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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립보행에도 불구하고 유명한 인류 화석인 ''루시''를 비롯해 초기 인류의 조상들은 많은 시간을 나무에서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인간은 영장류 가운데 유일하게 두발로 직립보행을 하여 이동한다. 이 직립보행은 손을 자유롭게 만들어 도구를 사용할 수 있게 해주었다. 이는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 될 수 있었던 핵심 요소였다.
인간의 조상으로 알려진 초기 인류 가운데 확실히 직립보행을 한 것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이다. 유명한 320만 년 전 화석 인류인 ''루시''도 여기에 속한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아파렌시스는 인류의 직접 혈통으로 가장 유력한 후보이며, 290~380만 년 전에 동부 아프리카 지역에서 살았다.
루시와 그의 친척들은 고릴라와는 달랐지만 나무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는지에 대해서는 뜨거운 논쟁거리가 돼왔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면 인류의 혈통을 지금과 같이 진화되게 한 힘을 밝힐 수 있다.
캘리포니아 과학아카데미의 제레세네이 알렘세지드(Zeresenay Alemseged) 연구원은 "우리가 어떻게 인간으로 진화해 왔는지를 생각할 때 인간이 나무 생활을 청산한 것은 인류 역사에 있어 매우 중요한 순간이며, 그 일이 언제 발생했느냐는 중요한 의문이다"라고 말한다.
이 논쟁을 해결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처음으로 ''셀람(Selam)'' 화석에서 완전한 형태로 발견된 어깨뼈 두 개를 광범위하게 분석했다. 셀람은 예외적일 만큼 잘 보존된 330만 년 전 이디오피아 디키카에 살았던 3살 된 여아의 골격 화석이다. 팔과 어깨의 골격을 분석하면 얼마나 나무를 잘 탈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BestNocut_R]
인류화석 ''셀람''을 처음 발견한 알렘세지드는 "이번 연구가 인류의 조상이 언제 나무에서 벗어났는지에 대한 답을 찾는데 한 걸음 더 다가 갈 수 있게 했으며 연구 결과 인류의 조상은 그동안의 연구에서 추정한 것보다 훨씬 후에 나무에서 내려온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구원들이 셀람의 골격화석으로 부터 두 어깨뼈를 분리해 내는데는 11년이 걸렸다. 어깨뼈는 종이 정도의 두께이기 때문에 화석화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 화석화 되더라도 조각조각 부서진 형태다. 따라서 중추종으로서 두 개의 어깨뼈가 골격에 붙은, 완전한 형태의 화석을 발견하는 것은 복권에 당첨되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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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이들 뼈가 세부 모양에서 현대의 원숭이 뼈와 여러 유사한 점이 발견됐다. 이는 그들이 나무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음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어깨 관절이 연결된 견관절이 위쪽을 가리키는데 현재의 원숭이도 같은 모양이다. 이는 나무를 활발하게 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의 견관절은 옆쪽을 향하고 있다.
화석 루시의 성인 견관절도 위를 향하고 있다. 이는 루시의 종족들이 태어나 죽을 때까지 많은 시간을 나무에서 보내도록 신체적 구조가 맞춰져 있음을 의미한다. 반면 인간은 태어날 때 견관절이 약간 아래쪽으로 기울어져 있지만 성장하면서 조금씩 위치가 이동해 바깥쪽으로 향한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가 두발로 직립보행만 했는지 또는 나무에도 올랐는지는 30년 이상 치열한 논쟁이 되어왔다. 미드웨스턴 대학의 데이비드 그린 박사는 "놀라울 정도로 원형이 잘 유지된 화석 덕분에 이 종들은 인간의 진화 과정에서 여전히 많은 시간을 나무에서 보냈음을 알게 됐다"고 말한다.
동시에 대부분의 연구원들은 엉덩이 뼈, 다리, 발의 많은 특징들에 의해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가 명확하게 사람의 것과 같고, 직립보행에 적합한 구조라는데 동의한다.
"이번 연구는 루시와 셀람이 속한 종이 인간의 진화에 있어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는 점을 입증한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는 사람과 같이 두발로 걷지만 여전히 나무를 잘 탔다. 완전한 인간은 아니지만 인간이 되어가는 과정에 있었음은 분명했다는 점을 의미한다. 셀람의 골격 화석은 과학 정보의 측면에서 금광과 같다"고 알렘세지드는 강조한다.
그린과 알렘세지드의 이번 연구 결과는 26일 사이언스지에 실렸다.