것은 아니다. 이들이 아무런 목적도 없이 거리를 배회하는 것은 혼자 있는 것에 질린 나머지 온갖 재밋거리로 가득한 유혹에 빠지기 때문이다. (236쪽)'

    이 책은 예측하지 못한 관능적 경험을 어떻게 수용하고 풀어나갈 것인지를 일러 주는 안내서라 할 수 있다. 지은이는 인류의 생물학적 특징을 거부할 수 없다면 이를 양성화하고 제도적으로 수용해 공동체의 유대를 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벌써부터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의 시끄러운 반응이 들려오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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