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12월 8일(목) CBS뉴스레이다 5부 (FM98.1MHz 매주 월~토08:00~08:20 진행:민경중 부장)
(대담 - 강신옥 변호사)
국가정보원 과거사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는 어제 64년 발생한 인혁당 사건과 74년 발생한 민청학련 사건, 인혁당 재건위 사건이박정희 정권의 자의적 요구에 따라 조작된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당시 민청학련 사건 변론을 맡았던 강신옥 변호사 연결합니다.
(대담 전문) ◇ 민경중 / 진행:강 변호사님, 안녕하십니까
◆ 강신옥 / 변호사:네. 안녕하십니까
◇ 민경중 / 진행:수 십년 만에 사건의 실체가 드러났다는 생각이 드는데 당시에 변호를 맡았던 강변호사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소감 한 말씀...
◆ 강신옥 / 변호사:제가 그 때 변호할 때부터 현장에 있었기 때문에 그 때도 벌써 조작됐다라고 하는 것은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그것이 늦게 32년 만인데 이제 진실이 밝혀져서 결국은 정의라든지 진리같은 것은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 밝혀진다 저는 그렇게 확신하고 있습니다.
◇ 민경중 / 진행:간단하게 인혁당 사건과 민청학련 사건이 어떤 것인지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 강신옥 / 변호사:그게 민청학련이라고 하는 것은 대학생들이 4월달에 당시 반정부, 반 박정희 정부 데모를 주도하려고 한 기도가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민주화를 위한 하나의 데모지, 반국가단체라든지 혹은 사회주의 국가를 만들기 위해서 공산주의 혁명을 하려던 기도는 하나도 없어요. 순수한 데모인데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그 학생들의 데모에 아주... 이걸 근원적으로 막아야겠다는 극한적인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그 때 이제 이 데모 배후에는 소위 인혁당이라는 반국가단체가 있다, 공산주의를 도와주는 그런 단체가 결국 뒤에서 학생들을 선동해서 데모를 한다 하는 식으로 만들어서 이제 뿌리 뽑아야 되겠다는 그런 잘못된 생각을 한겁니다.
◇ 민경중 / 진행:그렇다면 인혁당은 어디에서 나온 것인지요?
◆ 강신옥 / 변호사:인혁당이라는게 인혁당이라는 것도 실체가 없는 인혁당인데, 결국 그 인혁당이라는 지금 신문에 보면 써클 정도에 불과했다든지 이런 말도 나옵니다만 어쨌든 반국가단체 규모의 단체도 물론 아니고 학생 데모를 조정할만한 뒤에 배후가 있는 것도 아닌데 결국 그런 사람들 앞장 세워서 공산주의자들이 뒤에 있다 하는 것을 만들기 위해서 인혁당이라는 이름도 써클의 이름을 따왔는지 모르지만 하여튼 배후가 있는 것처럼 만들어서 국가가 4월 3일날 데모가 있다는 정보를 듣고는 학생들을 전부 잡아 넣었습니다. 넣고 정부에서 발표한거에요. 4월 3일날 민청학련이란 단체가 인혁당의 조정을 받아서 데모를 한다 이런 사건 진상발표를 한겁니다. 그리고는 그것을 재판한거에요.
◇ 민경중 / 진행:당시에 인혁당 재건위 사건으로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잖아요. 어제 진실위는 박정희 대통령의 직접 지시가 있었다고 발표했는데 어떤 근거에서 이런 발표가 나왔는지요?
◆ 강신옥 / 변호사:저는 과거사 진실위원회 관계는 아니지만 우리가 재판을 해 본 경험으로는 그게 그런 규모의 사건이 대통령의 말하자면 지시없이, 수사기관에서 조사해가지고 발표한 그런 수준의 사건이 아니고 이건 하여튼 우스운 사건이 뭐냐면 학생들이 지금 데모를 하려고 하는 판인데 데모하는 것 자체를 법으로 죄가 되는 것처럼 만들었어요. 그 당시에 민청학련에 가입했다든지, 민청학련을 찬양했다든지, 민청학련을 지원했다든지 이런 사실만 있으면 유죄다 이런 식으로 사전에 사건자체를 발표한겁니다.
◇ 민경중 / 진행:이 정도의 사건을 조작하려면 당시에 가혹행위 또 고문은 말할 수 없겠네요?
◆ 강신옥 / 변호사:물론이죠. 그러니까 당시 중앙정보부의 수사관들이 모든 학생들, 구속된 피고인들을 고문하고 결국 강제로 진술하게 해가지고 허위자백을 받아내고 그리고 비상 국법회의라는 군대의 특별군사법정을 만들어서 비상 군법회의를 열어서 비상군법회의에서 1심과 2심을 한겁니다. 대법원은 민간 대법원이지만 고문에 의해서 조작된 허위자백을 근거로 해가지고 재판하고 사형선고 한거에요.
