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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00억 외환보유고? 질적으론 마이너스"



경제정책

    "3300억 외환보유고? 질적으론 마이너스"

     

    -美 출구전략 점진적 추진할 듯
    -韓경제, 장사잘해도 빚많아 위험
    -외화충분? 외국자본 빠지면‘위험’
    -수출관리, 외화 유동성확보 중요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임미현 기자 (김현정 앵커 휴가로 대신 진행)
    ■ 대담 :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

    9월 경제위기설이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이 양적완화 축소를 시사한 이후에 아시아 신흥국들의 금융시장이 출렁이고 있습니다. 우리 주식시장도 지난 석달간 7% 넘게 하락했는데요. 과연 경제위기는 오는 걸까요. 또 대책은 무엇일까 진단해 보죠.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가 연결돼 있습니다.

    ◇ 임미현 >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출구전략 시사 이후에 인도, 중국, 러시아, 브라질 주가가 지금 말이 아닙니다. 우리나라도 엄청난데요. 이유가 무엇이고, 지금 현재 상황을 어떻게 진단하고 계십니까?

    ◆ 신세돈> 이게 촉발이 된 게 5월 22일, 벤 버냉키 FRB의장이 ‘양적완화를 축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을 한 후에 전세계적으로 주가가 빠졌는데요. 저는 이것을 벤 버냉키 양적완화 열대저기압에 의한 일시적 국지적 강우다, 그렇게 표현하고 싶네요.

    ◇ 임미현 > 열대저기압으로 평가를 하시는군요?

    ◆ 신세돈> 그렇습니다. 그 이유는 이게 지금 태풍과 같이 굉장한 주가폭락을 가져온 것은 아니고, 특히 인도하고 인도네시아의 폭락폭이 큰데요. 이 폭락폭도 제가 들여다보니까 한 2년 전에 미국이 정부 재정적자 한도에 도달해서 그걸 공화당하고 민주당하고 갈등 있는 바람에 전세계적으로 충격이 왔는데, 그때에 비하면 그렇게 크게 떨어진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이것은 국지적이고 일시적인 현상이다. 벤 버냉키의 양적완화가 진짜 충격을 주는가 안 주는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문제라서 지금까지의 주가 또는 환율 변동을 가지고, 이것을 크게 부각시킬 만한 움직임은 적어도 글로벌 현상으로 보기가 좀 어려운 면이 있다, 저는 그렇게 봅니다.

    (자료사진)

     

    ◇ 임미현 > 태풍이 아니라 열대저기압이다. 아직까지는 위기를 논하기에 신중해야 한다는 말씀이신데요. 하지만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고, 언젠가는 할 겁니다. 그렇다면 언제쯤 미국이 돈을 거둬들이기 시작할까요?

    ◆ 신세돈> 확실한 것은요, 그것이 급격하게 양적완화가 진행이 되어서 전세계 금융시장과 실물경제가 영향을 받는 것은 미국이 바라는 바가 아닐 테니까 양적완화는 점진적으로 진행이 될 것이다.

    ◇ 임미현 > 출구전략 자체가 점진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 신세돈> 그렇습니다. 두 번째는 만약에 그 점진적인 조치조차도 세계경제에 큰 충격을 가지고 온다면 그 출구전략 자체의 템포를 어느 정도 줄일 가능성이 있다.

    ◇ 임미현 > 조절할 것이다, 이렇게 보시는군요?

    ◆ 신세돈> 문제는 새로운 연준 의장이 누가 오느냐가 큰 변수가 될 수는 있겠지만 누가 되더라도 그동안의 미국 연준의 태도나 행태를 봐오면, 그것이 세계경제에 충격을 주는 그런 식으로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 임미현 >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수님께서는 그동안 ‘우리 경제가 5년이나 6년, 이 주기로 위기가 찾아왔고. 또 문제는 외부충격에 아주 취약하다,’고 경고를 해 오셨습니다.

    ◆ 신세돈> 그렇습니다.

    ◇ 임미현 > 2008년 이후에 지금 5년이 흘렀네요. 그리고 주식시장도 조금씩 흔들리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괜찮은 건가요?

    ◆ 신세돈> 괜찮은 게 아니고, 아직도 양적완화의 본격적인 영향은 우리가 논하기 이르다,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 임미현 > 시기적으로 이를 뿐이다?

    ◆ 신세돈> 그렇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5년, 6년 주기의 위기가 반복되는 것은 2008년이 그랬고, 2003년이 그랬고요. 그다음에 97년, 98년이 그랬고 92년, 93년이 그랬어요. 그것은 뭐냐, 한국경제가 비록 자동차나 반도체와 같은 생산에 있어서는 대단히 뛰어난 저력을 가지고 있는 나라지만 금융 면에서는 매우 취약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그래서 장사는 잘하지만 빚이 많은 기업으로 우리가 비유해 볼 수 있다, 저는 그렇게 보는 거죠.

    ◇ 임미현 > 수출이 잘 되긴 하지만, 문제는 금융 쪽에서 약한 부분이 있다는 말씀이군요?

    ◆ 신세돈> 그렇죠. 그 근본적인 취약점이라는 것은 일본하고 대비해 보면 되는데요. 일본은 최근 몇 년 동안 장사도 안 되고 수출도 적자고 이렇지만 이 사람들이 한 4, 50년 동안 모아놓은 굉장히 큰 재산이 있기 때문에 그 재산을 가지고 상당히 버틸 수 있는 저력이 있다는 거죠.

