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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흘리며 재미보던 국정원, 마침내 천기누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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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보 흘리며 재미보던 국정원, 마침내 천기누설을...

    내란음모 사건 여론몰이 나서다 프락치 실체 자인, 여론공작 부메랑 맞을라

    내란음모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이 지난 3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황진환기자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등의 내란음모 사건이 2013년 늦여름 대한민국 사회 여론의 블랙홀이 되고 있다.

    다른 모든 이슈를 한꺼번에 집어 삼킨 내란음모 사건의 영향은 그야말로 파괴적이다.

    그런데 문제의 내란음모 사건에 대한 여론 향배는 주지하다시피 국정원의 관련 정보 흘리기를 통해서 좌지우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내란음모 혐의에 대한 법조계 안팎의 시각은 드러난 정황만으로는 혐의 입증이 그리 쉽지만은 않다는 게 지배적이다.

    따라서 국정원이 이 사건에 대한 여론몰이를 위해 ‘식상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보다는 내란음모라는 ‘참신한’ 혐의를 무리하게 끼워 넣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석기 의원 등에 대한 압수수색이 개시되던 27일 “이석기 의원이 조직원들에게 ‘유사시에 대비해 총기를 준비하라’고 지시한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확보했다”는 충격적인 설명도 ‘국정원 관계자’로부터 나왔다.

    60페이지가 넘는 문제의 녹취록을 한국일보에 제공한 측도 이 사건의 사실상 유일한 수사기관인 국정원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 같은 민감한 녹취록이 유출된 통로가 다른 언론사가 아닌 한국일보라는 점도 수상쩍다.

    이에 대해 한국일보 관계자는 “한겨레 경향신문에는 공개할 수 없고, 그렇다고 조중동 보수 언론을 통해 공개하면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어서 상대적으로 중도신문으로 평가받고 있는 한국일보에 공개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사건이 터지면서 정치권 안팎에서는 사건의 충격적인 내용과는 별개로 국정원이 이 사건을 터뜨린 시점에 대해 의심과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왔던 게 사실이다.

    대선개입 의혹 사건으로 국정원이 수술대에 오르게 되자 여론 물타기와 국면전환 용으로 ‘내란음모’라는 엽기적인 사건을 꺼내들지 않았겠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정원은 3년간 수사해 온 사건이었다며 정략적 판단이 없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국정원의 저의가 계속 의심받던 31일 국민일보에는 ‘왜 국정원이 갑자기 공개수사로 전환했는지’에 대한 이유가 실렸다.

    ‘국정원이 포섭한 통합진보당 내부 조력자(프락치)가 잠수하고, 미행해왔던 RO(혁명조직) 연락책이 사라지는 등 상황이 급박하게 전개돼 어쩔 수 없이 전격 압수수색에 착수했다’는 것이다.

    공안당국 관계자의 입을 빌린 형식의 보도지만 이 역시 국정원이 직간접적으로 리크한(흘린) 내용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러나 기사에서 인용된 공안당국 관계자는 이 기사에서 그만 천기를 누설하고 만다.

    바로 진보당의 내부 조력자(프락치)의 존재를 내뱉고 만 것이다.

    그는 “이 조력자는 비밀조직의 회합 장소와 시간 등의 정보를 공안 당국에 제공하며 수사에 결정적인 도움을 줬지만 현재는 연락이 끊겨 위치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사건 이후 내부 조력자가 누구인지 색출에 나섰던 통합진보당은 이 같은 보도를 보고 프락치의 존재를 최종 특정할 수 있었다고 한다.

    진보당은 이를 국정원의 정치공작으로 이름 짓고 1일 대대적인 국정원 압박에 나섰다.

    국정원이 도박빚으로 많게는 1천만원씩 날리며 빚더미에 앉게 된 진보당원을 ‘온 가족이 해외에 도피해 살고도 남을 거액’으로 매수해 구차한 정치공작을 벌였다는 것이다.

    진보당은 더 나아가 국정원이 지난해 2월부터 9월까지 군.검.경과 합동으로 진보정당간 통합동향을 비밀리에 파악한 사실에 대해서도 “합법적인 정당에 대한 명백한 불법사찰이었다”며 국정원에 대한 맹공을 퍼부었다.

    진보당이 국정원 공작의 불법 부당성을 지적하며 반전을 꾀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진보당의 반격에도 불구하고 국정원이 수사선상에 올린 내란음모 혐의 자체에 대한 여론은 아직도 싸늘하다.

    그러나 국정원의 의도대로 내란음모 부분이 최종적으로 유죄를 선고받을지 무죄를 선고받을지 대해서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따라서 자신에게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국정원이 마구잡이식으로 관련 정보를 흘리며 여론몰이를 하는 것은 자제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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