◇ 민경중 / 진행:당시 사형이 집행되기 전에 혹시 당사자들을 만나 보셨습니까?
◆ 강신옥 / 변호사:아니, 사형 집행보다도 나는 1심에서 여정남, 인혁당의 여정남이 민청학련의 재판에 끼워 넣어가지고 여정남을 고리로 해가지고 인혁당과 관계있는 것처럼 만들었단 말이에요. 그래서 대외적으로 재판할 때는 인혁당은 따로 분리해서 재판했는데 그 중에 여정남이라는 경북대학 출신 학생은 우리 민청학련 재판에 끼워넣었어요. 그래서 민청학련에 들어가있던 여정남은 유일하게 하나 사형집행 된겁니다.
◇ 민경중 / 진행:그렇다면 여정남씨가 사형집행이 되기 전에 만나보거나 그런 적은 없습니까? 사형이 내려지기 직전에요?
◆ 강신옥 / 변호사:그건 모르겠어요. 결국은 그 후에 나도 구속돼서 7개월 동안 교도소 가 있었고 나는 그 후에 구속된 그 사건 때문에 결국 변호를 그 이상 계속할 수 없었기 때문에 만나지 못했습니다.
◇ 민경중 / 진행:그 때 구속이 됐던건 변론을 하면서 했던 발언 때문에 그러셨던거죠?
◆ 강신옥 / 변호사:그렇죠. 변론 자체가 문제가 된겁니다. 그게 논리가 뭐냐하면 내가 긴급조치 위반 피고인들을 변호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내가 긴급조치를 비방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 사람들은 비방한단 표현을 쓰는데 나는 긴급조치는 위헌이다, 법이 아니다, 악법이다 이런 얘기를 내가 하는 겁니다. 할 수밖에 없는 사건인데 그 사건 자체의 변호사로서 변호하는 것을 기회로 긴급조치를 비방했다 논리가 이거에요. 그게 바로 죄다 이런 얘깁니다. 신문의 기사들도 그 당시에 긴급조치를 쓰면 위반이라고 그랬어요. 그런 때기 때문에 변론 자체를 문제 삼는, 변론할 수 없는 그런 식으로 법을 다루었다고요.
◇ 민경중 / 진행:
지금 과거사에 대한 재조사와 관련해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인 박근혜 대표, 정치권에 몸을 담고 있고 아버지의 책임을 받아야 되느냐 하는 부분도 있고 이 조사에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는 반박도 있는데 이런 상황들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 강신옥 / 변호사:저는 의도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건 과거사를 정리하다 보니까 이 사건은 한 30년 동안 계속 문제가 되가지고 이건 조작된 사건이다 하면서 호소하고 했지만 역시 권위주의 정권을 이어받았던 정부에서는 말 못할 그런 사건 아닙니까? 그렇지만 그 후에 문민정부가 들어서고 참여정부가 들어서고 김대중 정부 들어서고 이제 민주화가 되니까 이런 문제들이 사실상 문제가 되가지고 계속 조사를 받고 하다가 이제 국정원의 전신인 중앙정보부가 한 일을 국정원 스스로 잘못했다고 발표한 것 아닙니까? 이건 일종의 사필귀정이고 역사가 당연히 걸어가야 할 방향이지 이게 무슨 현재 누가 정권을 잡고 있는 사람하고 관계있기 때문에 그렇다든지 박근혜가 대통령 후보가 될지 모르기 때문에 정치적인 의도로 한다 이렇게 하는 것은 이건 사실이 아닙니다.
◇ 민경중 / 진행:어쨌든 인혁당과 민청학련 사건의 피해자와 유가족들은 지금도 명예회복과 피해보상을 받지 못했을 뿐만 아니고 재심도 걸려있는 상황인데요, 앞으로 이 분들에 대해서는 어떤 조치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 강신옥 / 변호사:그러니까 법률적으로 따진다면 재심절차가 개시돼서 결국 무죄판결이 확정돼야 합니다. 현재는 재심신청을 해놓은 상태고 재판부에서 아직 재심개시 결정을 안했어요. 그것은 현실적으로 현재 형사소송법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재심을 하자면 요건이 너무 형식적으로 심하기 때문에 그 요건을 지금 충족을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적어도 국정원에서 이것을 조작된 것이다,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로 했다 하면서 스스로 옛날 잘못된 것을 자복하는 말을 한 이상, 이 발표 자체가 재심에 결정적인 증거가 된다 그렇게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