    따라서 우리의 근본적 취약점인 상품을 잘 만들고 돈을 잘 벌고 하는 것의 문제를 떠나서 이제는 진짜 돈을 모으고 외화자산을 우리가 축적 해야 되는데요. 또 그런 부분에 있어서 우리는 장사는 잘하고 수출은 잘 해서 달러를 많이 벌어들이기는 하나, 지금 계속해서 자원시장에서 달러가 빠져나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그 달러가 국내에 저축이 제대로 잘 안 된다. 저는 그것이 우리 경제의 기본적인 취약점이라고 보는 겁니다.

    유튜브 영상 화면 캡쳐. (자료사진)

     

    ◇ 임미현 > 외환보유고라든지 이런 식으로 돈은 많이 있으나 이게 주식시장이라든지 채권시장에서 외국자본 같은 게 많이 들어와 있고 언제든지 나갈 수 있다는 예측 불가능성, 이걸 말씀하십니까?

    ◆ 신세돈> 외화보유고도 지금 3,300억인데, 그걸 누가 가지고 있냐 하면 한국은행이 가지고 있어요. 그럼 한국은행을 제외한 은행이라든지 기업이라든지 정부를 들여다보면, 전부 대외부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는 달러를 가지고 있는 쪽이 한은이고, 나머지는 전부 달러를 부채로 가지고 있어요. 따라서 대외자산의 보유가 매우 불균형적으로 돼 있다는 게 첫째고요.
    둘째는 한국은행이 가지고 있는 3,300억 달러와 우리나라의 다른 쪽이 가지고 있는 부채를 다 합하면 거의 같은 정도로.. 실질적으로는 우리가 큰 대외자산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것.

    세 번째로는 우리나라 주식시장을 제가 조사해 보니까 들어와 있는 외국자본이 한 400조. 최근에 빠져서 조금 줄기는 했으나 400조 정도로 놓고 보면, 이게 달러로 한 3,500억 달러 정도 되거든요. 그러니까 우리 외환보유고보다도 사실 거기에 맞먹는 돈이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들어와 있는데, 이 돈이 만약... 예를 들어서 움직이기 시작한다면 굉장히 흔들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 임미현 > 그렇다면 지금 우리 한은도 그렇고 정부도 그렇고, 든든한 외환보유고 때문에 괜찮을 거라고는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오히려 마이너스다. 어쩌면 굉장히 위급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이렇게 보시는 거죠?

    ◆ 신세돈> 그렇죠. 외국인이 들어와 있는 주식시장을 대외부채로 보지 않으면 한 3,000억에서 부채를 빼더라도 우리가 한 1,000억 정도 돈이 있는 것 같으나,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가는 걸 우리가 부채로 간주하면 실질적으로 달러가 굉장히 모자랄 가능성이 있는 나라다.

    ◇ 임미현 > 이게 한꺼번에 빠져나갈 수도 있다, 이렇게도 보십니까?

    ◆ 신세돈> 한꺼번에 빠져나갈 수야 없겠죠, 병목현상이 생길 테니까. 그런데 금년 상반기를 들여다보니까 우리가 경상수지에서 한 300억 달러 흑자를 냈어요. 많이 벌어들였죠. 그런데 주식시장에서 나간 돈을 보니까 300억 달러가 나갔어요. 그러니까 상품에서 벌어들인 돈이 자본시장으로 다 나가고 있다, 그런 말입니다.

    ◇ 임미현 > 애써 벌어들였지만 결국은...

    ◆ 신세돈> 쌓이지가 않는다. 저는 그래서 돈이 한꺼번에 다 나갈 수야 있겠는가? 그건 없죠. 그러나 우리나라는 2008년도 예에서 보듯이 그때 외국정부하고 스와프 체결해서 한 600억 달러를 조달했거든요. 600억 달러 조달한 그 돈 가지고, 결국은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가는 돈이 한 600억 달러가 됐어요. 그러니까 결국은 외국정부로부터 스와프해서 들여온 돈이 결국은 주식시장으로 그대로 나갔기 때문에 다 나가는 것의 문제가 아니라 한 5, 600억만 나간다 하더라도 이것이 주식시장에 굉장히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 임미현 > 그렇다면 외국자본이 일정 규모로 갑자기 빠져나간다고 하면, 지난 2008년보다 더 위험할 수 있습니까? 또는 제2의 IMF, 이것도 가능하다고 보시는 건가요?

    ◆ 신세돈> 제2의 IMF는 현재로서 우리가 논하기가 매우 섣부른 것이고요. 일단은 제가 말씀드렸지만 금년에 300억 달러가 나가면서 외환시장과 주식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았습니까? 앞으로 QE(Quantitative Easing), 즉 양적완화가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서 이것이 더 많이 빠져나갈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한국 정책당국에서는 그 가능성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면밀한 대책을 지금 세우고 있을 것이다, 저는 그렇게 믿는 거죠.

    ◇ 임미현 > 그럼 이런 상황에서 우리 외환당국, 그리고 정부는 어떤 일을 해야 합니까?

    ◆ 신세돈> 첫째는 수출이 견조하게 흑자를 이룰 수 있도록 관리를 해 줘야 되고요. 우려스러운 것은 금년에 들어와서 수출증가율이 계속 떨어져 왔거든요. 따라서 이 수출증가율을 어느 정도 견조하게 유지해 주는 것이 중요하고요. 둘째는 우리 외환보유고가 3,300억이다 하지만, 그 양보다 중요한 것은 질이에요. 질이라고 하면 급할 때 순간적으로 동원할 수 있는 유동성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대외자산의 유동성을 우리가 제고시켜야 되겠고. 세 번째로는 민간부문이 달러를 많이 가지고 있을 수 있도록 우리가 인센티브를 줘야 되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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